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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강복하시며 제자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승천 축일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기쁘고 즐겁게 지내야 할까요, 슬퍼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야 할까요?

 

예수님의 승천이 돌아가시어 우리를 떠나가신 것일 뿐이라면

슬퍼해야 하고 슬퍼할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를 떠나가신 것이 아니라 하늘로 오르신 거라면 기뻐해야 하고,

그것도 우리가 있을 자리를 마련하러 먼저 하늘로 올라가신 거라면

더더욱 우리는 기뻐하고 고마워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바가 있지요.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들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겠다.”(요한14,2-3)

 

저와 수도원에 같이 입회한 제 동창 신부가 젊은 나이, 서른셋에 죽었을 때

저는 청원장이었고 의욕적으로 형제들 양성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를 잃은 제가 슬펐던 것은 물론 거의 2년을 허무감에 젖어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친구가 환한 모습으로 저를 보고 웃는 꿈을 꿨습니다.

저를 떠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갔다는 확신이 들었고,

자기는 지금 천국에 있으니 자기 때문에 더 이상 괜히 슬퍼하지 말라고,

할 일이 아직도 많은 너는 지상 삶을 열심히 살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주님도 우리를 떠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가신 것이고

그것도 우리를 위해 가신 것이니 우리는 주님의 승천을 기뻐해야겠지요.

그런데 그렇다고 우리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이 세상에 살면서도 늘 하늘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할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살면서 하늘을 보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젊었을 때는 하늘을 보는 것이 너무도 어렵지요.

하나는 애착과 집착 때문에 다른 하나는 사는 게 너무 힘겹기에.

 

젊을 때는 의욕도 많지만 욕구, 욕망, 욕심 이런 것들이 많아서

하느님보다는 아가씨에게 눈이 자꾸 가고

성경보다는 스마트폰이나 방송을 더 많이 보고

하느님 나라보다는 이 세상에서 자기실현에 더 관심이 많지요.

 

제 경우 젊었을 때 나쁜 것이 아니더라도 욕심이 참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 가면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읽고 싶어서

많은 책을 빌려가지고 오지만 결국 거의 대부분 읽지 못합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무슨 책을 봐도 읽고 싶은 것이 거의 없고

그래서 요즘은 성경, 그중에서도 복음 하나만 가지고 씨름합니다.

 

이런 제가 우리 젊은 형제들을 보면 가엾습니다.

하늘을 보려고 해도 하늘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눈은 자꾸 세상 것들로 향할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하늘을 보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것이 있습니다.

이것도 특히 젊은이들에게 더 그런 편인데 바로 고민입니다.

젊을 때는 고민이 많고, 고민이 많으면 하늘을 볼 여유가 없습니다.

 

시험 볼 때 하늘을 보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대학입시를 앞둔 청소년이 오로지 대학만 보기에 하늘 보기 힘들 듯

고민이 많은 사람은 자기고민에 빠져서 옆 사람도 잘 보이지 않고

하늘은 더더욱 보기 힘듭니다.

 

제가 옛날에 청원장 할 때 그리고 지금도 자주 보는 것은

제 눈에는 잘 보이는 것이 양성기 형제들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도 여기 같이 살고 있는 저희 선배 형제님이 젊은 형제들에게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조금만 더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면 보이는데 왜 못 보느냐?’입니다.

 

그런데 그 <조금>을 더 생각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내 코가 석자고, 내 발등의 불이 뜨겁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욕구와 욕망과 욕심이 많은 사람이 하늘을 볼 수 있으려면

그 욕구와 욕망과 욕심들을 비워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가난이고,

고민들이 많은 사람이 하늘을 볼 수 있으려면 하느님 앞에

그 고민들을 다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이 가난수련과 믿음수련을 통해 차츰 하늘이 보이고

하늘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될 때 오늘 사도행전의 천사가 말하듯

이제 우리는 더 이상 하늘만 보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는 세상으로 나가야 하고, 세상으로 나가되 하늘을 가지고 가야 합니다.

 

내 문제가 해결되어 이제 다른 사람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게 되고,

하늘을 보았으니 이제 자기가 본 하늘을 얘기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는 불교 수행자가 번민이 많을 때 출가하여 산으로 들어가지만

수행을 통해 그 번민들을 해결하게 되면 하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출가 또는 출세간한 사람이 이제 출세를 하는 것입니다.

 

지금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절과 거리 곳곳에 연등이 켜져 있고,

부처님 오신 날에는 연등 행렬을 하게 될 터인데

무명을 비추고 어둠에 갇혀 있는 세상을 밝게 비추기 위해

먼저 깨달은 사람들, 곧 부처들이 이제 세상으로 나가자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승천을 사는 사람이란 자기에게서 벗어나 하늘로 오르고,

자기에서 벗어나 세상에로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뒤집어 진정 자기에게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하늘을 봐야 할 것이고

자기를 초월하여 하늘을 봤다면 이제 세상으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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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강론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젊은 형제들 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미사 강론입니다. 우리 젊은 형제들의 부모가 제 나이 또래이지요. 오늘 저는 부모의 마음으로, 요즘 힘겨워하는 많은 젊은이들에 대한 애잔한 마음으로 강론을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이 많아지고 강론이 길어졌는데 이점 이해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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