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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오늘 주님의 말씀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말씀과 비교한다면 더욱.

 

그런데 오늘 말씀이 진정 그런 뜻일까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말씀과 완전히 다른 뜻이고,

무거운 짐을 벗겨 더 이상 지지 않도록 해주시겠다는 뜻일까요?

 

결코 그런 뜻 아니고, 짐을 가볍게 해주시겠다는 뜻도 아닙니다.

어느 인생도 무거운 짐을 안 질 수는 없는데

그 무거운 짐을 지면서도 안식을 누리게 해주시고,

무거운 짐을 가볍게 지는 법을 알려주시겠다는 뜻입니다.

 

주님도 십자가를 지셨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우리도 우리 십자가를 져야 하는데

그 무거운 십자가 지는 법을 당신에게서 배우라는 뜻입니다.

 

어제 저희 수도회 수사님께서 92세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간 저에게는 야단쳐주시는 수사님이 아버지 같아서

다른 형제들은 무서워서 피해도 저는 야단맞아도 다가가니

그런 저를 아껴주시고 제가 군에 갔을 때는 면회까지 오신 분이시지요.

 

우리 수사님은 북청 물장수로 유명한 북청의 지주집 아들이었고

북청은 원래 자녀 교육을 잘 시키기로 유명했기에

수사님도 김일성 대학 수의학과를 나오셨지만 북한이 공산화되자

집안에서 수사님만 몰래 월남케 해서 남한에서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우리 수사님은 정말 분단의 희생자이십니다.

북에서 쫓겨나고 남으로 오셔서는 전쟁 군의관으로 활약하셨음에도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는 북에서 넘어왔다는 이유만으로

방첩대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셔서 숱한 고문으로 청력도 잃으시고

폐도 잃으셨으며 고문 후유증을 정신적으로도 앓으셨던 분이십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생애 내내 참으로 외롭고 꼿꼿하게 사셨던 분.

너무 철두철미하게 수도생활을 하시려고 하여 내내 힘드셨던 분.

이렇게 외롭고 힘들게 살아오신 수사님이 80이 훌쩍 넘어

정말 고목에서 꽃이 피듯 수도생활의 꽃을 새롭게 피우셨습니다.

 

어느 날 저를 부르셔서 찾아뵈었더니 유언과 유품을 남기시는 것처럼

말씀과 몇 가지를 저에게 주신 다음 보청기를 귀에서 아예 빼버리셨습니다.

이제 세상과는 단절하고 하느님께 돌아가실 준비나 하시겠다는 뜻이었지요.

 

그러나 그때 본당에 계시는데다가 당신 생각과 달리 빨리 돌아가시지 않자

수사님은 본당 사목중인 형제들이 바쁜 중에 당신을 돌보는 것이 힘들까봐

요양원으로 가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셨고 공동체도 동의하여

가까운 요양원으로 가서 지내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요양원에서 지내시며 다른 노인들의 삶을 보시고,

그리고 저희 형제들이 매일 정성껏 봉성체를 모셔드리며

모든 면에서 극진히 모시자 수사님이 바뀌기 시작하신 겁니다.

 

비록 전혀 듣지 못하셨지만 침묵과 단절의 세계를 깨고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하시거나 저희가 찾아가

필담으로 말씀 여쭈면 복음적인 열정적으로 좋은 말씀 해주셨지요.

당신의 고통과 침묵 안에 더 이상 홀로 갇혀 계시지 않고

고통을 오히려 복음적인 기쁨과 열정으로 바꾸며 소통하신 겁니다.

 

그렇습니다. 무거운 짐, 십자가는 나만 지는 것이 아니고

주님도 지시고, 모두 지는 것이니 우리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그것을 혼자 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지고,

당연한 것으로 온유하고 겸손하게 질 뿐 아니라

저의 수사님처럼 복음적인 기쁨과 열정으로 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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