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2.06.06 10:27

아일랜드 젊은 엄마

조회 수 24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늘 잊혀지지 않는 만남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그 아이리쉬 아이들 엄마를 떠올리면
길가는 "나그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도 1987년도였을 겁니다.
공부가 다 끝나 아일랜드로 건너가 카푸친 수도회 소속
북쪽 바닷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피정집에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한 형제의 지인 집에 장례가 생겨 차로 몇 시간 걸리는
먼 곳을 여행했어야 했는데, 중간에 형제가 알고 지내는 어느 가정집에
인사차 방문을 했지요.
올망졸망 여러 꼬맹이들의 낯선 이방인에 대한
호기어린 눈망울들 하며 아빠는 일터로 나간 모양인지
엄마와 애들의 모습이며 집 안 살림이 일견으로도
가난이 쫄쫄흐르는 넉넉지 않은 형편인 듯 싶었습니다.

그 집에서 차 한 잔 얻어 마시고는
다시 여행길을 재촉해야 했는데, 형제가 봉투 하나를
내게 건네주는 겁니다. "이것이 뭐지요?" 물으니,
"애들 엄마가 형제의 여행비에 보태 쓰라고 주었기에
꼭 형제가 받아써야한다"는 것이겠죠.
가난한 살림임에도 그 봉투엔 적지않은 여비가 담겨 있었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전통적인 가톨릭 풍습으로 수도자나 성직자,
또는 순례자에게 '도네이션(봉헌)'의 뜻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자들이 행하는 '보시'의 의미와도 같은 것.

그곳에서 여행을 하면서 위와 유사한 경험들을 여러번 겪기도
하였으니, 음식점에서 어느 낯선 분이 우리의 식대를 말없이 지불
했는가 하면, 대중 교통 차비조차도 안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답니다.

어쨌던 그 가난한 집 엄마의 도네이션은 몇 십년이 흐른
지금에도 기도를 통해 잊을 수가 없으니, 도네이션과 기도의 끈이
가히 시간을 초월해 유효하고도 남음이 있으니, 참...!!!

또 단 두번 밖에 만나지 않은 'Mary O'Brien(마리아 브라이언)
자매님은 가끔 루루드 순례를 가시거나 연중 세 번 정도는 꼭 카드를
보내주시면서 미사와 기도중에 기억하신다니...
어찌 탄복할 분들이 아니겠습니까.

지나간 작고도 큰 일에
늘 감사와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 또한 삶의 훈훈한 은총의 끈이 아니겠습니까.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8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T 평화/ 선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화엄경의 말씀으로 평소에 무척이나 선호하는 글귀입니다. 어쩌면 이 말씀은 하느님 경지에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 2 김맛세오 2012.03.20 2421
267 별 밤 이야기 T평화가 온 누리에... 낮동안 업무로 진종일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날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밤 산책을 나갔더랬지요. 새까만 밤... 김맛세오 2012.03.13 2325
266 인왕산(仁旺山) 길 T 평화와 선 치통으로 마지막 씹을 수 있는 이를 뽑아 근 2주 정도 죽 만을 먹고 지내는 힘든 요즘입니다. 꼭 사순시기에 맞추어 이런 일이 생기는 걸 보면 어지... 김맛세오 2012.03.11 2462
265 어느 착한 아일랜드 형사님 T 평화가 강물처럼... 인생 여정에서 저처럼 좋은 인연들을 만난 사람도 드믈 것입니다. 갑짜기 탐정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를 반추해 보... 김맛세오 2012.03.07 2385
264 정(情) T 평화/ 선 거의 매일 별꽃을 대할 수 있던 성거산의 밤하늘과는 달리 서울은 그야말로 '별볼일이 없는' 잿빛 하늘! "풍요롭게도 살 줄 알고 가난하게도 살 줄 아... 4 김맛세오 2012.03.06 2533
263 스마트 폰 세상...글쎄???!!! T 온 누리에 평화를... 지하철을 타고 보면 너나 할 것없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 폰에 시선을 집중한 채 이러저러한 정보나 게임을 써핑하느라 시간가는 줄... 김맛세오 2012.03.04 2365
262 친 자매같은 시누이와 올캐 T 한아름 가득한 평화 며칠 전 정동으로 올라 온 저를 보러 두 자매님들이 다녀 가셨지요.. 성 다미아노 집에서 함께 차를 들면서 오랫만의 해후를 허심탄회하게 ... 김맛세오 2012.02.28 2847
261 '미래'야, 아는 척 좀 하자꾸나 T 온 누리에 평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오죽하면 멋모르고 어른들을 따라 잘 먹던 보신탕을 수도원에 입회한 이후 절대로 입에도 ... 김맛세오 2012.06.06 2465
» 아일랜드 젊은 엄마 T 평화/ 선 늘 잊혀지지 않는 만남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그 아이리쉬 아이들 엄마를 떠올리면 길가는 "나그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 김맛세오 2012.06.06 2455
259 현란한 꽃의 반란 T 평화/ 선 예전에 네델란드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튜립이나 안네의 일기, 또는 램블란트, 고흐로 유명한 작은 나라면서도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들이 많은... 1 김맛세오 2012.05.30 263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