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3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그런 눈이 내릴 때면, 으례히 어린시절 어느 해인가 성탄 무렵에 엄청 눈이 많이 내려, 온 누리가

온통 은백색으로 변해 환희에 찼던 기억이 새로워집니다.  그리고 그런 좋은 추억에 대한 유별난 기억력에 스스로 감탄을 금치 못하곤 합니다.


  그렇듯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며 또한 나와 주변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또한, 그러기에

어쩌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좋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과연 행복한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이르던 늦던 제대로 참회하며 하느님을 올곧이 추구하는 사람 만이 행복할 수 있을진저...세상과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와 평온의 삶을 영위하는 존재일껍니다.  평소에 그 어떤 것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는 자유로운 영혼 말입니다.  

  따는 일생을 지내 온 나의 존재 자체가 기적이요, 누군가의 엄마 아빠라는 부모로서, 금쪽같은 아이들로서, 남편이나 아내로서, 어엿한 직장인으로서, 동료나 친구 학교 동창으로서, 저같은 수도자로서...각자 처해진 자리에 덤으로 이렇듯 아름다운 세상에 던져진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랍니까!


  인왕산에 올랐을 적에, 벌써 2주 전쯤엔가 햇볕 따사한 양지녘에 첫 봄꽃이 피어 반갑고 소중한 나머지 카메라 앵글에 고이 담아 두었습니다.  이후로 몇 차례 영하의 꽃샘 추위에도 인고의 생명줄을 놓지않는 여리고 여린 작은 존재가 감탄 그 자체였습니다.

  하기사 어느 해인가 3월에도 춘설이 분분하여 못내 가슴을 졸이게 했던 끈질긴 생명!  산 자락에 역시 홍매화, 흰매화 꽃봉오리가 봄을 향한 여정 채비에 벙그러질 듯 하는 모습에도 제 가슴이 뛰었고 마냥 설레었답니다.  이렇게 어김없이 2016년의 봄이 살곰살곰 오는 게지요.  어디 매화 뿐이 겠습니까?  가는 생명 가지 마다에 눈에 띄게 물이 오르는 양은, 매년 대하는 봄이건만 그에 감탄을 놓칠 수 없었으니까요.


  며칠 전 어는 형제의 배려와 사랑으로 '윤동주 시인'에 관한 필름을 보았습니다.

  마치 일제라는 지독한 꽃샘 추위의 압박에 피어나지 못하고 급기야는 스러져버리고 만 시인의 생애를 담은 슬픔이 절절한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한 줄기 스쳐가는 바람 결에도 고통을 느낀..." 그런 귀절들을 그저 감상적인 싯귀로만 잘못 알았던...! 


  그렇습니다. 때로는 세상 삶이 녹녹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내 존재의 끈을 섬세하게 엮어 놓는다면, 어느 한 순간 이 세상에 던져졌지만 유일무이한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직 차가운 봄바람이어도, 온통 세상엔 어쩔 수 없이 따스한 봄기운이 돌 겁니다.  


  특별히 사순시기가 아니더라도,

  매 순간순간이 나를 돌아 볼 수 있고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는 소중한 지금입니다

  • Alice 2016.02.29 17:5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제가 생각했던 화두를 만나 반성하고 또 기도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 작은 이모의 생신 T평화와 선   "이모, 오늘 생신 축하드리구요, 무슨 약속 있으셔요?  없으심 제가 점심 사드릴테니, 이모 집 가까운 곳으로 나오실래요?"   사실 큰 이모가... 김맛세오 2017.12.30 1552
127 포르치운쿨라 행진 1일째 소식 나눔 포르치운쿨라 도보 순례단! 각 지방에서 모인 형제 자매들 20명(ofm4명포함)은 순례의 첫 시작을 팽목항에서 하기로 했다 슬픈 팽목항... 아이들... file 홈지기 2015.07.21 1551
»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 T 평화와 자비   사순시기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2월의 끝자락인 어제, 함박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지요.  아쉽게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 1 김맛세오 2016.02.29 1539
125 수리산 다람쥐 T 평화와 선   오래 전, 그러니까 한 20년 정도는 되었을 겁니다. 그 시절에는 쉬는 날이면 서울에서 가깝고도 먼 산을 얼마나 많이 찾아 등산을 했었는지...!... 김맛세오 2014.12.02 1535
124 존경하올 '한'수녀님 T 평화와 자비   한수녀님과 재회한 것은, 오랜 세월 소식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재작년 어느날 수녀님이 내게 소식 쪽지를 보내신 것이다.  함께 공부한지 ... 김맛세오 2016.01.25 1533
123 당당한 시니어 인생 T 평화와 자비   "형제님, 상암 올림픽 경기장으로 썰매타러 안가실래요?"   "어허, 맛세오 형제, 아직도 애들이네...난, 그런 곳에 안가!"   작년 겨울에... 김맛세오 2016.03.22 1526
122 '만주벌판....'과는 전혀 다른 좋은 추억들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들 하시느라 어려웠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잊혀졌던 그 반대의 옛 일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김맛세오 2015.03.09 1524
121 내 인생의 소중한 인연들 T 온 누리에 평화   아마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나 하는 일에 있어서 많이 회자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연(因緣)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애초에 불교에... 김맛세오 2014.12.16 1520
120 매일이 어제만 같아라! T 평화를 빌며.   어제는 참으로 기분 짱인 날이었습니다. 대전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서 우리 형제들 3명(사제2/ 부제1)이 서품을 받았거던요.   원래 저는 ... 김맛세오 2015.01.13 1519
119 올레길에서의 바닷 '게'와 정원에서 만난 '족제비' T 평화와 선     "얘(게)야, 어디라고 겁도 없이 땡볕에 여기 나와 있는 거니?"     해녀 아줌마, 할머니들과 헤어진 직후 화순이라는 마을을 향해 땡볕 속 ... 2 김맛세오 2015.07.05 151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