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63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제 오병이어의 기적에 대한 시각도 그렇고
오늘 풍랑을 잠재우는 기적에 대한 시각도 그렇고
마르코 복음은 다른 복음에 비해 객관적이고 냉정합니다.
제자들의 입장에서보다는 좀 더 예수님의 입장에서 기술합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생각을 다 아시고
제자들의 능력을 다 아시고
제자들의 처지를 다 아시고
제자들의 미래까지 다 아시면서도 짐짓 모르는 체 딴청을 피우시고
당신의 계획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일부러 한 마디 찔러도 보고 환난을 당하게도 하십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을 먹일 능력이 제자들에게 없음을 다 아시고
그래서 당신이 기적으로 먹일 계획을 갖고 계시면서도
어떤 태도를 보이나 보기 위해 너희가 먹이라고 한 번 떠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벌어질 일을 다 알고 계셨지만 그 밤에 호수를 건너게 하십니다.
그리고 맞바람에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도 그냥 계시다가
새벽녘에야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물 위를 걸어오십니다.
그리고 다른 복음에는 없는 표현,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라는 표현을 씁니다.
주님께서는 고생하는 제자들을 분명 보셨지만 바로 떠나지 않으시고
새벽녘에야 떠나시어 제자들에게로 가십니다.
그 다음이 또 문제입니다.
가시긴 가셨는데 짐짓 못 본 체 지나치려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이것도 다른 복음에는 없습니다.

어제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이 여기시는 분이
오늘 제자들에게는 왜 이러시는 것일까요?
어둔 밤에 떠나게 하시고
풍랑을 만나게 하시고
일부러 늦게 오시고
못 보고 지나쳐 가는 척하시는 그 뜻이 무엇일까요?

우리 인생살이에는 반드시 어둔 밤을 지나야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어둔 밤이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목적지가 보이지 않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 수단이 보이지 않고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다른 방도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은 빛이 없기 때문인데
빛이신 주님께서 아니 계시니 제자들은 어둔 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어둠으로 내모십니다.

빛이 없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빛이 없으면 고통이 얼마나 더 고통스러운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빛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하기 위함이고
무엇보다도 빛을 갈망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빛을 더욱 갈망하게 하기 위하여 새벽녘에야 나타나십니다.

새벽은 빛이 떠오르기 전이지만
사실은 어둠이 가장 깊을 때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진맥진, 힘이 다 빠져 있을 때입니다.
내 힘으로 뭔가를 해보려고 밤새도록 애썼지만 허사가 된 때입니다.
내 힘은 다 빠지고 일은 허사가 되었을 때,
이때가 진정 갈망의 때이고,
갈망만이 있는 때입니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리는 것도 이지 작용이 없고
이렇게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는 의지 작용도 없고
이랬으면 좋겠다는 다른 사치스런 감상도 바람도 없고
오직 구원자만을 갈망하는 갈망의 때입니다.

이 갈망의 때에 빛의 주님께서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한 배를 타시자 바람이 멎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5Jan

    사도 바오로의 회심 축일- 회심에 대해 바오로를 칭송할 필요없다

    ‘사울 형제, 눈을 뜨십시오.’ 오늘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축일, 바오로 사도의 축일에 바오로 사도에 대해 아무런 칭송을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에 바오로 사도가 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
    Date2013.01.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6694
    Read More
  2. No Image 24Jan

    연중 2주 목요일- 어느 수련자의 강론

    “예수님이 바로 수광즉어유(水廣則魚遊)!” +평화를 빕니다. 형제님들 혹시 수광즉어유 라는 말을 들어 보셨는지요. 이 말은 물이 깊고 넓으면 고기들이 모여 논다는 뜻으로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연히 사람들이 따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입니...
    Date2013.01.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4408
    Read More
  3. No Image 24Jan

    연중 2주 목요일- 피정 이야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피정을 영어로는 "Retreat"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군대가 전선에서 철수하듯 물러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피정에는 어디서 떠나는 것, 물러...
    Date2013.01.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182
    Read More
  4. No Image 23Jan

    연중 2주 수요일- 북돋우시는 주님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손을 뻗어라.” 오늘 말씀 나누기를 무슨 주제로 할까 망설였습니다. 망설인 이유는 오늘 말씀 중 다음 말씀이 먼저 마음에 꽂혔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
    Date2013.01.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738
    Read More
  5. No Image 22Jan

    연중 2주 화요일- 사랑의 자유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연상 작용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특별한 연관관계가 있어서 연상 작용이...
    Date2013.01.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535
    Read More
  6. No Image 21Jan

    연중 2주 월요일- 구닥다리 복음은 없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오늘 주님께서 새 포도주와 새 부대를 말씀하시는데 새것이 좋다는 뜻으로 이 말씀을 하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요즘 젊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나 전자기기가 새로 나오면 무리를 해서라도 ...
    Date2013.01.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09
    Read More
  7. No Image 20Jan

    연중 제 2 주일- 한 하느님으로부터 모든 것이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직분은 여러 가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올해 연중주일 말씀 나누기는 특별한 ...
    Date2013.01.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40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27 1028 1029 1030 1031 1032 1033 1034 1035 1036 ... 1354 Next ›
/ 135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