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가을 아침에 드리는 기도

 


차가운 냉기가 가슴속을 파고드는 아침,

홍수 같은 애통과 산사태 같은 한,

자신의 허약함을 게시판처럼 바라보는 눈,

이별의 절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흘리는 눈물,

속살을 헤집고 난 숯덩이의 가슴앓이로

새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을 아침기도에 떠 올렸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상처도 깊어간다.

낙엽만 보아도 울컥 솟아나는 슬픔,

추수가 끝난 벌판의 허수아비처럼 외롭고 허전하다.

 

주여 !

나직이 주를 부른다.

그저 부르는 일만으로 족하다.

존재의 근원지에서 길어 올리는 생수가 옥빛 물보라로 높이 서려 오른다.

 

사랑이신 주님 !

사랑을 잃어버린 이들이 겪는 아픔이 비좁은 저의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사랑의 거부와 사랑의 단절,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사랑이라는 환각아래

이기심, 타산, 자만심 같은 충동적인 욕구를 채우려는 마음을

잡풀처럼 키워내고 있는 이들 때문에

목숨을 내건 당신의 사랑을 저들이 배우게 하소서,

 

나를 위해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너를 위해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꿔주실 분은 오직 당신 한 분이십니다.

사랑이 자취를 감춘 이 세상에서

사랑의 불씨에 불을 붙여 영의 충만함으로 배불리실 주님,

먼 산에 찬 서리 가 푸른 잎을 홍엽으로 바꾸듯이

당신의 은총이 저들을 덮어 속살의 추위를 덥혀 주소서.

 

불탈 때만이 사랑을 압니다.

태초에 주신 불씨가 서로 모여 불타는 그 현장에

부활하신 당신의 현존을 알아차립니다.

 

오늘 하루 동안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의 수만큼이나

오늘 하루 당신께서 물 들여 주실 그 색깔만큼이나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랑으로 물들여 주소서.

더운피가 모세혈관까지 산소를 공급하듯

추위를 타는 영혼들이 당신의 은총으로 힘을 얻게 해 주소서.

 

가을꽃을 피워내는 이아침에 간절한 저의 염원도 꽃피게 해 주소서.

 

2015, 10. 17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6 ★ 2018 포르치운쿨라 도보순례 전날 ★ ★2018 포르치운쿨라 도보순례 전날★ 여러분! 많이 기다리셨지요? 등록작업 사정이 좋지 않아 이제사 순례소식을 보내드려 많이 죄송합니다ㆍ 오히려 40도의 불... file 김레오나르도 2018.07.26 1241
735 길에서 길을 만나 길이 되다 길에서 길을 만나 길이 되다   하느님 나라 더불어 누리는 참된 행복   빛이 되는 길 소금이 되는 길 복음 선포의 길   깨끗한 마음으로 기초... 이마르첼리노M 2015.01.05 1246
734 기쁨의 샘 기쁨의 샘   공복의 기쁨 가난이 주는 기쁨 어느 것도 내 것으로 하지 않는 기쁨 돌려드리는 기쁨   보상을 바라지 않는 기쁨 선의 흔적을 지우는... 이마르첼리노M 2017.10.13 1246
733 촛불 앞에서    촛불 앞에서 밤기도 텅빈 성당의 제대 위에 외로운 촛불하나 작은 태양되어 나를 비춘다   빛과 열 그건 생명이다   빛과의 만남 빛과... 이마르첼리노M 2015.09.03 1248
732 신앙인들의 기도는 기적을 만든다 “신앙인들의 기도는 기적을 만든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지난 1월 12일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 미사 강론을 통해 기도는 자비를 잊어버린 굳은 마음을 부... 이종한요한 2016.01.15 1253
731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밤의 끄트머리에서 순결한 새해가 팔을 벌리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 격... 이마르첼리노M 2014.12.31 1258
730 흔적 없는 흔적 흔적 없는 흔적     실패와 결핍은 생명과 사랑의 안내자 부활의 증인되어 실수에 대한 자비로 서로를 채운다.   긍정하는 기쁨은 창조의 도구... 이마르첼리노M 2017.08.14 1270
729 그리움은 사랑을 낳고 (겨울밤의 회상노트) 그리움은 사랑을 낳고 (겨울밤의 회상노트)   1 새날을 알리는 안개 같은 여명 섣달그믐을 사흘 남겨둔 밤 자정을 넘긴 시간에 책상 위에 놓인 십자고... 이마르첼리노M 2016.02.05 1271
728 사랑이 머물다 간 자리 사랑이 머물다간 자리 새벽의 첫 시간 재단 위에 어둠을 밝히는 가장 외로운 촛불 하나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빛으로 누구도 빼앗지 못할 진실로 불탑니다. 서로... 1 이마르첼리노M 2015.02.06 1275
727 ★ 2018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 ★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 주님,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길을 나선 것처럼 일상생활의 습성에 노예처럼 길들여... file 김레오나르도 2018.07.26 1281
726 역설의 대림절 역설의 대림절   대림절은 기다림의 시기 가톨릭교회는 첫 번째 오신 분의 성탄을 기념하고 두 번째 오실 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라고 말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14.12.04 1283
725 충족 충족   행복 채워서 얻으려다 얻지 못하는 것   공허 채울수록 커지는 것   풍요 비울수록 채워지는 것   희망 절망에서 출발해야 얻는... 이마르첼리노M 2016.01.13 1289
724 하느님의 가난 하느님의 가난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 사랑을 배운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는 소유의 흔적이 없다 “상호 이타적이면서 완전한 자기 증여.”   사랑은... 이마르첼리노M 2017.12.09 1290
723 영광 교황님을 만나뵙고 악수하고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것도 영광스러운 일이나 그보다 더  영광스러운 것은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뜻을  실천하였을때가 더 영광... 일어나는불꽃 2014.09.06 1295
722 겨울밤의 사유 겨울밤의 사유   한 자루의 촛불이 불탄다. 은수자의 마음처럼 맑고 투명하다. 촛불 앞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합장하는 것 하나의 손이 다른 손을... 이마르첼리노M 2014.12.16 1298
Board Pagination ‹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03 Next ›
/ 10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