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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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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쪽 동네로 가거라. 그곳에 들어가면 아직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을 풀어 끌고 오너라.”

 

저는 어린 나귀여서 몰랐습니다.

나귀란 등에 뭔가를 태워야 할 존재라는 것을 진정 몰랐습니다.

 

저는 어린 나귀여서 맘껏 뛰놀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기만 좋아했지

짐을 지거나 사람을 태워야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또 저는 어린 나귀여서 힘도 없고

누구를 한 번도 태워본 적이 없어서 누구를 태울 기술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나귀여서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 것이 운명이고,

사람을 태워야 하는 것이 운명임을 오래지 않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누가 와서 저를 끌고 갔고 저는 생전 처음 사람을 등에 태웠는데

그분은 나를 타고 예루살렘 성읍을 입성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별로 볼 것도 없고, 사람도 많지 않은 시골에서 살던 제게

예루살렘 풍경은 이것저것 못 보던 것들이 많아 매우 낯설었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많아 정신이 없었는데 왠지 그날은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와 소리소리 지르며 우리 일행을 환영하는 거였습니다.

 

소리를 들어보니 제가 태운 분이 보통 분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환호성을 지른 것이 아니라

제가 태운 분이 대단한 분이어서 소리를 지르고 환영을 했던 거였는데

저는 정말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인지를 몰랐습니다.

 

진정 제가 주님을 태운 것이었습니다.

아무 짐도 지고 싶지 않았던 제가,

아무도 태워본 적 없던 제가 처음 누굴 태웠는데 그분이 주님이었던 겁니다.

 

두 가지 감정이 같이 있었습니다.

제가 주님을 태웠다는 우쭐하는 마음도 있었고,

자랑스러운 마음과 더불어 감사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주님이 다른 훌륭한 말들도 있고,

수없이 많은 사람을 태웠던 노련한 나귀들도 있는데

그들을 놔두고 저를 선택하신 것이 너무 과분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님께 왜 저를 뽑으셨는지 여쭈었습니다.

주님, 훌륭한 말과 어른 나귀들도 많았는데

그런 것들은 다 제쳐놓고 하필이면 왜 어리고 약한 저를 뽑으셨습니까?’

 

그러자 나는 지금 죽으러 가는 것이기에

거기에는 멋진 말이 필요치 않고 너 같이 힘없는 나귀가 제격이야.’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거였습니다.

 

멋진 말은 세상 임금이나 귀한 사람들이 타는 것이고,

곧 죽으실 주님께는 제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님께서 비참하게 죽으실 거라는 것이 너무 충격이었고,

제가 그런 현장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도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힘도 경험도 없어서 짐을 지거나 누굴 태운다는 것이 너무 버거운 저이지만

저는 버거운 짐을 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누구를 태우는 것도 아닌

주님을 등에 업고 다니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난의 현장엔 정말 비실한 제가 제격입니다.

 

저는 힘이 없고 경험도 없기에 권력을 등에 업을 수는 없고,

비틀거리면서 주님을 업고 다닙니다.

저는 비틀거리지만 그래도 저는 주님을 업은 사람인 겁니다.

 

이것이 저의 자랑이고,

이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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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석문가롤로 2016.03.21 23:50:44
    정말 잘하고 굳셈이 있고 지혜가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저 같이 잘삐치고
    너무 나약하고
    굳셈이란 찾을수도 없고
    끈기라곤 한톨도 없는
    저를 왜 여기로 끌어다 놓으셨나요 ,~♡~♡~♡~♡
  • 정지용정지용 2016.03.20 08:28:23
    깊이 묵상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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