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22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http://blog.daum.net/sungsim1안녕하세요?
이 더운 날씨에 환자들을 돌보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
항상 무거운 업무량에 시달려 고되실 것을 잘 알면서도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펜을 듭니다.
저는 그곳에 입소를 희망해서 신청해놓은 ○○○씨의 막내딸 ○○○라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살아오신 반평생을 남에겐 말하기조차 힘든 (한센)병으로 살아오셨습니다. 가장이 그렇게 오랜 세월 병으로 시달리다보니 가정환경이란 더 말할 나위도 없이 궁핍했습니다.
형제들은 모두 학교 한 번 제대로 다녀보지 못하고 모두 생활전선에서 일을 해야했습니다.
가난과 생활이 지긋지긋해서인지 큰 언니 작은 언니는 아직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고, 저는 남동생 공부와 살림을 거의 떠맡다시피해서 낮에는 직장으로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래도 틈틈이 공부를 해서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둘째언니가 시댁에서 거의 쫒겨나다시피 이혼을 당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아버지의 병명을 알고는 아이를 둘씩이나 난 언니를 위자료는커녕 허구헌날 매를 때려서 결국은 이혼을 하게 된 겁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병과 생활의 궁핍이 낳은 최악의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언니는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저 또한 나이가 차서 결혼하고 보니 언니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큰 언니나 저도 시댁에 내놓고 말할 처지는 못되는 사정입니다. 또 하필이면 하나같이 시부모를 모시고 살기에 아버지를 뫼시고 살 수는 더 더욱 없는 딱한 처집니다.

엄마가 계시지만 아직도 생활고에 쫒기다보니 남의집살이를 하시기 때문에 아버지는 드시는 식사도 식사지만 외로움이 정말 크셨을 겁니다.
저희 형제들 일주일에 한번 겨우 찾아뵙는 실정이라 아버지께서 어디 한군데라도 다치시기라도 하면 저희들은 그저 막막하기만 할뿐 매일매일 눈물로 살다시피 한답니다.

몇일전인가는 다리에 염증이 생기셨나본데 제때 치료를 못받아서 어찌나 심해지셨는지 몇일 밤낮을 통증에 울부짖으셨데요. 전 안양연구소엘 찾아가 통사정하고 겨우 아버지를 입원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일전 아버지께 지금 편지 드리는 곳의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몇 달전 신청을 해 놓으셨는데 그곳에서 차일피일 답신을 미루시기만 한다기에 어찌된 영문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혹여 입소할 때 드는 비용 부담이라도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저희 아버지께 어떤 특별한 결격사유가 있어서인지 그저 아둔한 마음에 그저 답답하고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만일 드는 비용이 있다면 저희들 어떻게라도 만들거고, 특별히 어떤 결격사유가 있다면 저희 형제들이 대신 빌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만, 불쌍한 우리 아버지께서 남은 생이라도 아프실 때 제때 치료받고, 같은 처지의 분들과 동무해서 외롭지 않게 사실 수만 있다면 저희 형제들 어떤 일도 마다않고 하겠습니다.
제발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서툰 글 이렇게 장시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면서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찾아뵙고 부탁드려야 도린줄 알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 편지 올리는 점 양해해주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막내딸이 일하는 가게 오전 10시부터 밤10시까지
(000)000-0000

※ 성심원 50년사 관련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발견한 1997년 입소신청서류 속에 든 편지다. 지금은 노인전문주택 가정사에서 살고 계신 ○○○어르신의 따님이 친필로 한센병에 걸린 아버지를 둔 까닭에 당했던 아픔을 적고 있다.


출처 : 성심원 블로그(http://blog.daum.net/sungsim1)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감동한 사람 곁에 감동하는 사람이 있다.   쪼개지는 선 너를 향해 돌아서는 발길 활력과 생동감으로 관계를 밝히는 빛 삶의... 이마르첼리노M 2021.04.14 387
322 부활의 증인들이 모인 교회에서 부활의 증인들이 모인 교회에서   자기 사랑으로 시작해서 공동체적 사랑을 거쳐 보편적 사랑에 이르는 점진적 사랑 우리가 가야 할 여정의 목표다.  ... 1 이마르첼리노M 2021.04.15 434
321 일상적인 죽음에서 부활하는 생명으로 일상적인 죽음에서 부활하는 생명으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코16,15) 사람들에게만 선포하는 복음이 아니... 이마르첼리노M 2021.04.16 451
320 낙원의 문은 혼자서 들어갈 수 없다. 낙원의 문은 혼자서 들어갈 수 없다.   첫아이를 출산할 때의 진통처럼 사랑이 처음 태어날 때도 아프다. 깊이 있는 사랑과 깊이 있는 아픔은 나를 변화... 이마르첼리노M 2021.04.18 446
319 예수를 받아들인 사람은? 예수를 받아들인 사람은?   요한복음에 나타난 하느님 창조 이전부터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말씀 아버지를 계시하신 말씀 말씀으로 창조하시는 하느님 ... 이마르첼리노M 2021.04.23 417
318 영원한 생명은 앎으로부터 온다. 영원한 생명은 앎으로부터 온다.   “지각과 인식을 주소서” (산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드린 성프란치스코의 기도)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지각과 인식은 ... 이마르첼리노M 2021.04.25 440
317 따르기 위하여 버리는 나 따르기 위하여 버리는 나   “나를 따르려면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루가9,22)   예수께서는 내려가는 길을 가... 1 이마르첼리노M 2021.05.02 494
316 낙원을 보는 눈 낙원을 보는 눈   관상은 현실과 진실을 바탕으로 내면과 밖을 정직하게 바라보게 하는 영의 활동이다. 이러한 영의 활동은 가난한 마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 이마르첼리노M 2021.05.07 413
315 예수님의 가르침과 우리 믿음의 성찰 예수님의 가르침과 우리 믿음의 성찰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5.12 463
314 기쁨 기쁨   창조주의 손길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눈 안에서만 피는 꽃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 관계에서 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말할 수 없고 ... 2 이마르첼리노M 2021.05.15 440
313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음이 깨어남으로, 깨어남이 깨어있음으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지 않으면 신앙이 근거를 두는 삶의 의미... 이마르첼리노M 2021.05.20 625
312 자유를 잃어버린 진리 자유를 잃어버린 진리   믿음이란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를 아는 것과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데서 성장하기 시작한다. 필요성에 의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것... 이마르첼리노M 2021.05.29 407
311 오감으로 느끼는 낙원의 기쁨 오감으로 느끼는 낙원의 기쁨   느낌은 몸에 깊은 영향을 남긴다. 걱정거리와 스트레스를 너무나 많이 받으면 몸을 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억압된 상처와 ... 이마르첼리노M 2021.06.01 404
310 변화에 이르는 과정 변화에 이르는 과정   창조 – 혼돈 - 재창조 질서 – 무질서 - 재질서 순진함 - 복잡 - 단순 안주 – 방황 - 순례 탄생 – 죽음 - 부활 자유 – 노예 - 하... 이마르첼리노M 2021.06.02 362
309 가난은 여백을 만들어 너를 돌보게 한다 가난은 여백을 만들어 너를 돌보게 한다.   &quot;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quot; (마르코 8:34)   예수님을... 이마르첼리노M 2021.06.04 462
Board Pagination ‹ Prev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