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세례가 어디서 온 것이냐?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권한은 어디에서 오고,
세례는 어디에서 오는지 오늘 주님과 적대자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권한과 세례에 국한되지 않고 비틀어서 생각을 더 해봤습니다.
언젠가 피정 중에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천국에서 결혼하게 된다면 지금의 남편과 다시 결혼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과 결혼하거나 아예 결혼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갖가지 대답이 나왔고 그래서 조금 더 비틀어서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다시 어머니가 된다면 마리아처럼 주님의 어머니가 되고프십니까?
아니면 지금 당신의 아들의 어머니가 또 되고프십니까?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자매들이
지금의 아들의 어머니가 또 되고 싶다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이 대답을 놓고 우리는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주님은 하느님의 아들, 곧 하느님의 것이고
지금의 내 아들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가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내 아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생각해야 하고,
꼴 보기 싫고 그래서 다시 결혼은 하고 싶지 않은 남편도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남편이라고 생각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모든 것을 이렇게 생각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모든 권한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백성을 다스릴 권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해 봉사하라고 주신 권한이라고 생각해야 하고,
적어도 주권재민主權在民(모든 국가의 권한이 국민에게 있음)이어야 하는데
권한이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번에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은 비단 세속권력이나 권한만이 아닙니다.
세상 권한이 세속권력의 것이 아니듯
성전에 대한 권한도,
성사에 대한 권한도,
사목에 대한 권한도 다 하느님의 것이고 하느님께서 주셔서 갖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해서 요즘 많은 사목자들은 이 점에서 반성을 해야 합니다.
성사권이나 사목권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해 봉사하라고 주신 것인데
자기의 것인 양 착각을 하여
성사권과 사목권을 가지고 교회 안에서 권력을 부립니다.
그러기에 권력자들이 자기들의 권한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는다고
사제 수도자들이 세속 권력자들을 비판하고 탄핵까지 하였는데
이제 사제 수도자들이 눈을 밖에서 안으로 돌려
교회 안을 봐야 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봐야 합니다.
성전이 진정 하느님의 성전이고 기도하는 곳인가?
교회가 진정 하느님 백성의 모임으로서 하느님의 것이고 신자들의 것인가?
병자성사건 고백성사건 성사를 달라고 부탁을 하면
기꺼이 거행하고 정성껏 거행하며 겸손하게 거행하는가?
아니면 마지못해 거행하거나 형식적으로 거행하고
권력자처럼은 아니어도 선심이나 쓰듯 거행하지는 않는가?
이것도 남 얘기하듯 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성찰하는 오늘이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