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617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온누리에.

"춘래이화백(春來梨花白)" 이라 했던가!

성거읍 마을을 지나치다 보니, '하얗게 핀 배나무 꽃을 보며 역시
봄은 꽃의 계절이로고!' 감탄을 하게 된다.

오늘처럼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날이면,
늘 하던 밖의 일(나무 작업...등)을 접어두고
방콕에서 재속 회원분들께 해 드릴 강의 준비로 여념이 없게 된다.

언뜻 창 밖을 내다보면,
시야에 들어오는 자연의 봄 풍경에
자못 철인(哲人)처럼 넋을 잃고 인생, 행복,...등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작은 생각들로 감상에 젖기 마련.

과연 내 자신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

며칠 전 한창이던 진달래, 매화, 앵두, 히야신스,...들은
슬그머니 제 자리를 비끼고, 이제는 불꽃처럼 번지는 산벗꽃이
산허리에까지 하이얗게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곤 연초록 산 빛갈은 하루가 다르게 짙은 초록으로
파도처럼 변해가고 있다.

이렇듯 자연을 대하고 있노라면,
"은총은 자연을 전제로 한다."고 한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씀이
스쳐간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과 같은 은총!
최고의 선생인 자연을 이렇듯 가까이 벗 삼고 살아가니,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알고 보면 자연의 본성은 어떤 경우에든 거부하지 않음이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가.
언젠가는 가장 가까운 이들과 이승을 하직해야 할 이별(離別) 이
닥치면, 막상 자연의 본성을 거슬러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자정리(會者定離)요 생자필멸(生者必滅)인 당연함을
모르쇠로 일관하기에 애고데고 애통해 하기가 일쑤요
심지어는 하느님을 원망하기까지 하잖는가.
하기에 평소 가장 사랑하는 이와도
항상 별리를 준비해야 그 아픔이 덜할 것인 데도 말이다.

흔히들 원하는 걸 성취해야만 행복(幸福)한 존재로 착각한다.
본질을 벗어난 모든 것이 덧없음에도 말이다.
그래서 시간에 쫒기듯 살아가고,
꽃 한송이 앞에서도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허덕이면서 여유없는 삶을 살아간다.
행복은 내가 요구하거나 추구하는 것- 실상은 평온이나 안정...을 찾아야 하는데- 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주어지는 은총이 아닐런가.

자연을 멀리하고 거부할수록 쌓여가는 건 욕심일 뿐,
절에 가면 대웅전의 <심우도(尋牛圖)>란 벽화를 볼 때마다
잃어버린 소를 찾아 헤메는 목동의 모습에서,
욕심을 버리고 본심을 추구하라는 교훈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배우게 된다.

이 꽃 시절, 자연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알량한 지식이 자신의 전부인 양
툭 하면 거절이나 하고 교만을 사뭇 고고함인 양 간직하기 보다는
타인의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배려하고 이해해야겠다는
신앙이 앞서게 된다.

훌훌 꽃 잎이 떨어질 때마다
그리 떨어져야 열매라는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질서에 맡기는 것이
행복의 첩경임을 깨닫게 된다.
  • 호아네스 2011.05.26 17:13
    아름다운성거산에 미바회원들과 1박2일 피정을하기로했습니다 수사님의 아름다운시의세계로 생각만하여도 행복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7 인생... T 평화와 선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이 겨울! '살아간다는 의미'가 더욱 절실해지는 까닭에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예민해 지기도 한다. 예년 ... 2011.01.09 2542
306 성거산- '순례길' T 평화와 선 며칠간 회의차 산청(성심원)에 내려 와 있다. 그런데 한창 자고 있어야 할 시간(3시?)에 '한밤중 자다가 봉창 두둘기는 식의 내면의 소리'에 떠오른 ... 2 2011.01.26 2970
305 자매 물에 대한 한 생각 T 평화와 선 &quot;쓰임 많고 겸손하고 값지고도 조촐한 누나 물에게서 내 주여 찬미를 받으시옵소서.&quot; 성 프란치스코는 '태양의 노래'에서 물에 대하여 위와같이 노래... 김맛세오 2011.04.05 2472
304 소나무 예찬 T 평화/ 선 아마도 소나무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곳 성거산에 내려와 살기부터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리. 예전엔 어딜 가나 어렵지 않게 만나서였는... 김맛세오 2011.04.05 2996
303 비단 잉어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큰 연못엔 작년에 어느 지인이 넣어 주신 비단 잉어 5마리와 향어 2마리가 있어, 늘 대문을 오갈 때마다 그 유영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2 김맛세오 2011.04.12 2917
302 하,참! 고 녀석! T 평화/ 선 불과 1시간 전에 곁을 떠나지 않고 졸졸 따라 다니던 진도개 강아지가 다른 집으로 떠나 버렸다. 3일 전에 3마리의 진도개 새끼를 어느 지인이 가져다... 3 김맛세오 2011.04.17 2677
301 존재의 의미 T 알렐루야!!! 자못 무겁게만 여겨지는 제목이지만, 지극히 조용히 보낸 이었다. 어제 이곳 정동에 올라 와 부활대축일 전야 미사에 참례했고,,, 단 세 식구 뿐인... 김맛세오 2011.04.24 2432
» 이렇듯 비가 오는 날이면...!? T 평화가 온누리에. &quot;춘래이화백(春來梨花白)&quot; 이라 했던가! 성거읍 마을을 지나치다 보니, '하얗게 핀 배나무 꽃을 보며 역시 봄은 꽃의 계절이로고!' 감탄을 하... 1 김맛세오 2011.04.26 2617
299 앵초의 계절 T 평화가 온누리에... 진달래, 산벚꽃, 철쭉,...순으로 산을 수놓더니 지금은 바야흐로 '앵초'의 계절이라! 이곳 담장 바로 밖으로 자연 습지가 조성이 되어 있어... 2 김맛세오 2011.05.11 2554
298 엄마의 달 T 평화/ 선 어젯 밤 한밤중 단잠을 자다가, 성거산 등걸 휘영청 걸려있는 보름 달 빛에 더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으니... 인류가 존재해 온 이후 얼마나 ... 2 김맛세오 2011.05.18 249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