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온 누리에 평화를...
요즘 오랜 청각의 장애로 한 쪽 귀가 거의 안들려, 아침 미사 강론 때, 주례자의 목소리가 작거나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음 제대로 경청하기가 어렵다.
초교 4학년 무렵, 아이들과 기마전을 하면서 마침 기수가 되어 싸우다가 그만 낙상, 왼쪽 귀의 고막이 터져 꽤 오랜 시간 진물이 나고 고생을 겪어던 일이 지금도 생생- 치료를 받으러 할머니와 함께 그 멀고 먼(동지기에서부터) 상도동 이화약방을 찾던 기억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먼 세월의 뒤안길에 난 오랜 시간 몌니엘이란 병마에 엄청 시달려, 이명과 심한 어즈러음증을 감내해야 했었으니, 최근의 청각 이상은 하루 이틀에 갑짜기 생긴 것은 아니리라.
아마도 예전, 엄마와 가끔 만날 적이면 언젠가부터 잘 안들리신다고 보청기 이야기를 꺼내셨으니, 그리고보니 추정해 보면, 그 때의 엄마 연세가 지금의 내 나이 정도였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형(형수)에게 호소를 해도, 연세가 들면 자연적으로 그리 되는 것이라면서 그냥 그렇게 지내시란다.
참말로 자신들도 세월이 가 귀가 잘 안들리면 자식들에게 하소연하지 않겠는가!?
마침 내겐 거금이지만, 보청기를 해드릴 만한 돈이 있었으니, 그것도 헤아려보면 언젠가 내게 주시어 필요한 데 쓰라고 주신 은행에 적금이 있었다. 그래서 당장에 모시고 가 150만원 정도의 보청기를 해 드렸다.
하기사 엄마의 하소연에 대한 응답이 형(형수) 뿐이겐가? 지금까지 함께 지내는 형제들의 응답도 비슷- 걸핏하면 "맛‥, 잘 알아듣지 못했어!"라는 빙정대는 말투는 쉽게 들었어도, 막상 보청기를 할려면 거금이 드는 것이라 뉘 하나 직접 도움을 주는 형제는 없었다.
그런데 최근 새로 인사이동이 되어 온 몇 형제들의 도움으로, 내일 병원에 청각 테스트를 하고 보청기를 맞추기로 한 것이다.
참으로 감사! 인간관계에서 걸핏하면 말로만 형제애를 내세우거나 자칫 도움은커녕 상처를 주는 형제가 있는가 하면, 실제로 성령의 열매를 맺게하는 고마운 형제들이 있음을...
"엄마, 보청기를 떠올릴 때마다, 그 때 제가 엄마께 잘 해드린 거죠?" 흐뭇한 추억의 미소를 짓게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