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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위기 말씀은 당신처럼 거룩한 사람이 되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 주 너의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19,2)

그리고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19,18)

 

그리고 복음의 주님은 이웃이 당신인 듯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그러니까 오늘 말씀이 저에게는 이렇게 종합이 되고 요약이 됩니다.

하느님처럼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하느님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하느님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이웃을 자신인양 그리고 더 나아가 주님인양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처럼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처럼 거룩하게 되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거룩하지 않은 겁니다.

아무리 인격이 고고하고 대쪽 같아도 사랑 없이는 거룩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사랑이 애착이나 애욕의 사랑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욕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의 사랑은 종종 이 욕심 때문에 사랑이 변질되는데

이 사랑에서 욕심을 걸러내는 것만큼 하느님처럼 사랑하게 되는 겁니다.

 

하느님처럼 사랑하는 것은 또한 자기인양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하느님 사랑다울수록 나와 남이 같아지고 하나가 됩니다.

물론 같아진다는 것은 다양성을 부정하는 획일이 아니지요.

 

우리는 종종 잘못된 <너와 나의 같아짐>을 원합니다.

네가 나와 같기를 바라기에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너이기를 바라기에 그러지 않을 때 화를 냅니다.

너의 마음이 내 마음과 똑 같기를 바라기에 다를 때 서운합니다.

 

그러나 사랑의 <너와 나의 같아짐>은 반대지요.

너의 고통이 나의 고통과 같은 것이요,

너의 마음과 너의 뜻에 나의 마음과 뜻이 하나 되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너에게 뭘 바라지 않고 너에게 나를 맞추는 겁니다.

 

이것이 너를 나같이 사랑하는 여기애인如己愛人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는 사랑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여기애인이 아니라 여주애인如主愛人입니다.

 

이웃을 하느님과 같이 여기는 사랑이지요.

나와 같이 사랑하는 것보다 한층 높은 차원의 사랑입니다.

적당한 비유는 아니지만 친구간의 사랑을 넘어서는 존경의 사랑이지요.

 

그런데 이웃을 하느님 같이 사랑하기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이 먼저 하느님을 내가 사랑해야 하지요.

내가 나를 진정 사랑해야 이웃을 나와 같이 사랑하는 것처럼

하느님을 진정 사랑해야 이웃을 하느님처럼 사랑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느님을 진정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찌 이웃을 하느님과 같이 사랑하겠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큰 이치를 깨닫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나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나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다 같습니다.

 

나를 진정 사랑하면 하느님도 사랑하고,

하느님을 진정 사랑하면 나도 이웃도 진정 사랑하게 되는 거지요.

각각의 사랑이 다르거나 둘이 아니고

같은 것이고 하나라는 이치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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