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52 추천 수 0 댓글 4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제 복음에서 착한 목자이셨던 주님이
이제는 빛이신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요한복음 8장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9장에서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하고 말씀하시고
오늘 12장에서 다시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요즘같이 밤도 낮과 같이 밝은 세상을 사는 우리들에게
어둠은 별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저도 근자에 와서 어둡다는 것을 느낀 적이 별로 없습니다.
단지 일찍 노안이 와서 조금만 어두어도
무엇을 보는 것이 불편한 경험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어두운 상황을 만나면
조금 불편한 정도가 아닙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언젠가
콜로라도를 밤에 운전하며 간 적이 있습니다.
중학교 땐가 고등학교 때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을 나 홀로 걸어가네.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은 물결 위에 비치네.”하고
낭만을 노래하던 곳입니다.
그래서 처음 얼마간 운전해 갈 때는 자못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콜로라도의 밤은 나 홀로 걸어갈 곳이 못됩니다.
그야말로 칠흑 같은 밤을 몇 시간 계속 운전해 가니
낭만은 완전히 사라지고 두려움이 엄습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한 밤 중에 고속도로 한 가운데 나와 있는
사슴과 부닥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정도였는데,
점차 그 정도가 아니라
뭔가 모르는 두려움이 온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온 몸으로 느껴진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온 몸으로 느껴지는 두려움은 다름 아닌
존재와 생명의 위협감이었습니다.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 것이지요.

어둠은 우리로 하여금 볼 수 없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모든 실체를 감추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어둠 속에는 늘 귀신이 가득하였습니다.
뒷간에는 달걀귀신이 있었고
온 천지에 몽달귀신, 처녀귀신, 총각귀신,
아무튼 귀신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느끼는 귀신은
사실 우리가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어둠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모든 미확인 물체와
갑작스런 사건의 대표입니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을 수도 있고
어둠 속에서 멧돼지가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있는데
어둠은 그것을 볼 수 없게 하고,
볼 수 없음은 내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음의 두려움을 낳습니다.
두려움은 어둠 속에 숨어있는 어떤 안 좋은 것,
그래서 내가 알지 못하고
피하지 못하는 안 좋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며,
그런 것들로 인해 내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미래를 내다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두려움입니다.

이에 비해 빛은 숨어있는 모든 안 좋은 것들을 들추어내고
생명을 위협하는 온갖 위험을 없애주고
그래서 온갖 두려움을 없애주는 생명의 빛입니다.

그러나 빛은 어둠을 없애기도 하지만
어둠 속에 숨어있던 안 좋은 것,
즉 악을 드러내기도 하기에
드러난 악을 제거하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게도 합니다.
생명의 빛이기도 하지만
단죄의 빛이기도 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작은자 2008.04.17 13:45:50
    깜깜한 어둠의 두려움~
    우주속에 홀로 선 기분..그 두려움..
    신부님! 저는 겁이많아서
    아직도 어두움의 공포와 두려움이 많습니다.
    빛을 찾아 떠가는 우리 여정..
    칠흙같은 어두움이 내 앞을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때는 너무나 두렵습니다.
  • ?
    홈페이지 뭄게구름 2008.04.17 13:45:50
    어린 막내는 엄마한테 잘못을해도 혼 나지 않지만,
    다 큰 맏이는 혼나지요.!!!!
    이제 Francescan 이되어
    주님의 빛 만을 따라가서 칭찬 받고 싶어요.!!!
  • ?
    홈페이지 프로포즈 2008.04.17 13:45:50
    생명의 빛이기도 하지만 단죄의 빛이기도 하신
    정말 와닿습니다.고맙습니다 신부님!
  • ?
    홈페이지 작은별 2008.04.17 13:45:50
    두려움없는 빛을 향하여

    두려움 없이 빛 속으로

    그리하여 영원한 생명으로....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7Apr

    4월 18일 금 / 길이신 그리스도

    출장이 유난히 잦은 나에게 어떤 자매가 라고 했다. 라고 답했다. 수도생활 여정 안에서 줄곧 떠나지 않는 나의 테마는 이다. 얼마전에는 10여년 전 양로원 할머니들을 방문하기 위해 자주 다녔던 비포장길을 다시 가본 적이 있다. 이제는 너무도 길이 잘 포장...
    Date2008.04.17 By마중물 Reply4 Views1388
    Read More
  2. No Image 17Apr

    부활 4주 목요일-하느님의 Initiative

    안식일에 안티오키아 회당에 간 바오로는 사람들을 격려해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바오로는 격려의 말을 시작하면서 자기의 말을 들을 백성들에게 “이스라엘인 여러분, 그리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내 말을 들어 보십시오.”하고 시작합니다. 이스라엘 ...
    Date2008.04.17 By당쇠 Reply3 Views1544
    Read More
  3. No Image 16Apr

    4월 17 목 / 하느님과 하나되기

    기도생활의 발전 단계를 옛부터 Oratio(구송기도) - Meditatio(묵상) - Contemplatio(관상) 이라는 삼단계로 표현해 왔다. 또 이러한 기도생활과 관상의 최고 목표는 다름아닌 , 즉 하느님을 맛대면하고 뵈옵는 것이라 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을 만나고 대면...
    Date2008.04.16 By마중물 Reply3 Views1405
    Read More
  4. No Image 16Apr

    부활 4주 수요일-생명의 빛, 단죄의 빛

    어제 복음에서 착한 목자이셨던 주님이 이제는 빛이신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요한복음 8장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9장에서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하고 말씀...
    Date2008.04.16 By당쇠 Reply4 Views1852
    Read More
  5. No Image 15Apr

    부활 4주 화요일-알고, 믿고, 따르고

    언젠가 T.V 자연 보고 프로그램에서 괭이 갈매기에 대해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번식기가 되면 수많은 어미 갈매기가 한 군데 모여 새끼를 까게 되는데 숫자에 비해 너무 자리가 좁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리다툼이 치열합니다. 그리고 새끼들이 태어...
    Date2008.04.15 By당쇠 Reply3 Views1646
    Read More
  6. No Image 12Apr

    4월 13일 성소주일 / 문이신 그리스도

    이태리에서 공부를 할 때 건축하는 친구들을 둔 덕분에 최신 건축사조에 대한 이야기들을 귀동냥할 때가 많았다. 어느 건축가는 집 안에 문이 없는 공간 개념을 도입하여 방문이고 화장실 문이고 문이란 문은 하나도 달지 않는 집을 설계하여 화제라고들 하였...
    Date2008.04.12 By마중물 Reply4 Views1607
    Read More
  7. No Image 12Apr

    부활 제 4주일-성소

    오늘은 성소, 거룩한 부르심을 기념하고 집중 조명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 전국의 신학교나 수도원들은 많은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의 방문을 받고 행사도 합니다. 이참에 저의 성소의 여정을 되돌아봅니다. 제 성소의 못자리는 시골 공소 신부님 사제관이었...
    Date2008.04.12 By당쇠 Reply6 Views168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319 1320 1321 1322 1323 1324 1325 1326 1327 1328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