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사람을 낚는 사람이라!
나는 어떤 사람일까?
첫 제자가 부르심 받는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기나 낚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고기나 낚는 사람이 될래, 사람을 낚는 사람이 될래?
누가 이렇게 물으면 사람을 낚는 사람이 돼야지 하고 답해야겠지요.
그럼에도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사람 낚는 것은 포기하고
고기나 낚는 인생을 살아가거나
아무 고기도 낚지 못하고 허송생활을 하는데 왜 그렇게 살까요?
그 이유를 우리는 베드로 사도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 낚는 어부 되게 하겠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베드로인데
그 베드로가 나중에 뭐라고 말합니까?
“나는 고기나 잡으러 가겠소.”라고 말했지요.
고기를 낚는 사람이 되게 하겠다고 하신 주님께서
이 말씀을 듣고 얼마나 한심해하시고 낙담하셨을까요?
사람 낚는 사람이 되게 하시려고 주님께서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를 잡는 엄청난 체험도 하게해주시고,
타볼산에서 이 세상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경지,
다른 제자들은 못 보는 그 맛의 경지를 보게 해주시고,
자신을 반석삼아 당신 교회를 세우겠다는 책임도 주셨는데
베드로 사도는 사람 낚는 것 포기하고 고기나 낚겠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주님께서도 일단은 사람 낚는데 실패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애를 쓰고 공을 들였는데 베드로 사도를 낚는데 실패하셨으니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베드로 사도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 낚는 것은 이렇게 공이 들고 힘이 드는 일이고,
그렇게 공들여 해도 실패를 많이 하게 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베드로 사도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고기 낚는 것보다 사람 낚는 것이 가치 있다는 것을 알아도
나는 고기나 낚으며 살겠다고 하는 것이지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고기나 낚으며 살면, 세월 참 좋다고 하지요.
그렇습니다.
사람 낚는 고된 삶보다 고기나 낚는 삶이 훨씬 편하고 좋습니다.
사람 낚는 힘들고 고된 삶을 사는 것.
사랑이 없다면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그럴 마음도 할 수도 없고요.
베드로도 고기 잡는 일이 허사가 되고 나서야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듯
우리도 우리의 모든 계획과 노력이 허사가 되어야 사람 낚을 겁니다.
아니 모든 것 허사가 되고 성령을 받은 뒤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듯
우리도 모든 일이 허사가 되고 사랑이 움 솟아야 사람을 낚을 겁니다.
우리의 모든 계획과 노력이 허사가 될 때,
그때 인간적인 모든 계획과 노력은 포기하되
사랑마저 포기하고 절망하는 때가 되지 말고
성령의 때, 사랑의 때가 되게 해주시기를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제 의지가 당신의 뜻에 하나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