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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2008.02.19 18:53

[re] 치맛 바람

조회 수 1561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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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우리 어머니가 학교에 오는 것이 싫었다.

왜냐하면 다른 어머니에 비해 연세가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어머니들은 젊고 예쁜데

나는 8남매중 6째라 어머니와는 띠동갑이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도 평생 나의 학교생활 등에 함께 하시지 않았다.



학교생활 동안

항상 소위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잘 난 엄마들이 있었다.

그들의 공로(?)는 사실 많은 영향력을 미쳤고

자식들이 잘 되는데 큰 힘을 보탰다고 증언할 수 있다.



그런데 치맛바람에도 질이 있더라.

정말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에

모든 친구들까지 좋아하고 학교 선생님이나 학교를 위해

사심없이 봉사하는 그런 치맛바람도 있고,

어설프게 능력도 되지 않는 자식을 어찌 높이 올려볼 심산으로

물질공세로 일관하는 그런 치맛바람도 있더라.



전자의 경우는 정말 자식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었고,

후자의 경우는 자식을 정말 제대로 망가뜨리는데 공헌하더라.



오늘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살로메도

소위 치맛바람을 행사한다.

예수님에게 소위 청탁을 한다.

내 자식들 잘 부탁한다고...

좌청룡 우백호로 삼아달라고...



이 소리에

동료제자들은 뿔따구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설픈 치맛바람은 자칫 예수님의 제자공동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뻔하였다.

스승 예수의 대처는 쌈빡하였다.

다른 제자들도 들으라는 양,

좌청룡 우백호의 자리는

누가 이 고난의 잔을 마시냐에 달려있다고 선언하신다.

누가 더 희생하고 섬기냐에 달려있다고 선언하신다.



좌청룡 우백호가 되려고 덤비지 말고

꼴찌가 되도록 오히려 힘쓰라 하신다.



우리도 가끔 살로메처럼

예수님께 청탁을 드리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우리 자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잘 되게 해 주십시오.

우리 남편을 위해 기도합니다. 잘 되게 해 주십시오.

우리 형제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이러한 우리에게 예수님은 뭐라고 하실까?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니,

너는 그 때문에 더 희생하고 더 사랑하여라.

더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고 베풀어라.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요?



사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모두 다 알고 계신다.

다만 우리의 희생과 봉사,

우리의 섬김과 겸손을 필요로 하실 따름이다.



님이여,

그대가 바라는 청이 크면 클수록

청탁만 하지말고

더 겸손하게 희생하고 봉사하도록 합시다!



사순절은

우리에게 더 청탁성 기도를 하라고 하기보다는

그분이 부활의 기적을 이루시도록

그 밑거름이 되어달라고,

<그분의 남은 고난>을 채워달라고

그렇게 부탁하네요.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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