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를 빌며...


  말, 말, 말...말이 많은 이 세상에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평소 자연적으로 절제된 말의 분위기<침묵> 속에서 지내는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이렇듯 오로지 수도원 현관을 지키는 월요일이면- 직원 자매가 쉬는 날을 대신하여- 후원회나 어쩌다 드나드는 사람이 없어 여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위가 너무 조용해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런 <침묵>의 여백이야말로 <성사적>이라는 걸 여실히 간파할 수 있으니...우선, 현관 유리창 문 밖을 내다보면,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하늘, 공기, 바람, 나무, 열매...등이 있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지! 

  당장 눈에 띄는 꽃사과에 매어달린 빠알간 열매들의 대롱을 타고 미풍에 흔들리는 가녀린 자태들이

겨울 첫 눈을 맞을 것 같은 을씨년스러움에 매우 안스러워보이지만, 봄에 피는 꽃 못지않게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고!  마치 손 발이 시려워 동동 구르면서 엄마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가의 볼 같은 느낌이 들어, 그 자연의 침묵 가운데 하느님께 눈길을 모으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때로는 말이 많고 난무하는 세상에 <침묵>은 말의 부재가 아닌 의사소통의 부재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내 안에 지극히 절제된 말이면서도 고요나 평화롭지 못한 마음이나 인간관계에 놓여 있다면, 그런 침묵은 하느님 성사성과는 너무가 거리가 자신의 욕심으로 가득채운 침묵일 수 밖에.


  침묵 가운데 주위를 설핏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거기엔 무수한 고마움, 감사, 평화...가 흐르는 하느님의 성사를 느낄 수가 있다.  아름다운 새들의 노래, 그때마다 달라지는 바람의 소리들, 가늘고 굵은 빗방울의 다른 소리들, 꽃과 단풍이 엇갈리는 계절의 풍요로움, 눈내리는 겨울의 풍광...등 이런 것들은 난무하는 말의 소음 앞에서는 너무나 생경스러워 자취를 감추기가 일쑤이지만, <침묵>에서일 때 더욱 생생하게 살아나는 자연의 아름다움들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지하철을 타노라면 너나없이 들여다보는 스마트 폰의 진풍경 또한 요즘의 소리없는 잡다한 말의 공해 속에 파묻힌 군중 속 말의 공해임을 엿 볼 수가 있다.  그러기에 2-3십년 후면 이런 모습이 또 어떤 기상천외의 상황으로 바뀌어 갈지 자못 슬퍼지기도 하는...!


  홀로 있음이 어떤 이에게는 세속적으로 말하는 고독이 아니라, 한 말씀에 귀기울 수 있는 좋은 침묵의 여건이라는 것을...예전 학창시절에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본 마리아 릴케의 한 귀 절이 떠오른다.  "고독하다고요?  하느님과 함께하는 고독이야말로 그것이 참 고독입니다." 

   침묵에서 만이 살아날 수 있는 참 고독의 성사적 의미를 곱씹어 본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타박타박...나의 길

    T 평화와 자비   시간만 나면 워낙 걷기를 좋아하니 이런 생각도 해 본다.   하기사 <안식년>을 지내기로 허락을 받은 올 해엔, 국내 전국 둘레길이며 성지를 걸어서 다녀 볼 작정이니까...^^   지금까지 얼마나 먼 길을 걸었을까...어리짐작 지구의 1...
    Date2016.01.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71
    Read More
  2. No Image

    관악산 둘레길의 사모곡(思母曲)

    T 평화를 빕니다.    최근 쉬는 날, 서울 둘레길 전체를 시간나는대로  걸어 볼 요량이 생겼다.  전체 다 걸을려면 족히 40Km는 된단다.  지난번 천호대교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길로, 사당역에서부터 출발- 왼쪽으로 관악산을 낀 중턱길을 계속 걷는 거였...
    Date2015.12.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627
    Read More
  3. No Image

    작은 인연들이 있어 행복한...!

    T 평화를 빕니다.   며칠 전 세종로 본당 신자들 세 집에서 저녘 식사에 초대를 해주셨다.   한 집에 한 두가지씩 준비해 오신 음식- 조기 구이, 오리고기 수육,...등 -이라선지 더욱 맛갈졌다.  평소 잘 모이는 네 집(마르샤, 카타리나, 효주 아녜스) 중...
    Date2015.12.08 By김맛세오 Reply1 Views1492
    Read More
  4. No Image

    '올리바' 녀석이 벌써 결혼을 하다니...!

    T 평화를 빌며.   오랜 세월 알고 지내는 올리바라는 아이가 지난 주일, 수도원 성당에서 혼인을 하였다.   올리바의 부모님을 알고 지낸지는 -아이 아빠가 영국 Y라는 곳으로 축산과 박사학위를 받으러 내가 공부를 하고있던 Canterbury 근처에 계셨음 ...
    Date2015.12.0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94
    Read More
  5. No Image

    참으로 좋은 침묵의 시간들...!

    T 평화를 빌며...   말, 말, 말...말이 많은 이 세상에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평소 자연적으로 절제된 말의 분위기<침묵> 속에서 지내는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이렇듯 오로지 수도원 현관을 지키는 월요...
    Date2015.11.2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69
    Read More
  6. No Image

    여유로운 삶의 주거 공간

    T 평화를 빕니다.   언뜻 내 삶의 언저리를 눈여겨 보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사실 일반인들의 주택이나 아파트에 비하면 내 방은 코딱지만한 좁은 공간이어서 답답할 듯 싶지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내 삶의 생활 반경을 둘러보면, 여러 형...
    Date2015.10.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15
    Read More
  7. No Image

    작은 정원에서의 사색

    T 평화를 빌며...   작은 정원이라 하지만, 손바닥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서울에서도 중심지에 속한 '정동'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결코 작은 면적은 아닌 것이다.  작다는 표현은 높은 빌딩들이나 넓은 면적들에 비해 그저 작은 한귀퉁이를 차지하고 ...
    Date2015.10.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29
    Read More
  8. No Image

    성인 유해, 유품 이야기

    T 평화와 선   오늘 아침 식탁에서 성인들의 유해, 유품 이야기가 회자되었다.   웬고하니 전례를 맡은 형제들이,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라면서 성광에 모셔놓은 채 갑짜기 제대 앞에 모셔놓았기에...그 귀하신 유해가 어떤 경로로 이곳 수도원에까지 모셔...
    Date2015.09.15 By김맛세오 Reply0 Views1842
    Read More
  9. No Image

    '무지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T 평화와 선   2015년도의 전반기를 반추해 보면, 지난 5월 30일-6월 7일까지의 제주도 올레길 피정이 단연 1위란 생각이 드니 그마만큼 진한 추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제목에서처럼 전혀 무지에서 출발한 것은, 정해진 피정비 단 20만원으로 ...
    Date2015.09.0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674
    Read More
  10. No Image

    어쩔 수 없는 애증(愛憎)의 관계일런가?

    T 평화와 선   평소에 늘 평화와 선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랑과 미움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여 있음을 알게 된다.   수시로 나가보는 정원만 하더라도, 가끔 만나는 한 마리의 노랑 고양이가 있다. 그런데 이 녀...
    Date2015.08.1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83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