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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울로와 프란체스카( 1864)

작가 : 안셀름 포이에르바하 ( Anselm Feuerbach 1829- 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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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지: 독일 뮌헨 Schack 미술관


   지난 210일 재의 수요일에 자비의 해를 선포하신 프란치스코 교종께선 전 세계 사제 천여 명을 로마의 베드로 대성전에 불러 자비의 선교사로 임명하셨다. 자비의 선교사는 사제직의 중요 직무인 고백성사의 집전을 통해 사제가 표현해야 할 중요한 역할인 위로의 역할을 재확인하신 것이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교황청에만 사죄가 유보되어 있던 몇 가지 죄에 대한 사죄권도 수여하셨다.

 

   이 새로운 직분의 임명은 죄인인 하느님 백성을 대하는 교회의 방침과 태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해시기를 끝내고 종교의 자유를 얻은 로마 교회에 가장 큰 어려움은 배교자들의 처리 문제였다.

 

   당시 용서받기도 용서하기도 어려운 큰 죄의 세 가지는 바로 살인과 배교, 간음이었다. 살인의 중죄성은 이해가 가지만 배교와 간음이 살인죄처럼 교회 안에서 용서 받을 수 없는 죄로 정착된 것은 문제였다.

 

  배교와 간음은 인간의 악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약함에서 지킬 것을 지키지 못한 소치이기에 이것을 용서 받을 수 없는 죄로 여기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지만 이런 정서가 교회 공동체 안에 팽배했던 적이 있었고, 다행이 지혜롭고 복음적인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배교나 간음한 사람들도 참회한 이들은 교회로 받아들이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간음죄는 육신을 지닌 인간이 있는 곳에는 어디나 있을 수 있는 죄인데, 여기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단호했다. 간음죄는 빠질 기회가 많은 것이기에 조심하라는 경고성의 표시로 이해될 수 있지만, 두려움을 동반한 일방적인 강조는 하느님 자비에 대한 의문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 단호한 가르침이 문학 작품으로 나타나면서 더 확신을 주게 된 예가 바로 중세기 단테(Dante Alighieri: 1265- 1321)가 쓴 신곡을 통해서였다.

 

   지옥편에서 단테는 로마의 시인 비르질리우스와 지옥을 방문하면서, 자기의 업보로 지옥 불에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는 영혼들을 만나게 되는데, 지옥에 빠진 사람들의 대다수가 바로 성욕을 억제하지 못해 간음죄에 빠진 사람 , 탐식가, 방탕한 사람, 분노한 사람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 대표가 바로 중세에 실존 했던 인물들로서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었고, 이 사건은 중세 이후 교회 안에서 간음죄의 무서운 실상을 설명하며 경고하는 강력한 모델이 되었다.

 

   1275, 이태리 라벤나의 군주의 딸 프란체스카는 당시 상류사회에 너무도 일반적이었던 방법으로 리미니 영주의 아들 말라테스타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헌데 이 신랑은 추남인데다 절름발이였고 성격 자체도 너무도 비뚤어진 인간이어서 도저히 프란체스카와 짝이 되지 않는 처지였으나, 영주인 신랑의 아버지는 며느리 감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 결혼을 성사시킬 목적으로 맞선을 보는 자리에 둘째 아들 파울로를 내보내 결혼을 성사시켰다.

 

   파울로는 수려한 용모에다 인격 역시 세련되고 교양있는 꽃미남이었기에 프란체스카 역시 자연스럽게 사랑을 느끼게 되어 결혼을 약속했다.

 

   결혼식장에도 파울로가 신랑으로 등장해서 성대한 결혼식을 끝냈다. 첫날밤을 치르고 나서야 프란체스카는 추남인 진짜 신랑을 보고 이 결혼의 실상을 알게 되었으나, 교회 안에서 맺어진 결혼은 풀릴 수 없는 엄연한 법임을 알고 있는 프란체스카로서는 어쩔 수 없이 체념하며 살게 되었다.

 

   이런 결혼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형수와 시동생의 관계인 프란체스카와 파울로는 동정에서 우러난 연정에 빠지게 되었다.

 

   부모의 명령에 의한 것이긴 해도 자기 때문에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 형수에 대한 미안하고 안스러운 마음에 자연스럽게 이들 관계는 당시 교회 가르침에 의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되었고 이 사실을 안 남편 말라테스타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이들을 살해하게 되었다.

 

   이 불행한 연인들의 영혼은 당시 교회의 가르침대로 당연히 지옥으로 떨어졌다. 프란체스카와 파울로는 사랑의 이름이라지만 형수와 시동생이라는 관계를 지키지 못한 이들이 받을 죄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좋은 모델로 각색되었다.

 

  우리 불교문화에서도 지옥도는 엄청나게 소름끼치는 곳으로 자주 부각되고 있는데, 단테가 신곡에서 표현한 이들의 참상 역시 만만찮았다.

