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658 추천 수 2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되어서 다른 사람을 찍어 누르고 죽이기까지 할 수 있을까?

특히 정치판을 보면 노골적으로 다른 사람을 찍어내고 죽이기까지 하지요.

 

저는 군 생활을 하사로 했는데 고참 하사로부터 괴롭힘을 많이 당했습니다.

분대장인 제가 부하병사들에게 욕도 안 하고 때리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저보다 나이 많은 병사에게는 존댓말까지 한다고 저를 괴롭힌 것이었지요.

 

그런데 군기를 못 잡는다고 제가 6개월 넘게 그렇게 괴롭힘을 당해도

수도원에서 있다가 간 사람이어선지 제가 괴롭힘 당하는 것이 마음 편하지

병사들에게 괜히 욕지거리 하고 군기를 빙자하여 괴롭힐 수 없었습니다.

 

제 자랑 같지만 그 덕분에 제가 13 개월 만에 내무반장이 된 후

저희 부대는 구타가 거의 없었고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은 다 아는,

하사와 병들 간의 갈등과 불화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내가 져주고 죽어주면 이렇게 사랑이 오가고 평화가 넘치는데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 이런 얘기는 너무 낭만적인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에게는 이 사랑과 평화의 길이 보이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동물이 학대받는 것도 마음 아파하는데

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무자비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오늘 지혜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선이 하나도 없고 악만 가득한 사람,

악도 한 두 해가 아니라 수십 년 그 사람 안에서 숙성이 되고,

악에 관성이 붙으면 악은 독해지고 사람은 악독해지게 되지요.

 

그래서 그런 사람은 더할 수 없이 악독하게 되어 자기를 위한 선만 있고,

남을 위해서는 아무런 선도 없고 악만 있게 되는 것이며,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오직 죽여야 할 것만 보이는 것입니다.

악독惡毒한 것은 악한 것 이상으로 악에 독이 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앞에서 군 생활할 때는 욕도 때리지도 못하던 사람이었다고 했는데

제대하고 수련할 때는 닭도 잡고 부활 때는 어린양도 잡아야 했습니다.

처음 닭을 잡을 때 죽이기는 해야 하고 그러나 너무 겁이 나고 두려워

술을 먹고 잡았는데 맨 정신으로는 독기가 가득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여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 있어야지 다른 생각이 있으면 못 죽이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계속 잡다 보니 닭을 잡을 때 두려움이 점차 없어지고

죽일 때는 죽여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가득 차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악독해 질 수 있음을.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악독하거나 무자비하지 않아도 남을 제거하곤 합니다.

참 어처구니없게도 우리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제거하려 하지요.

마음에 들지 않는 도자기를 도기공이 깨버리듯,

시들어 보기 싫어진 꽃을 쓰레기통에 버리듯,

사람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제거하려고 합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죽이기까지 하는 제거는 하지 않겠지만

눈에서 사라지게 하거나 관심을 꺼버리는 것과 같은 제거는 흔히 하지요.

 

저도 성당에서 종종 이런 유혹을 느낍니다.

성당에서 기도할 때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거나

신경 쓰이게 하는 형제를 보면 마음이 자꾸 그리로 가

그 형제에 대한 관심을 아예 끄거나 그 형제를 제켜놓고

하느님과만 대면하고픈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럴 때마다 이것은 유혹이라고 하며 물리칩니다.

닭을 계속 잡다보면 죽이는 것이 그렇게 떨리지 않게 되듯

우리가 다른 사람을 내 안에서 몰아내고 관심을 꺼버릇하면

점점 무관심의 살인을 해도 마음 괴롭지 않고 편안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악독하지는 않아도 무관심의 살인이 편한 나는 아닌지

성찰하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5Mar

    사순 5주 화요일-어느 형제의 강론

    평화를 빕니다.   작년에 학교에서 구약입문을 배우며 앤더슨의 구약성서의 이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세 권으로 이루어진 내용 가운데 한권을 탈출기에 할애하고 있을 만큼 모세와 히브리인들의의 탈출사건은 구약 전체를 꿰뚫고 있으며 이스라...
    Date2016.03.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620
    Read More
  2. No Image 15Mar

    사순 5주 화요일-욕심을 신심으로 바꾸시는 하느님

    “길을 가는 동안에 백성들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서 백성은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였다.”   오늘 우리가 들은 민수기는 조급함에 대해서 성찰케 합니다. 조급함은 죄일까? 아니면 그저 성격일 뿐일까? 조급한 성격이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그저 ...
    Date2016.03.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10
    Read More
  3. No Image 14Mar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빛이 있어야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생각을 반영하듯 항세기의 창조 이야기에서  다른 모든 생명체의 창조에 아서 빛의 창조가 먼저 이루어집니다.  즉 생명을 위해서는 빛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빛은 그저 마냥 ...
    Date2016.03.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17
    Read More
  4. No Image 14Mar

    사순 5주 월요일-할 말이 없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이 세상의 빛이라고 하십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그런데 주님이 세상의 빛이시라는 이 말씀을 세상을 어둡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밝게 하는 존재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천상을 비추는 빛이 아니라 세상을 비추는 빛...
    Date2016.03.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51
    Read More
  5. No Image 13Mar

    사순 제5주일

     성경은 여러 곳에서 간음과 우상 숭배를 함께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호세야서는 우상 숭배를 간음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을 놓고 볼 때,  간음은 부부간의 순수한 관계를 깨뜨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하느님과의 순수한 관계를 깨뜨...
    Date2016.03.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19
    Read More
  6. No Image 13Mar

    사순 제 5 주일-나든 남이든 단죄하지 마라!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오늘 복음에서 하신 주님의 마지막 말씀은 세 가지입니다.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 <가거라.> <다시는 죄짓지 마라.>   이 세 말씀에 사람들은 다르게 방점을 찍을 것...
    Date2016.03.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43
    Read More
  7. No Image 12Mar

    사순 4주 토요일-성경도 하느님을 가둘 수 없다.

    “성경을 연구해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   확신범確信犯 도덕이나 종교, 정치적인 신념이 결정적인 동기가 되어 행하여지는 범죄. 또는 그런 죄를 저지른 사람.   이것이 확신범에 대한 사전의 정의인데 저는 오늘 복음을 읽으면...
    Date2016.03.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0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81 882 883 884 885 886 887 888 889 890 ... 1368 Next ›
/ 136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