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5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9월 17일 프란치스코 오상축일에 교황님께서 선포한 봉헌생활의 해를 맞아 수도원을 개방하여 신자분들과 함께 기도하고 미사를 하였습니다. 미사 시간에 세월호 희생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적은 노란 종이와 초를 성당 앞줄에 배치를 하였습니다. 미사를 하는 중에 저는 천상교회와 지상교회가 함께 미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단순히 우리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그분들이 우리가 우리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나아가도록 초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을 준비하면서, 한 형제가 신자분들 중에 전대사를 받기 위해 이 미사에 참여하러 왔다가 미사 중에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면 당황해하거나 속상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였습니다. 형제들은 이러한 우려에 마음으로 함께하며, 해설과 강론 때 프란치스코 오상축일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을 연결시켜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강론의 책임이 주어졌고, 하느님 안에서 고심하며 이러한 강론을 준비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224년, 프란치스코는 라베르나 산에 오릅니다. 프란치스코는 대천사 미카엘 축일을 준비하며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싶어했다. 프란치스코는 아무도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곳에 움막을 짓고 그곳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 유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레오 형제뿐이었다. 레오 형제는 프란치스코가 허락할 때 빵 한 조각을 가지고 그 움막에 다가갈 수 있었다. 어느 날 동틀 무렵 프란치스코는 손과 옆구리와 발에 뚫리는 아픔을 느꼈다. 그리스도의 다섯 상처가 그에게 각인되었다.

전기는 프란치스코가 오상을 받기 전에 이런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제가 죽기 전에 당신이 십자가 위에서 겪으신 그 고통을 제가 느끼게 해주시고, 당신의 그 큰 사랑을 제 마음에 담게 해주소서." 프란치스코는 하느님 아버지께 자신의 마음을 내어드리며 사람들을 사랑한 그 마음을 닮고 싶어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은 프란치스코가 회개 때부터 이미 가졌던 마음이었다.

프란치스코는 유언에서 자신의 회개는 나환자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프란치스코는 전쟁에 실패하고 포로가 되고 아프게 되면서 세속적인 욕망이 헛됨을 알게 되고 하느님의 뜻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란치스코는 시골길을 가다 나환자를 만났다. 나환자는 프란치스코가 가장 혐오하던 이였다. 그는 나환자들이 있는 곳은 피해 다녔으며 어쩔 수 없이 나환자를 만날 경우 코를 막고 도망치곤 하였다. 하느님의 뜻을 찾는 이 순간 그는 갈등하였다. 기존의 '나'를 높이고 채우려던 마음은, 그냥 빨리 그 자리를 피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들리는 하느님의 마음은 그가 사랑으로 나아가도록 초대를 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는 하느님께서 일으키시는 그 마음에 자신을 열어젖히고, 말에서 내려 그 나환자를 포옹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삶의 맛을 느끼게 됩니다. 그의 영혼과 육신에 쓴맛이 단맛으로 바뀌는 체험을 하였다.

첼라노 전기는 프란치스코가 나환자를 포옹한 후 말에 올라타 뒤를 보았을 때 그 나환자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첼라노는 이어서 성 다미아노 성당에서 십자가 고상이 말씀하는 체험을 말한다. 마치 사라진 그리스도가 다시 프란치스코에게 나타나 말씀하는 듯하다. "프란치스코야, 가서, 무너져 가는 나의 집을 고쳐라!" 처음 프란치스코는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폐허가 된 산 다미아노 성당을 수리하였습니다. 그러나 차츰 이 말씀이 외적인 성당이 아니라 하느님의 집인 그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임을 알아차립니다. 프란치스코는 회개를 통해 무너져 가는 교회, 즉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자신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을 고치는 삶을 살았습니다.

