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10.23 06:18

가을...!

조회 수 2584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휘영청 달이 무척 밝은 걸 보니
'한가위' 명절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보다.

저렇듯 온 누리에 형광등처럼
달 빛이 밝은 날 밤에는,
한참 취해 있을 3시경인데도
불면의 즐거움에 취해 야밤 산보를 한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산토끼가
어슬렁거리는 나의 낌새를 알아 채렸다는 듯,
"안녕, 맛..님!"하며
주변을 맴돌면서 떠날 줄을 모르는 걸 보면
토끼 역시 오랫 동안 무척이나 궁금했던 게다.
"반갑다, 친구야! 그토록이나 오래 보이지 않더니, 뭔 일이 있었니?
널 다시 만나 기쁘구나!"

절기로는 오늘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가을이 깊어 질데로 깊어 진거다.
'봄은 볼 게 많아 봄이고, 가을은 갈 데가 많아 가을이라'고 했듯이
조석으로 달라지는 성거산의 단풍 빛갈을 보면,
카메라 하나 만을 달랑 메고
절로 멀고 먼 여행을 떠나고픈 충동이 일어남을...
(하기사 그 좋아하던 카메라 마저도 없는 주제에...ㅋㅋㅋ)
필시 가을은 여행의 계절인가 보다.

암튼 수시로 이곳 뒷산엘 올라보면,
정상에서부터 서서히 물들어 내려가는 단풍의 파노라마가
소나무 군(群)의 곡선을 따라
저 아래 천흥리 저수지와 잘 매취가 되어 한 폭의 수채화같다.
설악산이나 지리산의 웅장하고도 화려한 가을 단풍과는 또 다른
소박 단순한 성거산 고유의 깊어가는 가을이지만 말이다.

한옥 담장 안팍으로
다채로운 빛갈로 곱게 드리운 국화꽃들이
다투어 이 가을을 더욱 곱게 피워내는 걸 보면,
(어느 형제는 장례의 상징꽃으로 여겼는지,
"아니 장례집으로 장식할 겁니까?" 우스게 소리를 했지만)

온갖 벌 나비들이 옹기종기 국화 향기로 모여드는 것처럼,
하느님은 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당신의 향기로 만나게 해 주시니,
성거산의 이 가을만큼 심금을 울리는 것도 드믈다.

달 빛에 어린 내 그림자 또한
영혼을 밝혀주는 영상이련 듯...
곁에서 한참을 떠날 줄 모르며 나를 지켜보는
산토끼 자매의 모습이 여간 귀엽지가 않다.
  • 변마르타 2010.11.02 05:51
    신부님 어제 뵙고 왔습니다.
    앞에 앉아서 밥먹던 자매 생각나세요? ㅋㅋ
    국화 꽃을 보지 못했다고 말씀 드렸던.....
    나중에 저게 국화가 아니고 뭐냐고 하셨을때에도...
    순간 저는 그것이 화분에 담아져 있는걸로만 생각을 했었답니다.
    얼마나..길들여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
    어디서든 활짝 핀 노오란 국화꽃이 화분속에서 가득 담겨져 있는것을 보아왔던 때문이었겠죠? ㅎㅎ
    그것이 노란 국화였기 때문에 더 그랬나봐요.
    보라색이나 노랑주황 섞여 있는 국화였으면 덜 그랬을텐데요..ㅎㅎ

    어제 힘드셨죠?
    친절하게 산등성이까지 안내해 주시고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010.11.02 05:51
    T 10월의 마지막...국화의 계절, 가을이 가면 곧 겨울이 오겠네요. 눈꽃 또한
    장관이려니, 그렇게 각 계절을 통해서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거지요.
  • tripina 2010.11.02 05:51
    글을 통해서 본 가을정취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유유자적함이 마음을 한가롭게 하네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 남원 아이들 T 평화가 강물처럼... 얼마 전, 벼르고 벼르던 남원 아이들이 성거산엘 다녀갔다. 실은 아이들이 아닌 중년의 어른이지만, 난 맘 속으로 그 애들에게 만은 그렇게... 1 2007.01.23 2190
97 나환우에 관한 잊지못할 추억 T 평화/선 '산청, 성심원'하면 한국 작은형제회와 더불어 제법 긴 역사를 지니고 흘러왔습니다. 저 역시 한 때는 짧게나마 그곳에 지냈던 적이 있어 늘 ... 김맛세오 2012.11.27 3471
96 나의 첫 사랑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연중 어느 때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꽃샘 추위로 움추려든다 해도 단연코 생명이 약동하는 이맘때의 봄인걸 어쩌랴. 의식의 눈을 뜬 ... 2009.04.22 2116
95 나의 절친, 인왕산  T 나의 절친, 인왕산     점심 후 식곤증이 몰려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늘 오르던 인왕산길을 걷는다.   어릴적 동지기(현충원)가 늘 향수처럼 그려진다면, 인... 김맛세오 2023.12.22 116
94 나의 유일한 형 T 평화와 선     지난 봄, 늘 건강하던 형이 뇌경색으로 쓰러지시어 입원했다는 연락이 왔다.   다행히 경미한 상태여서 시름을 놓았지만, 이후로는 잘 다니... 1 김맛세오 2018.10.31 1184
93 나의 삶을 나누며 늘 깨어 기도해야할 것같습니다. 저는 알루미늄 주물로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계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알루미늄을 녹여서 틀에 기계로 밀어넣어 급속으로 식히면 원하는 제품이 만들... D.Andrea 2013.08.30 2111
92 나의 사랑하는 세째 외삼촌 T 평화와 선   어젠 외삼촌의 초대로 오랫만에 피킨스 병을 앓고계신 큰이모 동네로 여덟분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나눈 참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가... 김맛세오 2019.12.11 818
91 나의 사랑- 인왕산! T 평화와 선 지난 주말인 토요일엔 매일 미사에 나오시는 다윗 형제님의 권유로 오랫만에 인왕산 등반을 제대로 하였습니다. 평소 저녁 식사만 끝나면... 김맛세오 2012.09.18 3047
90 나목(裸木) T 자연과 함께 평화를... 방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창밖을 보노라면, 거기엔 늘상 담장 밖 연못가에 느티나무가 보인다. 지난 가을 잎들을 훌훌 벗어 버렸기에 ... 1 2010.03.22 1993
89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 1 김맛세오 2016.02.29 153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