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5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비어있었기에 소란하던 나는

마침내 당신으로 인해 넘쳐나서

지금 이처럼 고요합니다

 

나의 빈자리에 당신이 머물고

나의 어두운 곳에 등불을 비추었고

왜 아무도 없느냐고 외쳤을 때

당신은 이미 내 속에 계셨습니다

 

나는 말을 통해 나의 갈망을 전했으나

당신은 궁극의 긍정으로

내 모든 언행이 정착할 땅을 주셨습니다

 

내가 얼마를 나아가고

얼마를 되돌아나온들 그건 당신의 영지

그 안에서 일이며

당신의 눈길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청하기도 전에

이미 줄 것은 마련하고 계셨으며

풍족하게 주셨지만

나의 증여와 수락은 너무나 초라하고 단조로웠습니다

 

주시는 기쁨과 즐거움에

마냥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를

당신은 흐믓한 미소로 지켜 보고 계셨습니다

 

하나로써 다 채우는 소유의 비방

한 가지에 백갑절의 염원

무욕과 겸손이 가난과 작음을 낳고

가난은 다시 풍요로운 당신의 손에서

열매 푸진 포도 송이로 익었습니다.

 

어버지와 아들 성령께서 누리시는

신적 생명과 자유에 참여하도록

당신은 생명의 빵으로 배부르게 하셨습니다

 

빵을 쪼갤 때 당신을 알아본 당신의 제자들처럼

나의 시간과 재능과 능력의 상한선까지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누군가를 살려내는 일에

나 자신을 쪼개려는 의지에 차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을 낳는

육화의 도구로 저를 택하셨습니다

 

아버지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보입니다.

슬프도록 아름답게 살고 싶은

저의 염원에 불을 댕기셨으니

그 불이 활활 타 오르게 하실 분도

당신이십니다

 

밤도 깊어 어느새 새벽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먼 발치에서

측은 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는 아버지께

이 편지를 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보물 2015.09.03 20:50:42
    언제쯤 저도 하느님께 이런 고백을 올릴 수 있을지요.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8 성모의 밤에 성모의 밤에     성모의 달에 피어나는 새순들처럼 싱그럽고 촉촉한 연초록 바다에서 성모의 품에 안기어 그 심연에서 심장의 고동을 들으며 생명의... 이마르첼리노M 2017.05.06 990
697 보름달에 대한 통찰 T.그리스도의 평화   &quot;달이 빛이나는 이유는   어두움이 있기 때문이다&quot;.   나는 문득 달에 대한 통찰을   한번 해본다.   달속에 감추어진   가르침들과   진리... 일어나는불꽃 2015.06.02 989
696 모기스승 6 마지막 이야기. 유기서원자시절. 그때에는 금요일날 아침에 라면을 먹는날이었다. 특히 난 라면을 좋아했었기에 라면을 한 사발 가득 담아서 맛있게 먹었다. 그렇... 일어나는불꽃 2015.11.04 985
695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날엔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날엔,   여름엔 뜨겁고 불붙어 있었지만 사람의 피는 별로 데워지지 못했으며 가을은 사유의 침잠을 권유해 주었지만 깊이 바라보... 이마르첼리노M 2017.06.23 981
694 아! 여기 계셨군요 아 ! 여기 계셨군요   우리가 잊고 지내온 땅 더 깊이 들어가는 사유 바닥에 이르는 가난한 의지 원천의 그리움이 샘물처럼 흐르는 곳   마음이 공... 이마르첼리노M 2015.09.07 979
693 빈손 빈손   촉촉하게 젖어있는 눈가에 전에 없던 수증기가 서려오는 밤이다   내 인생의 종반을 알리는 신호를 여기저기서 포착한다. 몸의 변화와 기억... 1 이마르첼리노M 2017.09.02 978
692 모기스승 5 유기서원자시절. 밤에 자는데 모기가 와서 왼쪽팔뚝을 물었다. 그래도 난 가만이 있었는데 이 모기가 또 더 위로 올라가더니 다른 한군데를 또 물었다. 이렇게 모... 일어나는불꽃 2015.10.28 977
691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4일차(7/24) + 평화를 빕니다 ★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4일차 ★ * 행진 구간 : 울진핵발전소 ~ 망양2리 마을회관 ~ 죽변 오산마을(숙소를 찾지 못하여 되돌아옴) * 참여...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26 975
690 2016년 포르치운쿨라 행진 (2016.7.28 목요일) &lt;2016 포르치운쿨라 이야기 7&gt; 구간: 예성교~화개장터 인원: 33명 오랫만에 5시를 넘겨 이부자리를 보존하여도 되는 아침. 더 자야하는대, 더 자도되는대 눈이 떠... 김레오나르도 2016.08.01 975
689 교회 교회   하느님은 돌이나 시멘트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안에, 따뜻한 인간 공동체 안에 머물고 싶어 하신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계획을 실천... 이마르첼리노M 2017.09.20 974
688 참여하는 행복 참여하는 행복 천지는 달궈진 불덩이 열대야에 잠못이루다 심야에 일어나 앉아 성숙의 염원이 성취에 이르도록 갈망의 끝자락을 살핀다 빛에서 빛을 받아 빛이되... 이마르첼리노M 2015.08.08 960
687 전쟁과 평화 전쟁과 평화   겉으로 드러나는 나 속으로 감춰진 나 두 세계 사이에서 평화를 찾으려는 나   태초에 나를 지으실 때 주신 하느님의 모상 선하신 ... 이마르첼리노M 2017.02.22 955
686 생태영성 세미나 발제 T. 그리스도의 평화 지난달에 발제를 한건데 같이 한번 공유를 해보고자 올려봅니다. 지금의 시대는 수 많은 자연들이 파괴되어가고 있으며, 그 ... file 일어나는불꽃 2015.06.08 955
685 모기스승 1 청원자시절. 언젠가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그리스도의 고통을 가늠하지못해 한참을 묵상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 모기 한 마리가 날아... 일어나는불꽃 2015.10.04 951
684 가을 스케치2 가을 스케치 2   사람과 과일을 빨갛게 익혀내던 불덩이의 열기는 식고 청동화로 속의 마지막 불씨마저 가물거린다.   격정의 계절을 보내고 땀 밴 ... 이마르첼리노M 2017.08.28 949
Board Pagination ‹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