프란치스코에게서처럼 우리가 거짓과 욕심에서 오염된 우리 안의 하느님 마음을 되찾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나환자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약한 이들을 사랑함으로서 우리 안에 그리고 세상 가운데에 하느님의 마음이 살아나고 부활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함께 우리의 본 마음(하느님 마음)을 찾고 회복하는 길을 걷도록 합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2 철거작업 오전에 옆마당 풀뽑는 작업을 했다. 군데군데 풀이 나있어서 오전중에 뽑았는데 사방에서 난리가 난 것이었다. 이유는 사람들이 아니라 풀속에 숨어서 살고 있던 ... 일어나는불꽃 2018.05.19 1197
751 겨울 母性 겨울 母性    편지 글 1 가난의 절기는 겨울 옷을 벗은 겨울나무들은 서로를 소유하지 않기에 춥습니다. 새봄의 훈훈함으로 새싹을 기르... 1 이마르첼리노M 2015.12.03 1199
750 하느님 자비에 대한 믿음 하느님 자비에 대한 믿음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믿음을 조작하는 아들에 맞서 행동하셨다 해방을... 이마르첼리노M 2017.09.26 1199
749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2일차(7/22) &lt;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2일차&gt; 7/22일(토) * 구간 ; 레일바이크승강장 ~임원해양경비안전센터 * 참여인원 ; 34명 * 구간참가자 ;   강릉 애지람 엄삼...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23 1202
748 성숙한 염원 성숙한 염원 큰 나무에 있어서는 부분이 문제되지 않기에 커다란 뜻과 커다란 사랑에선 지엽이란 스치고 지나가는 것 인간적이며 전인적인 진실의 모든 발성 찾... 이마르첼리노M 2014.09.21 1203
747 겨울의묵상-겨울눈의 지혜- +그리스도의 평화 겨울에  하늘에서   내리는눈들 한송이  작고작은   눈들이지만 그작은  눈속에는   지혜가있어 우리게  삶의지혜   가르쳐주... 일어나는불꽃 2015.02.17 1204
746 후라이팬 후라이 팬   팬들이 모여 진짜 왕을 뽑기로 했다   지방에서 도시에서 외국에서 유명한 팬클럽의 대표들이 모였다   열혈팬 왕팬 극성팬 ... 이마르첼리노M 2017.08.12 1204
745 프란치스코와그의글2 ⑤ 나환자와 의 만남: 1205년 말 어느 날 프란치스코는 시골길을 가다 나환자를 만났다. 나환자는 프란치스코가 가장 혐오하던 이였다. 그는 나환자들이 있는 곳... 김상욱요셉 2015.08.27 1213
744 성가정 이야기 내가 생각했던 성가정 모두다 신자이고, 모두다 본당활동 열심히하고, 교리 신학 영성지식 박학하고, 사제 수도자 한명정도 있고, 이것이 내가 생각했던 성가정... 일어나는불꽃 2015.03.09 1216
743 관점 바꾸기 관점 바꾸기   초록도 고비를 넘겼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지지건만 저항도 없이 내어맡겼다 더는 내 디딜 수 없는 가파른 한계점 초록빛깔은 더 이상 초... 이마르첼리노M 2015.08.31 1217
742 부활아침에 쓰는 편지 부활의 아침에 쓰는 편지 새벽의 여명이 열리면서 돌무덤을 열고 나온 빛처럼 나의 눈시울에서 찬연히 피어오르는 한 사람의 모습, 커다랗게 두 팔을 벌리고 그 ... 이마르첼리노M 2016.03.27 1222
741 가장 추운 날에 가장 추운 날에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고 한다. 추위에 움츠러드는 가슴과 시려오는 한기에 몸을 녹일 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사람의 추위 가운데 더... 이마르첼리노M 2017.12.15 1226
740 2015년을 보내면서 교황님이 남기신 말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올해 마지막 말씀들      여러분 가족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프란치스코 교종 신자들에게 새해인사 “하느님의 겸손을 가르쳐... 이종한요한 2015.12.31 1228
739 박근혜 게이트 앞에서 - 박근혜 게이트 앞에서 -              1   보수주의 욕망의 극치 부패의 극치 비리의 극치로구나   부정의 기와 거짓의 기와 ... 1 고파울로 2016.11.08 1228
738 2016년 포르치운쿨라 행진 (2016.7.26 화요일) &lt;2016 포르치운쿨라 행진 이야기 5&gt; 행진참여자: 29명 행진구간: 순창 동계~ 남원 상귀마을 오늘도 5시 출발. 움직이기 적당한 시간 같다. 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 1 김레오나르도 2016.07.27 1234
Board Pagination ‹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103 Next ›
/ 10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