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21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하느님께서 당신 종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에 대해 야훼의 종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당신 종을 통해 당신 영광이 드러날 거라고 하시는데

그러나 종의 현재 상태와 심정은 이것과 너무나 거리가 멀어

허사, 헛고생, 헛힘 등의 언사에서 볼 수 있듯 아무런 보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뭔 일을 하였고 어떻게 됐기에 이런 말을 토해내고 있는 걸까요?

어제의 야훼의 종은 지치지도 않고 기도 꺾이지 않는 종의 모습이었는데

오늘의 야훼의 종은 그와 정반대라는 것입니까?

 

그런 면이 없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으로 치면 제자들 양성에서 실패를 하셨습니다.

온갖 정성을 다 기울여 농사를 지었는데 다 자라서 망치듯,

내거라고는 하나도 없이 모든 것을 다 자식을 위해 했는데

그 자식농사가 망치듯 제자 농사를 망쳐버린 것입니다.

 

3년을 데리고 다니며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말로 가르치고

삶과 행동으로 가르쳤는데도 예루살렘에 입성을 하고 보니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은 이빨도 안 먹힌 것이 드러났지요.

예루살렘에 들어가 주님께서 권력을 잡게 되면

그때 한 자리 차지할 생각만 하였고 유다는 주님을 배반합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수없이 체험하지요.

아마 살아온 만큼 이런 체험을 누구나 할 거고, 저도 그런 체험을 했습니다.

지금 저는 성북동 통합 양성 공동체에서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 유기 서원 형제들이 다 저에게 수련을 받은 형제들이지요.

그런데 수련기 때 제가 그렇게 강조했고 그때는 알아들은 것 같았는데

지금 보면 하나도 먹혀들지 않고 바뀐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 욕심만큼 바뀐 것이 아닐 뿐이지요.

그리고 몇 십 년 산 것이 어떻게 1, 2년만에 바뀔 수 있겠습니까?

저는 44년째인데 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이 모양이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어찌?

 

이런 면에서 우리의 허무감은 욕심의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야훼의 종의 허무감도 같은 것이고,

예수께서 오늘 마음이 산란하다 하심도 같은 것일까요?

 

욕심의 허무감이 아니고 사랑의 허무감이겠지요.

나의 사랑이 제자들에게 사랑으로 전달되지 않고

그래서 그들이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 허무감,

다시 말해서 결실 없음의 허무감 말입니다.

 

그런데 사랑의 허무감도 사랑의 정도에 따라 허무감의 결이 다르지요.

나의 사랑이 열매 맺기를 바라는 자기만족의 불순물이 있으면 있는 그만큼

나의 사랑이 헛것이 된 것에 대한 분노의 허무감이 남게 되지만

불순물이 없으면 없을수록 그가 사랑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허무감이 남게 될 것입니다.

 

햇빛은 누가 자기 빛을 쬐지 않는다고 화를 내지 않고,

자기 빛을 쬐지 않아 스스로 어둠의 징벌을 받음을 안타까워할 것이고,

엄마의 사랑은 자기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지 않는다고 화내지 않고

먹지 않아서 배곯고 몸 상하는 것을 걱정하며 안타까워할 것입니다.

 

주님은 자기생전에는 당신 사랑의 결실을 아무 것도 보지 못하시고,

제자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중에서도 유다는

배반의 죄를 짓게 될 것을 미리 보시고 마음이 심란하십니다.

그러나 당신이 못한 것을 하느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믿으셨을 겁니다.

 

저는 오늘 몇 시간 후면 중국 가는 비행기를 탑니다.

중국말을 못하시는 조선족 동포들 공소를 방문하며

그분들에게 판공성사도 주고 성주간, 부활절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섭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중국에서의 선교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인데,

제가 북한선교를 할 때도 그렇고 러시아나 중국 선교를 추진할 때

유혹과 갈등이 늘 한 편에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환영하는 아프리카나 다른 아시아 지역의 선교를 놔두고

왜 아무런 성과도 얻기 힘든 곳을 굳이 선교하려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평양에 세운 평화 봉사소는 우리 정부의 방북불허로

벌써 8년 동안 방북을 하지 못한 채 운영이 되고 있고,

중국선교라는 것도 이렇다 할 결실이 없습니다.

 

그러니 결실을 보고 선교를 한다면

북한이나 중국 선교는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시작을 하였다 해도 중도포기를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으로 선교를 하는 것이고,

그래서 결실을 우리 눈으로 보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제가 지금 결실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주님께서 어떤 식으로든 이루시리라 믿고 선교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저에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내가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6.03.22 05:03:35
    29일까지 강론을 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곳 인터넷 사정이 어떤지 몰라서요. 성주간 잘 보내시고, 부활 대축일 정말로 기쁘고 즐겁게 맞이하시기를 빕니다.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4Sep

    성 십자가 현양 축일-뱀이 되신 주님을

    “너는 불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게 될 것이다.”   “모세가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믿는 사람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
    Date2016.09.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12
    Read More
  2. No Image 13Sep

    연중 24주 화요일-어느 형제의 강론

    T.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인이라는 고을에 가시어 죽은 이를 살리십니다. 그는 과부의 외아들이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는 노예가 병들어 죽게 된 백인대장이 유다인의 원로들을 보내어 자기 노예를 살려 주십사고 청합니다. ‘간곡...
    Date2016.09.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676
    Read More
  3. No Image 13Sep

    연중 24주 화요일- 병의 치유가 곧 구원은 아니다.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그 과부와 함께 가고 있었다.”   오늘 복음의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인이라는 마을에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지어 들어가십니다. 헌데 맞은편에서 외아들이 죽은 과부가 마을 사람과 무리를 지어...
    Date2016.09.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82
    Read More
  4. No Image 12Sep

    연중 24주 월요일-우리도 백인대장이 되어.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이방인 백인대장은 예수님을 졸라 종을 치유코자 하지만 직접 찾아...
    Date2016.09.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62
    Read More
  5. No Image 11Sep

    연중 제 24 주일-사랑은 죄 때문에 자비가 되고, 자비는 죄 때문에 드러난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나는 죄인들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음식을 한 번에 꿀꺽 삼키지 않고 찬찬히 씹어 삼키듯 은근한 녹차를 한숨에 들이키지 ...
    Date2016.09.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70
    Read More
  6. No Image 10Sep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사랑하는 사람의 말은 귀여겨 듣고 싶고,  그가 원하지 않아도 그것을 따르고  행동으로 옮기고 싶습니다.  그것은 결코 어려움으로 다가오지 않고  나에게 있어서 기쁨이 됩니다.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더 알고 싶고,  그 어떤 어려움이 ...
    Date2016.09.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89
    Read More
  7. No Image 10Sep

    연중 23주 토요일-나의 곳간은 지금 무엇으로 가득 차 있을까?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 맺지 않고,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 맺지 않는다.”   오늘 주님께서는 나무에 우리 인간을 비유하시면서 좋은 나무 무화과와 나쁜 나무 가시나무 얘기를 하십니다. 그러니까 좋은 나무는 열매, 그것도 좋은 열매를 맺는 나무이고, ...
    Date2016.09.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9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35 836 837 838 839 840 841 842 843 844 ... 1355 Next ›
/ 135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