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도롱뇽하면, 가끔 판도라의 시간 속에서 기쁘고 무서워했던

성거산의 추억, 그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롱뇽에 대하여 도마 위에 가장 많이 올랐던 것은,

아마도 수년 전, 천성산인가(?)에서 산허리를 관통하는 터널 공사 계획을 반대하며,

어느 비구니(?)가 단식 투쟁을 하면서 연일 기사에 올려질 때였을 겁니다. 

그리고 그 보도로 인해 도롱뇽의 생태에 대하여도 어렴풋이나마 알려지게 되었구요.

도롱뇽의 서식지는 샘들이 모여 작은 물줄기를 이루기 시작하는 청정 지역이기에

걸핏하면 인간 편리 위주의 도로망 건설로 순수한 자연 파괴를 일삼기에

그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야 하는 우리들이지요.  

 

도롱뇽은 양서류(* 어류와 곤충의 중간)에 속하여 새끼 때는 물 속에서, 좀 커서는 뭍으로 올라 와 서식한답니다.

생긴 모습으로 보아서는 도마뱀과 거의 비슷하지만, 피부가 미끌미끌하고 살아가는 서식지가 주로 물과 관련되어 있는 습지라서

전혀 다른 생리를 지니고 있지요.

 

저는 초교 저학년 시절, 동재기에서 그렇듯 멀고 먼 우면산에 가재를 잡으러 가면서 도롱뇽이라는 생물에 대하여

어느 정도 상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도롱뇽을 제대로 다시 만난 것이 성거산에서 지내서면서 부터였지요.

초봄이 되니까 연못이며 졸졸 흐르는 계곡에 얼기설기 무성한 개구리 알과는 좀 다른 도우넛 모양의 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즉감으로, "아, 도롱뇽 알이다!" 탄성을 올리며 그 신기함은 형언할 수 없었고, 내가 살고 있는 성거산에

도롱뇽 알이 그렇게 많다는 것에 무슨 노다지 보물이라도 발견하 듯 기뻤던 거지요.

도우넛 모양의 알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 주머니 속에 까만 알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거예요.

미끌한 주머니 속에 대략 20∼30여개의 알들이 있는 겁니다.

     

알집 몇개를 주어다가  제 방에서 키워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매일 수시로 들여다 보면서 알이 커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제 예상대로 밖에 것들보다 방 안에 것들이 빠른 속도로 자라, 알집에서 밖으로 나올 때 즈음엔 뒷 다리 앞 다리가

제대로 자랐고, 뉘 가르쳐 주지 않아도 유영을 잘 하며 꼼지락거리는 겁니다.

물론 서식 쾌적 환경을 고려하여, 매일 새 계곡물로 갈아주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았지요.  그리고 틀림없이 눈에 띄지않는

플랑크톤 따위를 먹고 살아갈 꺼라는 걸 염두에 두었으니까요.       

 

그런데 호사다마랄까요?

어린 새끼 수를 헤어보니, 자꾸만 줄어드는 게 아닙니까. 

어디로 살아지는 걸까, 분명히 몇 마리씩 없어지는 겁니다.  유심히 관찰해 보니, 좀 일찍 세상 밖으로 나온 녀석이

덩치가 크다보니 나온 지 얼마 안되는 작은 녀석을 머리에서부터 통째로 삼키는...그야말로 식인 상어를 방불케 하는

오싹한 정경이 목격되었습니다.

      "오메∼!  양처럼 온순한 줄로만 알았는데, 제 동족을 저토록 먹어치우다니!

      무시무시한  놈들!"

 

아,아!  그렇듯 양육강식의 세계는 도롱뇽 세계에서도 예외는 아닌 겁니다.

저는 그만 충격을 받아, 방 안의 도롱뇽 알들을 전부 계곡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고이 애지중지했던 그때까지의 마음이 일순 와르르 무너지는 쓰거운 체험이랄까요.

그후부터는 도롱뇽에 대한 신비감이나 관심이 사라질 밖에요.

자연의 세계, 생태계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양육강식의 질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어미 도롱뇽들은 아무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초봄 산란기 때 물가로 나와 알이 부화되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가 주변에서 맴도는 어미들을 볼 수 있는

기한이요, 새끼들이 어는 정도 자라고 나면 어미들은 일시에 자취를 감춰버립니다.

미꾸라지처럼 습지 바위 밑이나 진흙 속에서 지내기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좀 큰 녀석들이 작은 녀석들을 통째로 삼키는 도롱뇽의 무서운 습성조차

자연 생태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려니 여기면, 그 무서운 광경도 대수롭지 않게 되더군요.

그래도 초봄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릴 즈음, 양지바른 계곡 고인 웅덩이를 살펴보면

영락없이 개구리 알들과 더불어 도우넛 모양의 도롱뇽 알을 발견하게 되면, 웬지모를 기쁨으로 달뜨거든요.

그래서 매년 초봄만 되면 일부러 산을 찾아 지난 성거산에서의 진한 추억을 상기하며 가만히 건드려봅니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명의 신비!

"도롱뇽, 너희들을 만나보고 싶어서라도 학수고대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을 아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8 힘내셔요, 새 주교님! T 온 누리의 평화 지난 월요일, 모처럼의 휴일에 용산 군종 교구청의 유하비에르 주교님을 찾아 뵈었다. 무슨 특별한 용무가 있어서가 아닌 그냥 뵙고 싶었던 터... 2010.12.15 3102
517 흠영(欽英)의 성지순례 길 T 평화와 선   참으로 무던히도 많이 다녀 본 국내 성지순례 길이었다.   그렇게 2016년 나의 '안식년'과 더불어, 1년이란 짧고도 긴 시간들이 지나 어느덧 ... 김맛세오 2016.12.02 1416
516 회상- 엄마와 기차 T 평화와 선. 기차는 그리움이다. 특히 석탄이나 디젤로 움직였던 "칙칙폭폭" 긴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내 어린시절의 기차는 요즘에는 느낄 수 없는 향수나 미... 2007.12.12 2506
515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6)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6) 수십 년 동안 뱀의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던 탓은 누구에게 있을까?천진난만한 개구장이 형들이 장난 삼아 내던진 죽은 뱀이 어린... 고파울로 2024.05.17 79
514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5)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5)순수한 금빛으로 빛나는 황금색의 뱀 두어 마리 잔 로렌조 베로니니의 조각 아폴론과 다프네련듯 작고 단아하지만 품위 있게 빛나는... 고파울로 2024.04.18 87
513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4)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4)여느 때처럼 소등을 하고 자리에 누워 고요 중에 별 생각없이 잠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불면증에 시달린 후유증인지 잠... 고파울로 2024.04.07 139
512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3)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3)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그동안 적어도 30여 년 이상 온 의식이 뱀의 형상들로 인해 집요하게 시달렸었다. 꿈 이... 고파울로 2024.03.19 89
511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2)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2)초등학교 1~2학년 시절, 어느 봄날의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 멀리 5~6학년 형... 고파울로 2024.03.13 99
510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1) 황금빛 노란색 뱀 이야기 (1)2021년 9월 어느 날 깊은 밤, 사람 몸처럼 굵은 뱀이 내 몸이 닿지 않게 몸 전체를 나선형 스프링처럼 휘감고 있는 꿈을 꾸었다. 얼... 고파울로 2024.03.07 149
509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라 감기나 호흡기 환자가 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다 건조한 ... 1 이소영 2010.10.08 274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