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를 모시면서 한 번쯤 우리는 의심하게 되는 것이, 정말 우리가 받아 모시는 성체가 그리스도의 몸인가 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미사 전의 제병이나 미사 후의 성체가 다르지 않기에, 믿음이 없이는 그것이 성체라고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믿음이 있더라도 때로는 우리의 믿음이 약하기 때문에, 매번 온전한 마음으로, 우리가 받아 모시는 것이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고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이 살아있는 빵이며, 그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신이 아니기에, 우리 안에서 불완전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웃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때로 우리의 사랑은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으로 다가가기도 합니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의 가장 좋은 것을 준다고 하지만, 그것이 매번 상대방에게도 좋은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불완전함은 우리에게 고통으로 다가오기에,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 한 행동 때문에, 다른 사람이 기분 나빠지고, 그것을 통해 내가 다시 기분 나빠지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그러한 상황을 벗어나려 노력하지만, 나의 사랑 방식에 늘 한계가 있음을 보곤 합니다.
인간이 가진 불완전함, 극복하려 노력하지만, 그 불완전함을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인간적인 한계가 있으며, 그렇기에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도 그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도우심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실 때, 우리는 그 한계 속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함께 한다는 것이 머리로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성체, 우리가 받아 모시는 성체가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빵과 다르지 않지만, 성체를 통해서 몸이 회복되고, 고통이 줄어드는 것을 볼 때, 성체 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음을, 성체를 통해서 하느님께서 활동하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냥 밀가루 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 성체를 믿음으로 받아 모실 때,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시고, 우리 안에서 활동하셔서, 우리가 변화되어 가는 것을 느낄 때, 그 안에 그리스도가 계심을 다시 한 번 고백하게 됩니다. 성체가 그리스도의 몸임을 더욱 굳게 믿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리스도의 몸은, 또한 불완전한 우리 안에서, 이웃을 온전히 사랑할 수 없고, 심지어 성체에 대해서 온전한 마음으로 믿지 못하는 우리를, 당신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어, 당신께 더욱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매번 성체를 모실 때마다, 온전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내 안에 받아 모신다는 생각을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주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실 때, 내 안에 들어오신 주님께서 내 안에서 활동하시면서 당신께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있고, 영원하신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그것이 우리가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