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949 추천 수 2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오늘 베드로 사도의 이 말을 묵상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가진 것은 그러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소유물로 치면 저는 수도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프란치스칸 수도자라고는 더더욱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로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산다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손으로 꼽을 수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저는 가지고 있는 능력도 꽤 많은 편입니다.

음악적 능력이나 문학적 능력도 제법 가지고 있고,

지적인 능력도 그렇게 뒤처지지 않을 정도는 되며,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능력도 상당합니다.

 

그렇다면 덕은 얼마나 소유하고 있을까요?

저는 능력이 많은 편일 뿐 아니라

능력이 많은 편이라고 자부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저보다 능력이 더 많은데도

이런 자부심이 없어서 능력을 썩히고 마는데

저는 저에 대한 자부심을 상당히 가지고 있어서

이것이 저로 하여금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아가게 할 뿐 아니라

자신감을 가지고 무엇이든 하게 하기에 일을 성사케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능력에 대해서는 제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덕에 대해서는 괜한 겸손이 아니라 정말 가진 게 없다고 인정할 뿐 아니라

수덕생활이 전문인 수도자로서 덕 없음에 정말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수도자가 되어가지고 너무 예민하고 깐깐한 저,

무던하거나 너그럽지 못한 저이지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거슬리면 그것이 제 신경을 건드리는 것이고,

그것에 신경을 쓰다보면 일을 망치곤 하는 것입니다.

 

강의를 시작할 때 여러 가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좀처럼 강의를 시작하지도 몰입하지도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데,

지난 부활성야 미사 때도 저는 강론을 완전히 망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주간 중국 목단강 성당에 가서

공소도 방문하고, 판공성사도 주며 성주간과 부활을 보내고 왔는데

젊은이들이 다 한국으로 가서 60대가 제일 젊은이들인 이곳에서

그 복잡한 성삼일 전례가 제대로 거행되기를 바라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라는 것을 머리로는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수투성이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웃으면서 하리라 마음먹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짜증이 나고, 짜증이 나는 나를 보니

나에게 화가 나면서 경직되어 가는 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이도 이제 꽤 먹고 수도생활을 그렇게 오래 했어도

이렇게 덕이 없다니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또 했는데

그렇다면 왜 이렇게 아직도 덕이 없는 걸까요?

 

왜 제게 덕이 없는지 덕 일반론적으로 저는 압니다.

좋은 것만 있기를 바라고 그것도 최고로 좋은 것을 욕심내기에

웬만큼 좋아서는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못 마땅해 하는 겁니다.

 

그러나 덕이 없는 이유를 신앙적으로 보면

하느님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왜냐면 모든 덕의 원천은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을 놓고 볼 때

모든 것이신 하느님을 소유하면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고,

하느님을 소유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소유치 않은 거지요.

 

그러므로 베드로가 오늘 자기는 금도은도 없고

그래서 그런 거 줄 수 없다고 얘기하지만

은보다 금보다 더 귀하신 하느님의 아드님을 주는 것은

모든 것을 주는 것보다 더 귀한 선물을 주는 것임을 오늘 묵상하며

우리도 그 주님을 주십사고 성전문가의 불구자처럼 청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0Apr

    부활 4주 수요일-믿는 것은 보는 것이다.

    오늘 요한복음의 말씀을 깊이 이해하면 그 말씀에서 ‘믿는 것은 보는 것’이라는 말이 유추됩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단세포적으로 보...
    Date2016.04.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86
    Read More
  2. No Image 19Apr

    부활 4주 화요일-인간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하느님 역사

    “그들은 만 일 년 동안 그곳 교회 신자들을 만나며 수많은 사람을 가르쳤다. 이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역사란 어떤 때 매우 아이러니irony입니다. 이 아이러니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예상 밖의 결과...
    Date2016.04.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33
    Read More
  3. No Image 18Apr

    부활 4주 월요일-문은 사랑 앞에서만 열린다.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당신과 우리 사이를 목자와 양의 사이로 비유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에서 양을 나오게 하는데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데리고 나가는 것에 비유하심으로써 ...
    Date2016.04.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79
    Read More
  4. No Image 17Apr

    부활 제 4 주일-주님과 우리는 사랑으로 잘 아는 사이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여러 이미지입니다. 빵의 이미지도 있고, 어린 양의 이미지도 있는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목자의 이미지입니다...
    Date2016.04.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20
    Read More
  5. No Image 16Apr

    부활 3주 토요일-주님을 떠날 것인가, 세상을 떠날 것인가?

    휴우! 마침내! 드디어! 요한복음의 6장이 끝났습니다.   요한복음 전체가 대개 그렇지만 요한복음은 저로 하여금 기가 질리게 합니다. 깊은 신비를 담고 있는 말씀들, 그래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말씀이 많은데다가 지겨울 정도로 한 얘기를 또 하...
    Date2016.04.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74
    Read More
  6. No Image 15Apr

    부활 3주 금요일-그릇이 큰 사람

    “그는 내 이름을 알리도록 내가 선택한 그릇이다. 나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에게 보여 주겠다.”   저의 경우는 제가 하느님을 선택한 것인지, 하느님께서 저를 선택하신 것인지 분명치 않았습니다.   지금도 부...
    Date2016.04.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52
    Read More
  7. No Image 14Apr

    부활 3주 목요일-두 번째 믿음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의 신비’라고 하는데 생명은...
    Date2016.04.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2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36 937 938 939 940 941 942 943 944 945 ... 1428 Next ›
/ 142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