 

   이들은 지옥의 고통 속에서도 떨어지지 못하고 서로 부둥켜안고 계속 사랑하는 모습으로 고통을 받는 것으로 표현되었으며, 이것은 역사의 흐름 안에서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 주제로 선정되었다.

 

   현실 교회의 가르침 안에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의 상징인 이 주인공들이 예술가들에게는 너무도 순수한 인간으로 보였기에 음산한 교회의 가르침과는 달리 슬프고 비극적인 사랑이라는 낭만의 주제가 될 수 있었다.

 

   작가는 19세기 유럽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한 고전적 낭만주의 작가로서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 한 작품을 여러 점 남겼는데, 그중에 대표가 이 작품이다.

 

  희랍 조각처럼 반듯하고 세련된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서 관람자들에게 인간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순수한 인간애와 세련된 교양의 아름다움으로 초대하고 있다.

 

anselm-friedrich-feuerbach-paolo-and-francesca-crop.jpg


    로뎅은 그의 작품 지옥문입맞춤에서 이들의 비극적인 사랑의 모습을 표현한 반면 작가는 비극적인 처지가 되기 전, 이들 사랑의 행복했던 순간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한 순간은 바로 교회가 만든 염라대왕과 같은 신의 엄청난 분노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파울로와 프란체스카가 다정한 모습으로 앉아 당시 유행하던 연애소설 갈리오트를 읽고 있다. 둘 다 독서를 통해 대단한 교양을 키운 이들은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키스 장면을 읽으면서 격정을 이기지 못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음으로서 지옥편의 주인공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단테는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는 교훈적인 차원에서 이 사실을 신곡 안에 남김으로서 교회의 어떤 가르침 못지않게 막강한 힘을 행사할 수 있었다.

 

   단테는 자기의 이런 표현이 인간적 상상이 아니라 하느님 섭리의 표현이라고 말했지만, 그 후의 여러 예술가들은 이것을 단테와 다른 시각에서 표현함으로서 신곡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이 매몰되기 쉬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라는 차원이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인도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두 인물에게는 어떤 추함이나 이지러진 모습을 발견할 수 없고 너무도 반듯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이들의 약함에서 저지른 죄가 단테가 신곡에서 표현한 것처럼 하느님의 자비로 부터도 멀어지게 만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여러 작가들은 이 주제를 다루면서 단테의 신곡에서 표현되는 것 보다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라는 관점을 더 강조했기에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약함 때문에 저지른 잘못이 결코 하느님의 자비와 절연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성화라고 할 때, 성서내용의 표현이 아니면 성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우리는 이런 편협한 사고에서 해방되어 오늘 우리 현실을 통해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를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승화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것으로 현대를 살고 있는 크리스천들이 시대착오적인 답답함에서 해방되어 시원한 삶의 태도로 이웃 사람들에게 신앙의 신선함을 증거하는 매력을 줄 수 있는 감동적인 존재로 변신하게 만들 수 있다.

 

   현대 여러 교종들, 바울로 6, 요한 바울로 2, 베네딕도 16세 교종님들은 하나같이 현대 예술에 나타나고 있는 예언적인 기능을 높이 평가하시고 신자들에게 전통적인 성화와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인을 매료시킬 수 있는 폭넓은 영적인 안목을 표현할 수 있는 심미안을 키울 것을 요청하셨다.

 

   바울로 6세 교종께서는 1973년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현대 화가는 어느 면에서 현대인의 예언자이며 시인입니다. 현대인의 사고 방식, 현대 사회를 가리켜 보이는 예언자이며 시인입니다.”

 

   “우리는 미술가의 영혼에서 현대 혼을 판독하고 싶어 합니다. 본인이 인식하든 못하든 미술가는 현대혼의 해석자이며 현대 혼을 보여주는 예민한 거울입니다. 더욱이 천성이 종교적인 인간의 영혼에, 때로는 처녀 같은 순결을 담고 있고 때로는 놀라운 활력을 띠고 있는 참된 소리가 울려퍼지게 합니다. 때로는 음탕하고 신을 모독할 만큼 불경스러운 파탄 속에서도 하나의 놀라운 능력, 본연의 인간적인 것, 종교적인 것, 신적인 것 그리스도교적인 것을 표현하는 능력이 존재합니다.”

 

   작가는 이미 한 세기 훨씬 이전 바울로 6세 교종님의 가르침을 알아듣고 지옥에 음침한 고통 속에 있던 파울로와 프란체스카를 끌어내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의 빛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도록 배려했다.

 

   작가는 교회가 선의이긴 해도 경직된 가르침 속에만 안주하고 있을 때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참으로 신선하고 감동적으로 표현했다.

 

   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해선 세상 안에서 복음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세상과 높은 담을 쌓아 자기도취에 빠지는 종교는 이제 더 이상 매력이 없다.

 

   이 작품과 같은 시도는 교회 안에 고착되어 있는 많은 편협한 편견들과 곰팡이를 제거함으로써 현대인들에게 가톨릭 신앙의 신선한 매력에 빨려들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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