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5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나이 쉰여덟에야 비로소 나 알겠네

-조동화(1948~ ), ‘고비사막 신기루’ 전문

아침부터 내달리는 장엄한 칭기스칸의 땅
물 실린 먼 호숫가, 풀밭이며 우거진 숲
해종일 가고 또 가도 / 다가오지 않는다

홀연 차 앞을 질러가는 가젤 몇 마리
바로 그 등 너머로 아득히 호수가 있다
끝끝내 다다라 보면 / 자취조차 없는 것들

나이 쉰여덟에야 비로소 나 알겠네
한사코 붙잡겠다고 숨 가삐 쫓아온 것들
그 모두 그림자임을 / 부질없는 신기루임을

----------------------------------------------------------

고비. 물이 없는 곳. 춥고 메마른 바람이 비단뱀 지나간 흔적처럼 물결무늬를 내어놓은 광활한 모래언덕. 우리가 고비사막이라는 인생길을 가고 또 갈 수 있는 건 야생당나귀이거나 가젤이 지나가는 등 너머 아득한 데 물 실린 호수가 있고 풀밭이 있고 우거진 숲이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랴. 일평생 붙잡겠다고 숨 가삐 쫓아온 그 오아시스는 끝끝내 다다라보면 부질없는 신기루요,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을. 또 그렇다한들 어찌하랴. 허상은 허깨비 같은 우리 사람의 위안인 것을. 그 아지랑이와도 같은 샘물과 숲그늘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우리가 타는 목마름으로 아득한 고비를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 오! 슬픈 깨달음이여.

[불교신문 2391호/ 1월9일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7 막달라 마리아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서 변화된 첫 여성사도) 막달라 마리아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서 변화된 첫 여성사도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예수를 주님과 메시아(그리스도)로 삼으셨습니다.”(사도 2,3... 이마르첼리노M 2021.04.06 415
306 가을볕 한 아름 가을볕 한 아름     가을볕 한 아름 들판이 빛난다. 막 잠을 깬 창공, 폭포처럼 쏟아내는 빛줄기, 구름 사이로 세수한 얼굴 내밀며 황금빛 잔칫상... 이마르첼리노M 2019.10.10 415
305 종돌이 악양 수도원에서 나의 소임은경리 외에 기도할 때 종치는 것이다.악양 수도원에서 2년가까이 종을치면서 종에 대한 배움이 있었음을.사람이 종을 치고 종에서 소... 일어나는불꽃 2022.10.30 414
304 낙원을 보는 눈 낙원을 보는 눈   관상은 현실과 진실을 바탕으로 내면과 밖을 정직하게 바라보게 하는 영의 활동이다. 이러한 영의 활동은 가난한 마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 이마르첼리노M 2021.05.07 413
303 변화와 성장 변화와 성장   성장은 죽음으로 태어나는 생명이다. 하느님 나라는 선의 확산이며 변화는 진화의 내용이자 결과다. 변화하지 않는 삶은 정체된 삶이며 정... 이마르첼리노M. 2020.12.17 413
302 ‘No’는 사랑의 언어다. ‘No’는 사랑의 언어다.   진실한 내면의 사랑에는 거절의 신성함이 있다. 관계성 안에서의 선은 긍정적인 ‘예’로 시작하지만 ‘아니요’라고 해야만 선을 지... 이마르첼리노M 2020.01.31 413
301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게 하는 삶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게 하는 삶   우리의 믿음은 하느님을 사랑하려는 의지보다 하느님으로부터 그때그때 사랑받고 있음에 대한 확신과 그에 합당한 응답... 이마르첼리노M 2021.08.21 412
300 마음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할 것인가? 마음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할 것인가?   우리는 보고 있는 것에 익숙한 나머지 보지 못하던 것을 볼 때 놀라움을 경험하는데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은 ... 이마르첼리노M 2020.02.29 412
299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   나는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표지를 성사라고 배웠고, 볼 수 없는 하느님이 볼 수 있는 하... 이마르첼리노M 2024.06.18 411
298 육화의 시간 육화의 시간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과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은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진 시간이다.   하루를 마감한다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마르첼리노M. 2020.12.18 411
297 어머니가 그리운 밤에 어머니가 그리운 밤에   진심은 그 지향이 무엇이건 아름답다. 진심을 키우는 이들, 이를 지키고 어려움 중에도 옹호하는 이들, 충실하며 속이 실한 단합... 이마르첼리노M 2019.10.14 411
296 당신이 그 사람이다. 당신이 그 사람이다.   사랑받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 자기 아들과 딸을 사랑하지 못한 부모는 그 자녀들이 남을 사랑할 수 없다는 현실을 보게 된다. ... 이마르첼리노M 2019.09.25 411
295 바람이 되어 바람이 되어.   탱자나무 가지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고 싶다.   불고 싶은 데로 불고 가고 싶은 데로 가며 어디든지 어루만진다.   어... 이마르첼리노M 2020.11.21 410
294 의식으로 통제하는 무의식 의식으로 통제하는 무의식 자신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은 몸의 요구에 따라 사는 사람이다.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더불어 안전에 대한 욕구... 이마르첼리노M 2020.02.09 410
293 '나'만 찾다가는 ‘나’만 찾다가는     절대적으로 나만 찾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절망은 자기 사랑의 끝에서 만나는 자존심의 심각한 추락이다. 자신의 실패와 무능이... 1 이마르첼리노M 2022.02.19 409
Board Pagination ‹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