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713 추천 수 2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말은 당연한 듯 들리지만

깐깐하게 따지면 이상한 말일 것입니다.

 

악령에 사로잡힌 딸을 구해달라고 하면서 여인은

자기의 딸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청을 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말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딸에게 베푼 자비는 어미에게 베푼 자비이기도 하기 때문인데

딸에게 베푼 자비가 어미에게 베푼 자비가 되는 것은

딸과 어미는 갈리거나 나뉠 수 없는 하나이기 때문이고,

그런 사랑의 관계이기 때문임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에는 일체화의 사랑과 개별화의 사랑이 있는데

아비의 사랑이 비교적 개별화의 사랑이 강하다면

어미의 사랑은 일체화의 사랑이 너무도 강하지요.

그리고 그래서 자녀를 망치게도 합니다.

 

자녀가 나이를 먹으면 이제 독립적인 자아로 성숙해야 하고,

부모를 떠나 홀로 설 수 있게 해야지 그것이 바른 사랑인데

어떤 어미들은 일체화의 사랑이 너무 강해

어미와 자식 간에 서로 불리불안증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이 미성숙한 일체화의 사랑이고 부정적인 측면이라면

성숙하고 긍정적인 일체화의 사랑을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집착으로 인한 불리불안증의 일체화가 아니라

구원을 위한 일체화의 사랑을 볼 수 있는데

여인에게는 딸의 불행이 자신의 불행이고,

딸의 구원이 자신의 구원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구원으로 같이 나가는 이런 일체화의 사랑을 꿈꾸고 있는데

지난 포르치운쿨라 행진에서 그런 가능성이랄까 싹을 보았습니다.

 

제가 행진을 하면서 강조한 것 중의 하나가

쉽고 가까운 길은 혼자 가는 것이 편하고 혼자서도 갈 수 있지만

어렵고 힘든 길은 혼자 갈 수 없음은 물론 엄두도 내지 못하기에

반드시 같이 그리고 함께 가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행진자들은 인간적으로 고통을 혼자 마주하고 헉헉대다가도

서로를 통해서 우리가 하느님께 같이 가는 것임을 상기하였으며,

지치고 다쳐서 잘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전체가 힘들어도

그분들을 떼어놓고 가자고 하지 않고

오히려 무너지고 떨어지려고 할 때 서로 부축하고 끌어주었습니다.

 

이번 행진 중에 저는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막바지에 다다라 체력이 정말로 고갈되었을 때

기차놀이처럼 지팡이 두 개로 둘을 역었습니다.

 

체력이 다한 자매님이 뒤에 서고 힘이 조금 더 남은 제가 앞에서 끌었고,

다른 여러분들도 그렇게 짝을 만들게 하여 걷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힘이 빠진 다리에 힘을 덜어주는 것이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무너지는 마음을 일으켜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82세가 되신 어르신부터 수술한지 얼마 안 된 자매님까지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느님께로 가는 길도

구원의 길이고, 사랑의 길이지만 결코 넓고 편한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고, 그래서 그 길로 가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 구원으로 나아가는 사랑의 일체화를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Aug

    연중 18주 목요일-나는 행복한가?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시몬에게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씀을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Date2016.08.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982
    Read More
  2. No Image 03Aug

    연중 18주 수요일-구원으로 가는 일체화의 사랑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말은 당연한 듯 들리지만 깐깐하게 따지면 이상한 말일 것입니다.   악령에 사로잡힌 딸을 구해달라고 하면서 여인은 자기의 딸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청을 하고 ...
    Date2016.08.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13
    Read More
  3. No Image 02Aug

    천사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

     우리는 오늘 천사들의 성 마리아를 기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또한 성모님께 대한 특별한 사랑 때문에,  성모님께 봉헌된 천사들의 성 마리아 성당을 큰 사랑으로 돌본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의 생애를 함께 기억하기 위해서 모였습...
    Date2016.08.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848
    Read More
  4. No Image 02Aug

    포르치운쿨라의 성 마리아 축일-자비를 입은 사람만이

    올해 포르치운쿨라 행진구호는 “우리는 걷는다. 자비의 마음으로”였습니다. 올해가 바로 “자비의 희년”이고, 올해 포르치운쿨라 행사의 주제도 “자비, 용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포르치운쿨라 축일도 자비와 용서를 주제로 묵상해봤는데 지난...
    Date2016.08.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904
    Read More
  5. No Image 01Aug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오늘 복음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이 모두 배불리 먹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불가능한 일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즉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다는 고백이  그 안에 담겨 있습...
    Date2016.08.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70
    Read More
  6. No Image 01Aug

    연중 18주 월요일-가진 것으로 주지 않고 사랑으로 준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주님께 아뢰며 돌려보내야 하지 않느냐고 여쭙니다. 매우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상황파악과 대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주님의 지시랄까 처사는 보통의 생각을 초월합니다. 돌려...
    Date2016.08.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92
    Read More
  7. No Image 31Jul

    연중 제18주일

     사람은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다보니  그 어떤 것에 의지하려 합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에게 의지하게 되고,  점점 커가면서, 그리고 결혼을 하고 나서는 배우자에게 의지하게 되고,  나이가 들면서는 자식들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아니 이 뿐만 아니...
    Date2016.07.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8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40 841 842 843 844 845 846 847 848 849 ... 1352 Next ›
/ 13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