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른치운쿨라 행진 열번째 날 기록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것이 아마 이런 것일 듯하다.
산청군에서의 폭염재난 방송을 들으며 숲속 콘크리트 길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덕산공소에 다다르니 덕산공소와 산청 성당교우들이 반겨준다. 거기다 공소회장이 이장일을 보는 마을의 신축 경로당을 사용하라고 내어주니 이렇게 반가울수가! 깨끗한 거실에 짐을 내리고 깨끗한 목욕실에서 샤워를 하니, 이것이 바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일 것이다.
새벽 3시반에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를하고 집합장소에 모인다. 간단히 몸풀기.
오늘은 드디어 산청땅에 이르는 여정이다.
위태마을을 지나 중태, 하동과 산청의 경계인 길재를 지나 시천으로 접어들게 된다.
중태 버스정류장에서 주먹밥으로 식사를 하고 둘레길로 접어든다. 황금색이 도는 대나무 숲길에서 감탄을 연신하며 정상으로 향한다.
그룹으로, 또 혼자 기도를하며, 대화를 하며 걷는 길이 정겹기만하다.
이번에 젊은 수도자들과 함께하면서 느낀게 있다.
우리 이웃의 가장 준수한 젊은이들은 이곳에 다 모인 것 같다. 무엇이 저 아름다운 젊은이들을 하느님을 찬미하는 수도자의 길로 들어서게 하였는지.
옆으로는 시냇물이 흐르나, 잘 닦인길의 열기가 대단하다. 공소로 향하려면 멀리 돌아가야 하는데, 강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멋 있게 나있다.
나만 아는 길인양 부지런히 건너니 저멀리 떨어진 형제들이 얼른 뒤따른다.
그늘에 잠시 쉬며 간단한 회의를 한다. 행진이 끝난 후의 우리 만남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행진후기를 꼭 내기를 바라며, 모아진 자료내용여부에 따라 책자 발간을 계획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공소에 다다르니, 와! 우리성당교우들이 곳곳에서 맞아준다.
뜻하지 않은 이쁜 안나, 미리암의 커피 배달, 모두의 우뢰와 같은 환영을 받는다.
공소회장님의 배려로 형제들은 신축 경로당에 여장을 푼다.
오늘도 역시 많은 천사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