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6.03.22 20:41

당당한 시니어 인생

조회 수 1526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자비


  "형제님, 상암 올림픽 경기장으로 썰매타러 안가실래요?"

  "어허, 맛세오 형제, 아직도 애들이네...난, 그런 곳에 안가!"


  작년 겨울에 있었던, 어느 선배 형제님과의 전화 통화 내용이다.  아마도 그리 대답하신 것은, 나이가 몇인데 애들처럼 썰매를 타려 하는고? 하는 약간의 비꼼이 섞여있는 대답이자, 혹은 그런 취미가 전혀 없으셨던 거다. 

  그 선배는 70고개를 갓 넘으신, 그래도 무슨 일에든 열정적으로 살아가시는 존경할 만한 분이시다.  그런데 가끔 만나면서, '시니어 패스' 이야기가 나오자, 당신은 그런 거 필요없어 지하철도 요금을 내고 타신단다.  "내가 쓸 만한 돈이 있는데, 왜 공짜로 타야 하는가?"라는 게 그 분의 당당한 논리인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만나면 식사대접도 의례히 당신 쪽에서 해 주시니, 내가 돈을 낸다해도 막무가내로 거절이시다.  

  어쨌든 나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지만 나는 그날 썰매를 신나게 지치다 왔고, 그렇게 당당하게 지내시는 선배님의 모습 또한 참으로 좋았다.


  기왕에 나온 '시니어의 삶'에 대하여 언뜻 여러가지 대안이 떠오른다.  요즘에는 노인으로 살아가야할 세월이 만만치 않은 긴 세월일 수도 있으니, 또 이제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직접적인 관심사이니까...

시니어 패스를 발급받은 날부터, "이제 나도 어쩔 수 없는 노인 인생이구나!"하는 내 인생에 대한 자조감보다는, 서울과 연결된 지하철로 어디든 무임으로 갈 수 있으니, 참으로 신이 났다.  저 멀리 용문, 소요산, 춘천, 신창,..어느 곳이든 물론이고, 비오는 날이면 가까운 시내로 산책을 나갔다가도 다리가 아프면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타면 금방 집으로 올 수 있는 것이니, 아마도 나처럼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시니어 카드를 발급받기 전에는 한 달에 적어도 3-5만원의 차비가 들었었으니, 정부에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가!


  물론 65세가 넘으면, 노인이라는 인생 막장을 향해 달려 내려가는 후줄근한 고정관념으로 지낼 게 아니라, 솔직하고 당당하게 가슴으로 젊게 지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쩌다 탑골 공원이나 종로 4가, 제기역,...등의 주변을 지나치다 보면, 노인들의 무료한 모습이 별로 달갑게 보이지 않는다.  세월을 거부할 수야 없지만, 내 능력이 가능한한 가슴으로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인다면 훨씬 즐거운 삶을 찾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 터인데...           


  요즘 안식년을 기해 서울 둘레길이나 국내 순교성지를 다니면서, 매 코스마다 3-5시간은 족히 걷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작년 제주도 올레길을 일주일 내내 장시간을 걸으면서도 걷기에 대한 지구력에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걸으면 보이는 것들, 느끼는 것들...걸음의 시간 동안 기도하며 관상(觀想)을 할 수가 있어 더없이 좋다.  자연을 대하고 봄으로서, 마음으로 모든 걸 창조하신 하느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하느님과 만나는 관상과는 달리, 자칫 망상, 허상에 매달려 사랑과 자비와 멀어져 있는 언행불일치의 삶 또한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65세 이상인 시니어의 삶일망정 하느님 품에 안기기까지 많은 이들이 당당하게 살아가면 좋겠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8 봄이면 왜 이리 가슴이 뛸까? T 온누리에 평화가 가득 겨우내 조용하기만 하던 성거산이 요즘엔 더없이 부산스럽다. 봄 눈 녹아 흐르는 계곡 소리가 남다른가 하면 새들의 소리 또한 예전에 없... 2008.03.15 1803
417 아름다운 귀천(歸天) T 하느님의 평화 새벽 4시- 늘 5시면 알람에 의해 깨는 일상과는 다르게 오늘은 왠 일로 잠을 청해도 다시 올 기미가 없다. 며칠 전 함께 지내는 형제와 함께 짬... 2008.03.16 1763
416 기특한 꼬마 형제- 모세와 여호수아 T 평화가 온 누리에 오늘 는 입장 본당으로 갔다. 몇 달전 읍내로 이사온 모세 형제네와 함께... 이 아이들을 볼 때마다 참으로 특이하다는 생각- 모세는 초등 3... 2008.03.20 1938
415 자연의 섭리 앞에 T 오 누리에 평화 3월인가 싶더니 어느새 4월! 영변 약산 진달래가 그러했을테지만... 성거산 옆 능선에도 진달래가 불붙기 시작. 제일 먼저 눈에 뛴 꽃들이 뭣인... 3 2008.04.02 2121
414 쭈꾸미 잔치 T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 내 생애 쭈꾸미탕을 그렇게 맛나게 먹은 건 처음일게다. 몇달 전, 성거읍에서 천안시내로 이사를 한 꼬마 요한이 다 저녁에 전화를 했다... 2 2008.04.04 2083
413 아기 도롱뇽 T 온 누리에 평화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는 성거산의 자연! 산벚꽃, 조팝, 싸리꽃,...등으로 산은 온통 하이얀 꽃잔치를 이루고 연초록 잎들이 다투어 자라는... 2008.04.18 2035
412 봄나물의 수난 T 온 누리에 평화 오래 전 유학 시절의 일이다. 같은 동네에 한국인 신자 가족이 있어 주일이면 우리 수도원으로 미사를 오 곤 했다. 미사를 마치고 '고사리' 얘... 2008.04.23 1696
411 야생화 자매들의 천국 T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 성거산(聖居山)은 야생화 천국, 지금,다투어 피어나는 야생화 자매들로 숲 속마다 아우성이다. 아마도 곳곳에 습지가 많아 야생화들이 ... 2008.04.25 1750
410 할머니와 어린 손자 T 평화와 선. 며칠 전 어린이 날, 천안행 지하철에서였다. 탈 때부터 내 곁에 할머니와 4-5살쯤 되어보이는 손자가 있어, 손을 꼭 잡고 나들이를 가는 그 다정한 ... 2008.05.09 1886
409 내면의 아름다움 T 평화/선 여기 성거산에서 살면서 가끔 천안이나 서울...멀리 외출을 하게 되면 오가며 이런저런 사람들을 스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때로는 측은지심에 ... 2 2008.06.03 192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