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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복음이 주님의 오심을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사람들을 보았다면
오늘부터 앞으로 성탄 때까지의 복음은
주님의 오심을 가까이서 준비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나옵니다.
오늘은 요셉의 얘기입니다.
족보로 치면 맨 마지막에 나올 조상,
즉 오실 주님의 아버지입니다.
그런데 친 아버지가 아닙니다.
요셉으로 보면 친 아들이 아니고 남의 아들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자기 아들이 아닌데도
친 아들처럼 사랑하는 아버지들이 있고
자기 아들이 생기면 이 아들을 자기 아들보다 덜 사랑할까봐
아예 자기 아들을 낳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랑을 높이 사지요.
그런 사랑이야말로 소유적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유적 사랑은 참으로 지독하고 끈끈하기는 하지만
사실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랑받는 사람이나 불행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소유적 사랑은
소유하고 싶은 그것을 소유하는 순간
그것 외에 다른 것을 다 잃게 되기 때문이고
사랑 받는 사람도 소유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어느 하나를 자기 것으로 소유하지 않을 때
모든 것을 소유하게 되고
그때 모든 것이신 하느님을 소유하게 됩니다.
요셉이 자기 아들을 고집하지 않았기에
구세주 하느님의 아버지가 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제가 가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얘기가 있지요.
‘나는 지금껏 한 번도 한 여자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모든 여자를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에 대해 이럴 수 있는 저도 한 때
내 아들이 있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나온 내 사랑.
나를 이어가는 나의 영원(永遠).
이것이 다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우리 한국 사람에게 강한 의식입니다.
대(Generation)를 잇는 것.
그것은 내가 영원히 사는 영생의식(永生意識)의 한 표현입니다.
나는 죽어도 나에게서 나온 내 사랑하는 아들이 나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가 못한 것을 내 아들이 할 것이고
나보다 더 번성하고 성공할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그렇게 바라며
그런 믿음과 바람 안에서 아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유다 민족도 한국사람 이상으로 대의식이 강합니다.
그래서 자기 자식이 없는 것을 가장 큰 불행으로 여겼고
반대로 자손이 번성하는 것을 가장 큰 축복으로 여겼으며
하느님도 조상들로부터 대를 이어주시는 하느님으로 만났습니다.
요셉도 그러한 유다인이었지만
자기 아들을 포기함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을 아들 삼았고
우리에게도 그 아드님을 선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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