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10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하느님께서 당신 종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에 대해 야훼의 종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당신 종을 통해 당신 영광이 드러날 거라고 하시는데

그러나 종의 현재 상태와 심정은 이것과 너무나 거리가 멀어

허사, 헛고생, 헛힘 등의 언사에서 볼 수 있듯 아무런 보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뭔 일을 하였고 어떻게 됐기에 이런 말을 토해내고 있는 걸까요?

어제의 야훼의 종은 지치지도 않고 기도 꺾이지 않는 종의 모습이었는데

오늘의 야훼의 종은 그와 정반대라는 것입니까?

 

그런 면이 없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으로 치면 제자들 양성에서 실패를 하셨습니다.

온갖 정성을 다 기울여 농사를 지었는데 다 자라서 망치듯,

내거라고는 하나도 없이 모든 것을 다 자식을 위해 했는데

그 자식농사가 망치듯 제자 농사를 망쳐버린 것입니다.

 

3년을 데리고 다니며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말로 가르치고

삶과 행동으로 가르쳤는데도 예루살렘에 입성을 하고 보니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은 이빨도 안 먹힌 것이 드러났지요.

예루살렘에 들어가 주님께서 권력을 잡게 되면

그때 한 자리 차지할 생각만 하였고 유다는 주님을 배반합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수없이 체험하지요.

아마 살아온 만큼 이런 체험을 누구나 할 거고, 저도 그런 체험을 했습니다.

지금 저는 성북동 통합 양성 공동체에서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 유기 서원 형제들이 다 저에게 수련을 받은 형제들이지요.

그런데 수련기 때 제가 그렇게 강조했고 그때는 알아들은 것 같았는데

지금 보면 하나도 먹혀들지 않고 바뀐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 욕심만큼 바뀐 것이 아닐 뿐이지요.

그리고 몇 십 년 산 것이 어떻게 1, 2년만에 바뀔 수 있겠습니까?

저는 44년째인데 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이 모양이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어찌?

 

이런 면에서 우리의 허무감은 욕심의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야훼의 종의 허무감도 같은 것이고,

예수께서 오늘 마음이 산란하다 하심도 같은 것일까요?

 

욕심의 허무감이 아니고 사랑의 허무감이겠지요.

나의 사랑이 제자들에게 사랑으로 전달되지 않고

그래서 그들이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 허무감,

다시 말해서 결실 없음의 허무감 말입니다.

 

그런데 사랑의 허무감도 사랑의 정도에 따라 허무감의 결이 다르지요.

나의 사랑이 열매 맺기를 바라는 자기만족의 불순물이 있으면 있는 그만큼

나의 사랑이 헛것이 된 것에 대한 분노의 허무감이 남게 되지만

불순물이 없으면 없을수록 그가 사랑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허무감이 남게 될 것입니다.

 

햇빛은 누가 자기 빛을 쬐지 않는다고 화를 내지 않고,

자기 빛을 쬐지 않아 스스로 어둠의 징벌을 받음을 안타까워할 것이고,

엄마의 사랑은 자기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지 않는다고 화내지 않고

먹지 않아서 배곯고 몸 상하는 것을 걱정하며 안타까워할 것입니다.

 

주님은 자기생전에는 당신 사랑의 결실을 아무 것도 보지 못하시고,

제자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중에서도 유다는

배반의 죄를 짓게 될 것을 미리 보시고 마음이 심란하십니다.

그러나 당신이 못한 것을 하느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믿으셨을 겁니다.

 

저는 오늘 몇 시간 후면 중국 가는 비행기를 탑니다.

중국말을 못하시는 조선족 동포들 공소를 방문하며

그분들에게 판공성사도 주고 성주간, 부활절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섭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중국에서의 선교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인데,

제가 북한선교를 할 때도 그렇고 러시아나 중국 선교를 추진할 때

유혹과 갈등이 늘 한 편에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환영하는 아프리카나 다른 아시아 지역의 선교를 놔두고

왜 아무런 성과도 얻기 힘든 곳을 굳이 선교하려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평양에 세운 평화 봉사소는 우리 정부의 방북불허로

벌써 8년 동안 방북을 하지 못한 채 운영이 되고 있고,

중국선교라는 것도 이렇다 할 결실이 없습니다.

 

그러니 결실을 보고 선교를 한다면

북한이나 중국 선교는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시작을 하였다 해도 중도포기를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으로 선교를 하는 것이고,

그래서 결실을 우리 눈으로 보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제가 지금 결실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주님께서 어떤 식으로든 이루시리라 믿고 선교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저에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내가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6.03.22 05:03:35
    29일까지 강론을 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곳 인터넷 사정이 어떤지 몰라서요. 성주간 잘 보내시고, 부활 대축일 정말로 기쁘고 즐겁게 맞이하시기를 빕니다.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Jun

    연중 11주 토요일-이중의 사랑과 이중의 믿음

    “그러므로 내일 걱정을 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주님께서 내일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내일 걱정을 하지 말라는 것의 뜻은 무엇인가요? 주님께서는 왜 내일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하신 걸까요?   사람은 미래지향적으로 살...
    Date2016.06.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21
    Read More
  2. No Image 17Jun

    연중 11주 금요일-나에게 보물은? 있는가? 무엇인가?

    “너희는 보물을 하늘에 쌓아라.”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보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뜬금없이 ‘나에게 보물이 있나?’ ‘하늘에 쌓을 보물이 도대체 뭐지?’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에게 보물...
    Date2016.06.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05
    Read More
  3. No Image 16Jun

    연중 11주 목요일-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뜻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그리고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라는 기도를 바칠 때 저는 종종 여러 가지 형태로 바꿔 기도하곤 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제 안에서...
    Date2016.06.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028
    Read More
  4. No Image 15Jun

    연중 11주 수요일-사랑할 때는 사랑만

    “네가 자선을 할 때에는 네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 위선에 대해서 말씀하시니 오늘도 제 얘기를 하겠습니다. 다른 누구의 위선이 아니라 저의 위선을 얘기해야 하기 때문입...
    Date2016.06.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54
    Read More
  5. No Image 14Jun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다른 사람의 잘못은 비교적 쉽게 용서해 주면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러한 자신의 모습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때...
    Date2016.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81
    Read More
  6. No Image 14Jun

    연중 11주 화요일-이 내 원수와 오 내 사랑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오늘 열왕기 아합 왕의 말이 눈에 콕 들어옵니다. “이 내 원수. 또 나를 찾아왔소?”라는 말말입니다. 엘리아 예언자가 그에게는 원수가 되었습니다.   예언자라면 ...
    Date2016.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13
    Read More
  7. No Image 13Jun

    연중 11주 월요일-분노에 지지말라.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늘 주님께서는 이런 어법을 쓰십니다. ‘너희는 이러이러한 말을 들었지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과거 누가 어떻게 말했건 당신...
    Date2016.06.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79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19 820 821 822 823 824 825 826 827 828 ... 1321 Next ›
/ 13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