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1.04.05 21:54

소나무 예찬

조회 수 29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아마도 소나무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곳 성거산에 내려와 살기부터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리.
예전엔 어딜 가나 어렵지 않게 만나서였는지
그저 무심코 지나치기가 일수였었다.
소나무에 대한 애정 때문에라도
어쩌면 성거산은 내 인생에 있어서,
(벌써 만 5년을 향하고 있으니...)
깊어질데로 깊어진 제2의 고향이 아닐런가 싶다.

틈만 나면 나무 전지용 가위와 톱을 들고
수도원 주변 숲 속에 산재되어 있는 소나무,
오늘도 그 주변을 맴돌다,
묘지 앞에 자라고 있는 잘 생긴 소나무를 키가 닿는데만
일부 전지해 주기로 맘 먹었다.
짐작컨데 노송(老松: 세월의 오래됨에 따라 老松-枯松-神松이라 하던가?)에는 못미칠망정,
수령 50-70년은 족히 되었을(숲 속 곳곳에 비슷한 또래의 소나무들이
즐비한 이곳) 거목으로 자라고 있어
올려다 보니 그 우람함에 절로 찬탄이 가진다.

특히 다른 또래 소나무들과는 달리
천가지 만가지로 자라는 가지중에 하단 부분
땅을 향해 뻗어 사쁜히 기는 듯한 가지들(일명, 처진소나무)의 형상은,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마치 고전 춤사위를 방불케 하는
그런 아름다운 자태려니 못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함에랴!

소나무와 관련된 우리 나라 민간 전례의 사례들도 많다.
아기를 낳은 집에선 으례히 솔가지를 줄에 엮어 잡인의 출입을
금하는 표지로 썻는가 하면,
어릴적 장독대 장을 담근 단지에도 솔가지로 금줄을 처놓는 걸
많이 보아 왔다.
성삼문의 그 유명한 시귀엔 소나무의 기상과 절개를 담아,
"이 몸이 죽고 죽어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라고 읊지 않았던가!
가지가 땅에 떨어질 듯 자라 낙락장송(落落長松)이라 하나보다.
사시사철 늘 푸르른 가지를 유지하고 있어,
계절의 변화에 초연하고 한결같은 모습 또한
우리가 닮아야 할 높은 기상의 표상이겠다.

내 방엔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소나무를
사진 앵글에 담아 걸어 놓았다.
바로 옆 능선 너머 아무도 볼 수 없는 곳,
커다란 암반을 안고 깍아지를 듯한 벼랑 위에 자라고 있는
비송(秘松) 한 그루가 있어,
그 선명한 거북이 등짝같은 줄기하며
얼마나 멋진지, '성거산 정일품 소나무'란 애칭까지 붙혀줬다.
가끔 오는 손님 중에서도
관심과 보는 눈이 있는 사람에게만 안내해 주기도 하니,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는 나 만의 비밀 친구만 같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순수한 모습을 담고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나 보다.

갖가지 천태만상의 소나무들이 숨쉬고 있는 성거산!
특히 성모상 뒤로 휘돌아 올라가는 '십자가 길'의
멋들어진 자태를 뽑내는 소나무들은,
천흥리 저수지 쪽의 확 트인 전망을 산수화처럼 수놓게 하고 있어
붓이라도 놀리고픈 화가의 심정이 되게 한다.

한겨울 눈이라도 내리면 환상적인 소나무 눈꽃송이를
그 어디에서 볼 수 있을겐가.
봄, 이맘때 또한 매년 태어나는 어린 소나무들을 대할 때면
천진난만한 아가들의 옹아리라도 들어주 듯
보듬어 주는 가 하면,
어데서 막걸리라도 생기면 몰래 꿍쳐 놓았다가
갸들의 간식거리로 부어주 곤 한다.
(막걸리엔 소나무를 잘 자라게 하는 성분이 있어...)

아마도 성거산에 피정이나 손님으로 와도
곳곳에 서려 있는 이런 소나무들과의 만남이 없으면,
정작 진면모를 알지 못한채 그냥 수박 겉핡기식으로 왔다 갈 뿐.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8 장마철 이맘때면... T 평화가 시냇물처럼   고향 마을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지도 크지도 않는 고향의 시냇물! 더우기 요즘같은 장마철이면, 그 시냇물을 중심으로 온갖 생명들이 ... 김맛세오 2013.07.16 2186
307 외로움과 고독...!? T 평화와 선 눈을 뜬 새벽 5시, 라디오서 흘러나오는 선율과 가사가 솔깃 귀를 간드린다: "그댄 외롭고 쓸쓸한 여인, 끊임없이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 따라 낮... 1 2010.06.29 2185
306 감사해야 할 추억들 T 온누리에 평화가. 지난 17일, 내 영명 축일에 값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하기사 요즘엔 메일을 쉽게 주고 받는 세상이라 편지 따위는 어쩌면 구시대의 유물처... 2 2006.11.24 2183
305 새 가족들이 생겨...이 아니 즐거우랴!? T 평화가 샘물처럼 우리 원내엔 큰 연못 2, 작은 연못 3개나 있으니 요즘처럼 시도때도 없이 폭우가 쏟아지는 때면, 연못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크고 작은 폭... 3 2010.08.31 2182
304 세밑과 생일오빠 T 평화가 강물처럼... 2006년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성탄과 연말연시 이맘때면 사촌 여동생들의 어릴 적 생각이 난다. 그녀석들이 붙혀준 내 닉네임... 2 2006.12.30 2177
303 시나브로 가을 비가 내림은... T 평화가 강물처럼. 올해는 가을인데도 참 비가 자주 온다. 이럴 때 아마도 가을겆이 하는 과수원에나 농심들의 타는 애간장을 어찌할까...!!! 비가 한번 내릴 때... 1 2007.09.30 2175
302 동작동 '현충원'의 사진 전시관을 보면서... T 평화를 기원하면서     걸핏 '현충원'엘 가면서도 동측면 입구에 자리해 있는 '사진 전시관'을 둘러 보지 않았기에 모처럼 호기가 발동하여 저곳엔 무엇이... 김맛세오 2013.04.30 2170
301 포르치운쿨라 행진 5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땅끝성당~ 영전공소(22km) 도보순례 5일째... 아침 6시, 땅끝공소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1 file 홈지기 2015.07.22 2166
300 스마트 폰 세상...글쎄???!!! T 온 누리에 평화를... 지하철을 타고 보면 너나 할 것없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 폰에 시선을 집중한 채 이러저러한 정보나 게임을 써핑하느라 시간가는 줄... 김맛세오 2012.03.04 2161
299 감기와 함께 여행을... T 평화/ 선 서원식과 회의가 있던 정동에서의 몇날, 첫날부터 얇은 이블 덕으로 홈빡 감기에 들고 말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콧물과 재채기,가벼운 기침... 그... 1 2007.01.22 216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