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리고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이다.”
오늘은 두 사도의 축일을 지내며 왜 이 두 분은
같이 축일을 지낼까 하는 점에서 묵상을 해봤습니다.
역사적인 근거는 확실하지 않지만 하나는 두 분이
같이 페르시아에서 순교하셨다는 공통점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의 형제들일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 13장 55절에 “그의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하는 구절이 나오지요.
그래서 오늘은 주님의 형제요, 제자요, 사도인 두 분을 묵상해봤습니다.
우리도 두 분처럼 주님의 형제요 제자요 사도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친형제인지 사촌형제인지 개신교와 천주교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지만
형제가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사실 일반적으로 생각키 힘든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시몬이 혁명 당원이었으니 시몬에게는 예수님이
혁명의 우두머리로 여겨져 제자단에 합류할 수도 있었겠지만
신앙적으로 보면 예수님은 혁명의 생각이 전혀 없으셨기에
시몬과 유다를 제자와 사도로 뽑으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지요.
그런데 오히려 여기에 신앙적인 차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는 인간적인 관계나 요소가 선택의 변수가 될 수 없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서 능력이 많아서 하느님의 선택을 받는 것이 아니지요.
그보다는 하느님이 당신 뜻대로 누군가를 선택하시고
그에게 직분에 걸 맞는 능력을 주신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지요.
그러므로 신앙적으로 보면 주님도 그렇고 두 사도도
형제라는 인간적인 관계를 생각지 않고 하느님의 선택에 순종한 것입니다.
주님은 육신의 형제를 12사도로 뽑으신 것이 아니라
같은 하느님의 아들이요 그래서 영적인 형제인 유다와 시몬을 뽑으신 거고,
유다와 시몬도 육신의 형제가 아니라
주님과 같은 하느님의 자녀요 영적인 형제로 사도가 된 것입니다.
복음에서 보면 어머니 마리아와 형제들을 인간적인 관계로 묶으려고 할 때
주님은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당신과 같이 실천하면
다 영적인 어머니이고 형제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도 시몬과 유다 사도와 마찬가지로 영적으로 형제가 되고
제자와 사도가 되도록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지요.
이 부르심에는 하느님의 뜻만 있지 우리의 인간적인 조건은 없습니다.
출신이나 능력이나 인간적인 관계 같은 것이 부르심의 조건이 아니고
오직 하느님의 뜻만 있고 나머지 필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주십니다.
그러나 이 부르심에 우리의 인간적인 조건은 없지만
우리의 응답은 있어야 하고 그것도 사랑의 응답이어야 합니다.
이것을 묵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