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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분이 아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20여 년이 지난 뒤에 보니 제가 청원장을 할 때

참으로 잘못한 것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특히 오늘 세례자 요한의 축일을 맞아 되돌아보면

그중에서도 형제들을 너무 제게 붙잡아 둔 점이 부끄럽습니다.

 

그때 제 딴에는 정말 형제들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것은 지금도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형제들에게 너무 엄했고 최고를 요구했습니다.

 

이런 저를 어떤 형제들은 눈치를 보고,

어떤 형제들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저의 싸늘한 눈빛 하나로 형제들은 두려움에 떨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잘못한 것은 형제들에게 너무 엄하고,

형제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그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한 것은 그로 인해 형제들이

하느님을 보지 않고 저를 보게 만든 것이며

하느님께로 인도하지 않고 저에게 오게 한 것입니다.

 

그런 반성 때문에 20년이 지나 수련장을 맡을 때는

전에 비해 형제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함으로 형제들이 두려움 없이 다가오는 것은 좋은데

어떤 형제는 제게 너무 의존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수도자에게 있어서 가장 훌륭한 양성은 형제를 주님께 인도하는 것이지요.

나에게 와 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로 가 주님을 따르게 해야 하고,

나를 본받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본받게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참으로 여러 가지로 <주님 향하기>를 못하게 합니다.

원장은 규칙을 너무 강조함으로 정작 계명을 주신 주님을 못 보게 하고,

성가담당은 아름다운 성가를 너무 강조함으로

아름다움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못 보게 하고,

성가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 대신 성가 자체를 너무 신경 쓰게 하며

주방장은 음식을 너무 맛있게 하여 하느님을 맛보지 못하게 할 수 있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악행으로 주님을 가릴 수 있고

우리의 선행으로도 주님을 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과 사람들을 주님께 잘 인도하였습니다.

제자들과 세례운동을 하던 그는 주님께서 나타나시자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 하고 제자들에게 주님을 가리켜주고

자기의 제자들이 주님의 첫 제자들이 되게 내어줍니다.

 

사람들이 자기에게 몰려올 때도 그는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 하고

사람들에게 주님을 가리키며 사람들을 주님께로 향해 가게 만듭니다.

 

자신은 주님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하고,

말씀이신 <주님의 소리>에 불과하다고 자신을 애기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러하다면 우리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인데 제자가 되었고,

말도 안 되는 소리나 지껄이는 사람들인데 <주님의 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소리는 말과 만나야지만 의미를 지닙니다.

소리가 말씀이 전해지는 도구로 쓰이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서 우리의 소리가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도구가 되지 못한다면

우리가 씨불이는 말은 <주님의 소리>가 되지 못하고

정말 개소리나 되고 말 것임을 마음에 새기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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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강론은 어느 수녀원 연피정을 마치고 파견하는 미사의 강론이기에 수도생활과 관련한 내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뜻을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 거친 표현을 썼습니다. 두 가지 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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