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저절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한다.”
주님께서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똑같은 말씀을 하실까?
요즘같이 유전자 조작의 씨앗이 나오고,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는 사이에 저절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곧 밤낮없이 불을 켜 놓은 온실에서 사람이 작물을 키우는데
그런데도 저절로 자라고 열매 맺는 것이라고 말씀하실까?
제 생각에 오늘의 우리에게도 똑같은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왜냐면 오늘 비유말씀은 하늘나라의 비유이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인간에 의해 유전자가 조작된 씨앗이 없고,
인간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씨앗이 싹 트고 자라고 열매 맺기 때문입니다.
오늘 비유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은
노자가 얘기한 것과 같이 인위적인 것이 없는 무위자연입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자연이란 오늘날 우리가 얘기하는
그런 자연이 아니라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과 같이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저절로 또는 스스로 그러한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중요한 말씀을 하십니다.
인간이 씨앗을 뿌리지만 씨앗이 어떻게 자라는지 인간은 모른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은 우리 인간이 모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시지만 우리가 알게 하시지 않습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온갖 좋은 일을 하시고,
특히 우리 인간을 위해 하시지만 생색을 내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그 많은 선을 우리는 다 알지 못하고,
하느님의 그 많은 선행도 우리는 진정 다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참으로 하느님 나라의 농부라면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씨앗을 내가 조작하지 않고 그대로 뿌리고
그 모든 선을 하느님께서 직접 하시도록 내가 하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내가 하더라도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나도 모르게 하시는 것이 되도록 내가 하는 것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되는데 내가 할 경우 그 씨앗은 자라지 못할지도 모르고,
자라더라도 열매를 많이 맺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하지 않으면,
내 왼손이 하는 것을 냐 오른 손이 모르게 하듯이 하면
겨자씨같이 작은 씨앗을 심었어도 하느님께서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우리는 선행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작더라도 좋은 일을 해야 합니다.
작다고 무슨 소용 있겠냐고 포기하거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작더라도 우리의 좋은 일을 하느님께서 큰 열매 맺게 하십니다.
반대로 큰 선행을 할지라도 나의 선행이 크다는 것을 몰라야 하고,
그 큰 선행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게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하실 것을 내가 가로채서 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을 마음에 새기는 오늘이고,
그렇게 선행을 하여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로 다짐하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