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어제는 <불의한 집사>에 대한 가르침을 주님께서 주셨고
오늘은 <불의한 재물>에 대한 가르침을 주님께서 주십니다.
그런데 불의한 집사란 뭘 말하는지 금세 알겠는데
불의한 재물이 뭔 뜻인지는 그 의미가 얼른 들어오지 않습니다.
재물은 어떤 재물이건 불의하다는 뜻인지,
불의하게 얻은 재물만 불의하다는 뜻인지.
돈이나 재물이 그 자체로 불의하다는 관점이 복음에는 얼마간 있습니다.
그런데 엄밀하게 얘기하면 돈이나 재물이 그 자체로 불의하지는 않지요.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지요.
“나 때문에 집이나...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까 주님을 위해 버릴 수 있는 재물,
주님께서 주셔서 받는 재물은 불의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가 하면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그러니까 재물의 주인이신 주님이 주시는 대로 받으면
그 재물은 불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이 되고,
주님 대신 재물을 주인으로 섬기면 그 재물은 불의한 것이 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주님이라고 부르는데
주님이라는 말은 주인님이라는 뜻이니
하느님은 나의 주인님이자 재물의 주인님이라는 뜻이지요.
그러므로 재물이 불의하냐, 그렇지 않냐는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이는 칼이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쁘지 않고
좋게 쓰면 이기요 나쁘게 쓰면 흉기가 되듯
우리가 어떻게 쓰냐에 따라 좋은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재물을 하느님께 바치면 재물은 봉헌물이 될 것이고,
이웃을 위해 쓰면 사랑이 되고 거룩한 것이 되지요.
오늘 주님께서는 불의한 재물이 될 수 있는 것을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위해 옳게 씀으로써
재물이 아니라 제물이 되게 하고
영원한 생명과 하느님 나라를 얻게 하는 것이 되게 하라고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