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695 추천 수 2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그때에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잘 알다시피 매일 미사의 복음은 때를 나타내는 말로 시작되고,

오늘도 예외 없이 그 무렵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자로 복음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다시 그때에라는 말로 시작되는 문장이 이어지는데,

그런데 그때가 어떤 때이냐 하면

큰 풍랑 때문에 배가 파도에 뒤덮일 지경인 그런 때입니다.

 

그때에 제자들은 겁에 질려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데

그때에 주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우리 복음은 예수님께서 주무시고 계셨다고 공경어를 쓰고 있는데

좀 불경스런 표현이지만 제 생각에 그때에 제자들은

이런 때, 이런 상황에서 잠이나 처자고 있냐?’고 했을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오늘 제자들이 바다를 건널 때 배가 뒤집힐 위험에 처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의 바다에서도 풍랑이 일고 크나큰 환난에 처할 때가 있지요.

그때 우리가 느끼는 것은 심한 경우 하느님께서 안 계시거나

적어도 내가 어려움 중에 있을 때 함께 계시지 않는 것 같고,

조시는 것도 같고 살려 달라 울부짖어도 못 들은 체 하시는 것도 같지요.

 

그러니 이런 때는 주님께서 우리의 꾸지람을 들어 마땅하거늘

그런데 주님께서는 오히려 우리를 꾸짖으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고, 어찌 믿음이 그렇게 약하냐고.

 

이렇게 도리어 꾸짖으시는 주님이 너무 서운하고 원망스럽겠지만

우리는 꾸짖으심의 뜻을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무엇을 꾸짖으시고 왜 꾸짖으시는지 말입니다.

 

제 생각에 주님께서는 우리가 겁내는 것을 꾸짖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까짓 자연현상을 보고 겁을 내냐고 꾸짖거나

인간적으로 겁이 많고 소심하고 약한 것을 꾸짖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지 않거나 온전히 믿지 못함에 대해서 꾸짖으시는 겁니다.

 

이것이 우리와 주님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애가 닭을 보고 겁을 먹으면 그까짓 닭에게 겁을 먹느냐고

어찌 그렇게 소심하고 마음이 약하냐고 인간적으로 꾸짖는데

주님께서는 신앙적으로, 곧 믿음이 약하다고 꾸짖으시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는 주님이 우리와 한 배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못합니다.

이 말은 그러니까 우리는 죽지 않을 것임을 믿지 못하는 것이고,

우리가 죽으면 주님도 같이 죽으실 것임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나의 배 또는 우리의 배에 함께 계심을 믿어야 하고

한 배를 타고 있으니 주님과 나/우리는 운명 공동체임을 믿어야 하며

같이 있으니 죽지 않을 거고 죽으면 같이 죽을 거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믿음이 더 강한 믿음일까요?

같이 살 거라는 믿음이 더 강한 믿음일까요,

같이 죽을 거라는 믿음이 더 강한 믿음일까요?

 

제 생각에 같이 죽기에 죽는 것을 겁내지 않음이 더 강한 믿음입니다.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죽어갈 때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아이들이 덜 두려웠을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들의 동영상이 나중에 공개되었을 때,

그리고 거기서 아이들이 엄마, 나 무서워!’ 하고 울부짖었을 때

그 엄마는 아이가 죽어가며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며 괴롭고

아이가 죽을 때 같이 있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 괴로웠을 겁니다.

 

그러니 같이 있으니 살리라는 믿음보다

같이 있으니 죽는 것도 두렵지 않은 믿음이 더 강한 믿음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믿음을 청하는 오늘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3Dec

    선교의 주보인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대축일-행복하다면

    오늘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의 축일입니다. 그런데 이 성인의 축일을 왜 대축일로 지내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고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들로부터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이 성 프란치스코보다 더 위대하기에 대축일로 지내는 거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Date2016.1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12
    Read More
  2. No Image 02Dec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오늘 복음에 나타나는 눈먼 사람 둘은  예수가 다윗의 자손, 즉 메시아라고  믿고 고백함으로써 다시 보게 됩니다.  '믿는 대로 되어라'라는 말씀은  예수가 나를 다시 보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다시 보게 된다는 말씀이고,  즉 ...
    Date2016.1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782
    Read More
  3. No Image 02Dec

    대림 1주 금요일-자비를 볼 수 있는 눈

    오늘은 눈 먼 두 사람이 보게 되는 얘기입니다. 대림과 성탄과 연결시켜 오늘 얘기를 이해하면 오신 주님을 알아 뵙게 되는 것인데 보게 되기까지 그 과정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끝부분에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라는 묘사가 있는데 <그러자>...
    Date2016.1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05
    Read More
  4. No Image 01Dec

    대림 제1주간 목요일

     하느님과 진정한 관계를 맺지 않고서도  하느님을 주님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를 보자면 대부분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하느님을 찾지만,  내가 의무감을 가지고 무엇인가 할 때에는  하느님을 멀리하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
    Date2016.1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09
    Read More
  5. No Image 01Dec

    대림 1주 목요일-마음의 사랑이 신체화하면

    “나의 이 말을 듣고 실천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대림절에 이 말씀을 듣습니다. 그런데 대림절은 성탄을 준비하는 시기, 곧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이기에 말씀으로 오시는 주님...
    Date2016.1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43
    Read More
  6. No Image 30Nov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나를 따라오너라'라는 예수님의 한 마디에  첫 제자 네 명은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그들은 어부였는데,  복음은 그들이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문자 그대로 읽으면,  제자들이 너무 쉽게 모든 것...
    Date2016.11.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860
    Read More
  7. No Image 30Nov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초인이 아니라 성인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어제 저는 대림 1주 화요일 강론을 올렸지만 실은 어제가 프란치스칸 모든 성인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얘기 중에 당연히 성인이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하면 성인이 될 수 있는지 얘기...
    Date2016.11.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8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21 822 823 824 825 826 827 828 829 830 ... 1356 Next ›
/ 135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