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4.01.08 14:40

해거름녘

조회 수 23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해거름'하면 으례히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2가지 장관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 하나는 오래 전 인도에서의 짧은 여정(아마도 1983년?)중에 만났던 석양이니,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모든 사람이나 동물들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귀거(歸居)의 장엄한 모습입니다.

하루 종일 벌겋게 달아 있던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면서 인도를 온통 붉은 대지로 물들게 하는-

실로 그 모습은 열대 속에서 만이 느낄 수 있는 엄숙함이요 절로 "오-ㅁ"이란 탄성을 발하게 하는

장대한 영겁(永劫)의 행렬만 같았으니까요.

하늘 아래 똑같은 태양이건만,

인도에서의 '해거름'은 성거산에서 6년 동안 지내면서 매일 대했던 그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래선지 인도하면 종교의 심성을 아니 지닐 수 없는 그런 나라라고 하나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예루살렘에서 한참 남쪽으로 내려가 만난 '네겝' 사막에서의 '해거름'입니다.

사막이라고 하지만 광야(廣野)라고 해야 더 적절한 표현일 듯 싶습니다만,

모래 땅이 아닌 생물이 전혀 살 수 없는 산과 협곡으로 이루어진 곳이니까요.

그곳에서도 역시 '해거름'을 만난 시간에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던 신비로움이 저를 압도하는 거였습니다.

왜 옛 은수자들이 하느님 체험을 하기 위해 그런 광야를 찾아 들었는지 이해가 갑니다.

세례자 요한이 메뚜기와 꿀만 먹으면서 지냈던 곳이 바로 그런 광야였을 겁니다.

 

위의 두 가지 '해거름'에 대한 특이했던 경험은

벌건 황토빛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통해

태양이 그렇듯 하느님과 대면케 하는 신비함을 일깨워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떠오르는 아침해를 좋아하는 사람은 밝고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로 비록 힘든 경우일지라도 자신의

매일을 밝고 행복하게 이끌어 갈 겁니다.

그런가 하면 저녁해를 좋아하는 사람은, 은연중에 고독함이 깃들어 조용히, 그리고 매사에 천천히

자신 만의 길을 걸어가는 구도의 심성이 강한 사람일 테지요.

 

끝으로 어릴적 엄마를 만날 수 있던 '해거름'의 장면을 빼어놓을 수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드는 마을길은 언제 보아도 푸근하고 정겨웠으니,

거기에 늘 퇴근길 '해거름녘'이면 나타나시는 엄마의 모습!

어쩌면 제 생애의 한복판으로 찾아오는 은총이련듯

저녁이면 깃드는 강야(江野)의 해거름과 함께

엄마는 바로 예시된 성모님의 따뜻한 품이었으니까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엄마와 할머니의 듬뿍 사랑

    T 평화   일찍 자야할 저녁 밤 시간에 무엇때문이인지 가끔 잔뜩 심통을 부리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블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 저의 어릴 적 자화상이 떠지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럴 적마다 저의 양쪽에 누워계신 엄마와 할머니의 저에 대한 실...
    Date2014.01.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3019
    Read More
  2. No Image

    해거름녘

      T 온 누리에 평화   '해거름'하면 으례히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2가지 장관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 하나는 오래 전 인도에서의 짧은 여정(아마도 1983년?)중에 만났던 석양이니,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모든 사람이나 동물...
    Date2014.01.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2376
    Read More
  3. No Image

    세밑, 이웃사촌들

    T 평화와 선 강원도 오색에서 임파선 암으로 요양 중에 있던 초교 동창 녀석의 밝은 목소리-       "여러 곳으로 전이가 되어 강도 높은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거던.     그런데 최근 검사를 해 보니, 퍼졌던...
    Date2013.12.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60
    Read More
  4. No Image

    '그리움'의 미학(美學)

    T 평화/ 선   '그리움'이면 족하지 왜 철학에서나 쓰는 '미학(美學'을 붙이는 건지요? 어쩌면 저의 그리움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본질에 속해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지낼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이「엄...
    Date2013.12.17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64
    Read More
  5. No Image

    이렇듯 함박눈이 내리면...

    T 온 누리에 평화   이렇듯 함박눈이 쏟아지면 무엇보다 꼬물꼬물 기뻐서 뛰는 강아지가 떠집니다. 왜 하필이면 항상 추운 엄동설한에 쪼맨한 강아지를 키워야했는지... 고 조그마한 다리와 발로 눈 속을 강종강종 뛰는 모습이 여간 안스러운 게 아니었...
    Date2013.12.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00
    Read More
  6. 도심산행(都心山行)의 즐거움

        T 평화/ 선   예전 한창 영어를 배우던 시절에 외웠던 한 귀절- "He is happy that things himself."(행복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만이 행복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매사에 일이 잘 안풀리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불행...
    Date2013.11.21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99 file
    Read More
  7. No Image

    '쥐 가족 입양'을 보면서 떠지는 생각

    T 온 누리에 평화   '쥐'와 '고양이' 인형 사진들이 나란히 실려진 것을 보니 관련된 여러 생각들이 머리에서 맴돕니다.   서로가 상극인 동물이지만, 인형놀이에서는 얼마든지 사이좋은 관계일 수 있는, 어쩌면 아이들의 시각과 세계에서는 평화의...
    Date2013.11.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2224
    Read More
  8. No Image

    1만원짜리 가방의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엊그제 저녁식사 후 산보길에 지하도에서 쌓아놓고 파는 가방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얼핏 첫 눈에 들어오는 핸디 멜빵 가방이 있어 값을 물어보니 1만원이라는 것.   산보용 간단한 가방을 장만하려던 참에 다니면서 눈여겨 보니...
    Date2013.11.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55
    Read More
  9. No Image

    생태에 관한 우주 단상

    T 평화와 선   가을 비가 오려나봅니다. 비 온 후 더욱 가을은 더욱 깊어져 겨울의 문턱에 이르겠지요.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단풍여홍(丹楓餘紅)'이라! 가는 곳마다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가을의 마지막을 장식이라도 하듯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네요...
    Date2013.11.06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42
    Read More
  10. No Image

    동창 녀석!

    T 평화가 그대와 함께   요즘 가을 밤 하늘엔 별꽃이 쏟아져 내려오 듯 가득 피어 매일 새벽 하늘을 올려다 보는 즐거움 또한 일상의 여간한 기쁨 중에 하나가 아니랍니다. 그리고 꽃들 만이 꽃이 아니란 걸 실감하면서 새벽마다 실컷 '별꽃'을 감상하는...
    Date2013.10.21 By김맛세오 Reply0 Views219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