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5.06.14 06:28

연중 제11주일

조회 수 709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개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두 비유의 공통점은 '모른다'는 것입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은 그 씨가 어떻게 자라서 열매를 맺는지 알지 못하며,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인 겨자씨를 뿌렸을 때, 그 누구도 그 겨자씨가 크게 자랄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겨자씨. 그렇다면 겨자씨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집 밖에서 묵상을 하면서 산책을 하던 중, 무심코 묘지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성거산 공동체에는 돌아가신 형제님들을 모시는 묘지가 있습니다. 형제님들의 묘비를 하나씩 둘러보면서, 이 형제님들이 각각 겨자씨 한 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형제는 수도회 안팎에서 크고 많은 일들을 했고, 또 어떤 형제는 수도회에 입회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병으로 하느님 곁으로 떠났습니다. 그 형제님들이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았는가 보다는, 프란치스칸으로써 한 생을 마치고, 이곳에 누워있다는 것이, 지금 프란치스칸으로써 살고 있는 저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이정표로 다가옵니다. 그 형제님들이 믿고 따라가려고 했던 그 하느님이 정말 존재하신다는 것. 그리고 하느님을 추구하려던 그 길이 정말 복된 길이라는 것. 그것을 믿었기에 죽음에 이르기까지 프란치스칸으로서의 길을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그 형제님들이 살아간 그 삶은 비록 나약한 한 인간의 삶이었겠지만, 그 삶 안에서 조금이나마 하느님이 드러난다면, 그 삶 안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시작되었을 것이고, 그렇게 하느님의 나라는 조금씩 자라나게 되었을 것입니다. 비록 그 형제님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자신들의 삶이 그렇게까지 크게,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했을지라도.

 이런 의미에서 우리 각자도 겨자씨가 될 수 있고, 겨자씨가 되어야 합니다. 대단히 큰 무엇인가를 해서가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돈을 기부해서가 아니라, 겨자씨처럼 작은, 내 일상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사소한 것에서 우리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라는 한 마디 말 속에서 우리는 작은 겨자씨 한 알을 우리의 마음속에, 상대방의 마음속에 심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더 양보하고, 한 번 더 인내하는 마음속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조금씩 더 커 갈 것입니다.

 내가 한 번 웃은 미소가 상대방의 마음속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씨 뿌리는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씨가 자라나 수확을 하듯이, 우리의 그 작은 미소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에게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올 것이고,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그 기쁨을 이 세상에서 이미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세상에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 하느님의 나라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 각자 작은 겨자씨가 되어야겠습니다. 겨자씨로 살아가는 것이 한편으로는 눈물로 씨를 뿌리는 것처럼 어렵고 힘들겠지만, 시편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우리는 기쁨으로 곡식을, 하느님의 나라에 함께 살아가는 그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Feb

    연중 4주 목요일-여러 길 중에서 우리는?

    다윗의 얘기는 사무엘기로 끝나고 이제 솔로몬부터 이후 왕들에 대한 얘기인 열왕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다윗의 사무엘기와 여러 왕들의 열왕기인 셈인데 다윗이 그만큼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서는 중요한 존재라는 얘기이지요.   이런 다윗이 생을 ...
    Date2016.02.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53
    Read More
  2. No Image 03Feb

    연중 제4주간 수요일

     오늘 복음에서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같은 고향에 살았던 사람이고, 그 친척과 가족들도 모두 아는 사람인데, 여느 사람들과 다른 능력과 지혜를 가지고 있음을 질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
    Date2016.0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37
    Read More
  3. No Image 03Feb

    연중 4주 수요일-죄를 부추기시는 하느님, 천벌이 낫다?

    “괴롭기 그지없구려. 그러나 주님의 자비는 크시니, 사람 손에 당하는 것보다 주님 손에 당하는 것이 낫겠소.” 오늘 다윗의 얘기는 묵상꺼리가 많습니다. 인구조사를 한 것이 왜 죄가 되는지. 다윗이 범한 죄의 벌을 왜 백성들이 받아야 하는지. 하느...
    Date2016.0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76
    Read More
  4. No Image 02Feb

    주님 봉헌 축일-하느님께서 먼저 인간에게 봉헌하셨다.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그런데 이 축일에서 주어는 누구입니까? 주님 자신이십니까, 아버지 하느님이십니까, 아니면 성모님이십니까?   전례적인 의미는 요셉과 마...
    Date2016.0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89
    Read More
  5. No Image 01Feb

    연중 4주 월요일-생활관상

    “주님께서 다윗을 저주하라고 하시어 저자가 저주하는 것이라면, 어느 누가 ‘어찌하여 네가 그런 짓을 하느냐?’ 하고 말할 수 있겠소?” <생활관상>   우리는 오늘 또 다윗의 놀라운 신앙을 보게 됩니다. 인간의 행위를 그저 인간의 행위로만 보지 않...
    Date2016.0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80
    Read More
  6. No Image 31Jan

    연중 제4주일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놀라워하면서도 예수님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기적을 통해서 예수님의 능력을 보아야 예수님을 인정하겠다는 마음이지만, 그런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지 않으십니다. 믿는 마음...
    Date2016.01.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00
    Read More
  7. No Image 31Jan

    연중 제 4 주일-덮어줄까, 까발릴까?

    어제 말씀드린 대로 예언자는 하기 싫어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그러하도록 배속에서부터 성별되고 파견된 존재가 예언자이기 때문입니다. “태중에서 나오기 전에 내가 너를 성별하였다. 민족들의 예언자로 내가 너를 세웠다.”   그러므로 우...
    Date2016.01.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6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74 875 876 877 878 879 880 881 882 883 ... 1354 Next ›
/ 135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