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치운쿨라 도보 순례단! 각 지방에서 모인 형제 자매들 20명(ofm4명포함)은 순례의 첫 시작을 팽목항에서 하기로 했다



유가족들과 살아남아서 미안하다는 너무나 아름다운 그분들을 기억하며... 이렇게 우리는 기억하기 위해 팽목항으로 모였다.
자리를 뜨지 말고 기다리라는, 손톱에 피멍이 들도록 철문을 두드리며 살려 달라던 그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미안하다고, 잊지 않겠다고, 진상규명을 꼭 할것이라고...
부질없는 말이되어 저 바닷바람에 지푸라기가 되어 날아가버릴까 노란 리본으로 꼭꼭 묶어본다.






분향소에 들러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를 한다. 차마 영정에 대고 사진을 찍을수가 없어 주인없는 신발에 차오르는 울음을 꾹꾹 눌러담는다.
안녕히,안녕히...


출발 전 훈시 사항을 듣고있다. 프란치스코 사부님과 초기 동료들처럼 일렬 종대로 그렇게 슬픈 팽목항을 가슴에 담고 순례자와 나그네 되어 순례의 길에 올랐다. '아씨시 회개자들'의 후예가 되어...


50분 걷고 10분 쉬고... 딱 영성학교 수업 시간이다.
그렇게 걷다보니 점심 때가 되었다. 물론 첫 날 첫 끼부터 탁발이다. 탁발해온 고추.된장.밥! 마음 착한 할머니가 주신 것이다.
(사실 신부님께서 밥 좀 달라실 때는 없다고 안 주셨는데 예쁜 자매가 달라니 딸이나 며느리 같았다며 한 양푼 주셨다.)
놀라운 사실 하나! 장정만도 오천 명이나 먹고 12 광주리가 남았다던 그 오병이어 이야기다. 그랬다. 한 두사람이 먹어도 시원찮을 진데 20명이 먹고도 남았다면 믿으실까? 한 숟가락이라도 옆 사람을 더 먹이고 싶어 서로 배려하다 보니 정말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남았다. "아니 남았어?" 하시며 신부님께서 드셨지만...


고맙다는 말이 안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진도성당 신부님 수녀님 복 많이 많이 받으셔요~♡
순례를마치고ᆢ나눔
나눔1ᆢ김원중(요셉)
Tv로만 팽목항을 보았다. 와서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6시간 도보 후 겸손과 내려놓음을 묵상하면서 그동안 나로 인해 상처받은 형제자매들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나눔2ᆢ이우영(비오)
포르치운쿨라 행진에 참가하면서 나는 무엇 때문에 행진에 참여하고있는가 화두를 던졌다. 그동안 머리로만 체험한 하느님을 가슴으로 만나고 싶어서이다.
나눔3 : 박은수(안드레아)
본당에서 세월호 분향소를 차리면서도 조금은 냉소적이었다. 오늘 여기에 와서 미사드리고 분향소에 들러 기도를 하고보니 마음속 깊은데서 미안한 마음이 일고 눈물이 났다. 도보순례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나눔4 : oo자매
지금 안 하면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신청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야훼이래'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셨다. 그래서그런지 걷는내내 편안했다. 내 다리에게 손에게 오장육부 몸에게 고맙다고 묵주기도 5단을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