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평화/ 선
제 방엔 늘 작은 화분의 꽃이 있어
그 자라고 피고지는 화초에 자연스레 물을 주고 때로는 거름을 주기도 하며
수시로 사람에게처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답니다.
오랜 경험에 의하면,
그렇듯 자연스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여 병이 들거나 시들시들해진다면
차츰 저의 마음도 그만큼 아파지고 키우는 재미도 멀어질 것입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듭니다.
연말연시를 기해 저의 휴데폰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나 주소록을 열어보곤
오래동안 소식이 적조했던 몇분들에게 안부의 전화나 정성스런 카드를 만들어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응답조차 없어 더 이상 관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몇몇 분들의 이름은
그냥 삭제해 버리고 말았답니다.
아무리 마음의 문을 두드려보아도 응답이 없는 분들에게는
- 물론 그만한 사정이나 이미 멀어진 마음 때문이겠지만-
더 이상 이쪽의 마음을 주기에 역부족인 경우가 더러는 있는 것이지요.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바로 관계의 필요성을 따지기 전에
'상호적'이어야 건전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하는 생각도 들구요.
계속 두드리시는 데도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있다면, 결국 하느님께서도 방법이 없을 테니 말입니다.
어디 이런 것들 뿐이겠습니까.
가까이 얽키고설키며 지내는 분들 중에도 마음이 너무 멀어진 관계로
소식조차 나누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좋은 관계를 이루는 사람들은 늘 맘 속 깊이 이해타산의 벽을 넘어
'기브 엔드 테이크'의 자세와 더불어
서로간에 자연적인 배려와 이해가 뒤따르니까요.
제 방의 피고지는 예쁜 '사랑초'를 수시로 들여다 보며
건강한 고 모습이 마치 내 마음의 반향인 양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고
'상호적인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건 가를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