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는
오늘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 드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정말 율법을 하나도 폐지할 생각이 없으셨을까?
율법을 완성한다는 말씀의 뜻은 무엇일까? 뭐 이런 겁니다.
그리고 이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과 정부 시행령의 관계입니다.
특별법이 제정되었는데 그 시행령이란 것이
제 생각에 더 상위법인 특별법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령이 법을 무력화한다면 이는 마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입니다.
그리고 개도 몸통이 꼬리를 흔들고 돼지도 몸통이 꼬리를 흔드는데
우리 인간, 그것도 권력자들만은 종종 꼬리로 몸통을 흔드는 겁니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은 그럴 힘이 없는데 권력자는 그리 합니다.
권력자들은 심지어 인간의 법을 가지고 신법도 흔들어댑니다.
이에 대해 주님께서는 그리 돼서는 안 된다고 하시는 겁니다.
하느님의 제일 중요한 계명이 사랑인데
이 사랑에 어긋나는 인간의 법은 고쳐야만 되고,
어긋나는 부분은 폐지해야 율법은 완전해진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율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율법에서 사랑과 어긋나는 부분만 고치거나 폐기하면 되는 것이고
그럴 때 율법은 완전해지고 완성되는 거라는 말씀입니다.
어제는 90 가까이 되신 저희 수도회 어른 수사님을 만났는데
‘하느님은 사랑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하셨다.’고 수사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너무도 힘이 있고, 그 말씀이 참으로 명징하게 제게 다가왔는데
그것은 수사님의 90 평생의 삶의 결론이고 요약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젊었을 때, 그래서 미성숙하고 지혜가 부족할 때
우리는 별 것 아닌 것을 중요한 것인 양 생각하고 그래서
그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남을 판단하고 미워하기도 하는데
나이를 먹게 되면 사랑 앞에서 다른 것들은 다 아무 것도 아니고
사랑은 그 모든 것을 완성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고, 깨달아야 합니다.
수사님이 어제 말씀하실 때 깨달아야 한다는 말씀을 수십 번 하셨고,
그것도 성경 말씀을 자주 읽고, 제대로 읽어서 깨달아야 된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오늘 주님의 말씀을 정말 잘 읽고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