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19 추천 수 0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No Attached Image

주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고별사를 하신다.
슬퍼하는 제자들을 위로하시며
지금의 이별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다시 만남의 기약이 있는 이별이고
그 다시 만날 때의 보다 큰 기쁨을 위해
잠시 이별하자고 하신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 이별이 얼마나 쓰라리라 아픈 것인지를 잘 안다.
죽음을 통한 이별이든
살아서 이별이든
이별은 이렇게 슬프고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은 언젠가는 이별하게 된다.
한 생을 살고 나면
누구나가 이 세상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모든 것을 떠나게 되어 있다.
그런 안목에서 바라본다면
이 떠남과 이별은 이미 그렇게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크리스천은
이 세상에서 이미 그 떠남과 이별이
단순한 헤어짐이 아니라
저 세상(천국)에서의 다시 만남의 전제라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아픈 이별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만나 누리게 될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것이기에...>

주님의 이 말씀은
내가 집과 어머니를 떠나
수도원에 오게 되었을 때를 생각나게 해 준다.
비신자 가정 출신의 내가 수도원에 간다는 것은
어머니도 형제들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형제의 정을 끊자고 매정하게 다그치시던 형님도 있었고
보내긴 해야겠는데 아쉬움에 붙잡고만 싶었던 어머니도 계셨다.
나로서도 이러한 정 때문에
훌훌털고 떠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이 헤어짐과 이별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고...
가족을 떠남은 가족과의 이별이 아니라
더 큰 사랑의 약속이라고...
<아버지 산소에 들렀다 가거라!>
하신 어머니의 애절한 말씀에 순종하여
산소에 들린 후 어머니께 큰절을 올리고 일어서면서
쏟아지는 하염없는 눈물은
그 애틋한 정 때문이었으리라.
내 생애 가장 많이 흘려 본 그 눈물은
분명 슬픔만은 아니었다.
이러한 가슴저림에도 불구하고
내가 떠나는 것이 우리 가정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세상을 위해서도
더 유익하리란 믿음과 확신이 나를 붙잡아 주었다.
아직 20살 밖에 안되었던 나에게 어찌 그런 확신이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의아하다.

그렇다!
때론 내가 있는 것이
인간적으로 더 유익해 보이는 자리라 하더라도
때가 훌쩍 떠남이 큰 공백으로 여겨지겠지만
그것이 주님께서 더 큰 유익을 위해
마련하시는 계획이라고 생각하자.
그분이 떠남도 우리에게 더 큰 유익,
즉 협조자를 보내 주시기 위해 필연적인 것이라면
우리의 떠남도 우리 가족, 우리 형제들에게
때론 더 큰 유익을 위한
잠시의 아픔이라고 생각하자.

오늘 특별히
연인과의 아픈 이별을 해야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남편, 아내와 사별해야하는 사람들,
이런 저런 이유로 떠나고 싶지 않지만 떠나야 하는 사람들,
무엇보다도
떠나보내고 싶지 않지만
떠나보내야만 하는 슬픔에 사로잡힌 사람들,
이들을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님께서 들려주실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

<다시 만나게 될 때에는 너희의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이며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아멘.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뭄게구름 2008.05.10 12:35:23
    신부님께서는,
    "선택받은 사람이 아니고 뽑힌사람"이었군요!!
    주님께 감사드림니다!!
    더 큰기쁨을 위하여 이 세상 유혹과 이별합니다.
  • ?
    홈페이지 비둘기 2008.05.10 12:35:23
    신부님강론을 조용히 묵상하니..
    떠나보내고 싶지않지만 떠나보내야만하는
    슬픔에 사로잡힌 나의 모습에 저절로 눈물이 줄줄..
    더 큰 유익을 위해 아픈 마음 이대로 주님께 봉헌하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30Apr

    부활 6주 수요일-Unknown God

    어느덧 4월의 마지막에 와 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사는 중에는 시간의 흐름을 의식치 못하다가 이렇게 시간이 매듭지어질 때에야 시간이 빨리 흘렀음을 깨닫고 의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매듭지어질 때에야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살았음도 깨닫...
    Date2008.04.30 By당쇠 Reply0 Views1382
    Read More
  2. No Image 29Apr

    떠나는 것이 이롭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고별사를 하신다. 슬퍼하는 제자들을 위로하시며 지금의 이별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다시 만남의 기약이 있는 이별이고 그 다시 만날 때의 보다 큰 기쁨을 위해 잠시 이별하자고 하신다. 사랑하...
    Date2008.04.29 By마중물 Reply2 Views1519
    Read More
  3. No Image 29Apr

    부활 6주 화요일-그리움을 타고 오는 성령의 사랑

    오늘의 복음에서 주님은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고 하십니다. 보통 우리 인간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 자기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 불필요하고 피해를 주는 사람을 보고 차라리 그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오늘의 이 말씀...
    Date2008.04.29 By당쇠 Reply2 Views1499
    Read More
  4. No Image 28Apr

    하느님의 봉사자들

    사람을 죽이면서도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수님께서는 엄청난 말씀을 하신다. 자기들이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고 착각하면서 사실은 자신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일게다. 이들의 문제는 예수님이 지적하시는 ...
    Date2008.04.28 By마중물 Reply1 Views1277
    Read More
  5. No Image 28Apr

    부활 6주 월요일-사랑으로 알고 사랑으로 말하리라

    누가 예수님의 정체를 증언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아버지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 예수님께서 보내시는 협조자 성령, 그래서 다 합쳐 연결시켜 말하면 예수님께서 아버지로부터 우리에게 보내시는 협조자, 진리의 성령께서 예수님의 정체를 증...
    Date2008.04.28 By당쇠 Reply1 Views1217
    Read More
  6. No Image 27Apr

    부활 제6주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런 것, 저런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금요일에는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고, 영성체 전 적어도 1시간 동안은 물과 약 외에...
    Date2008.04.27 By나그네 Reply2 Views1253
    Read More
  7. No Image 27Apr

    부활 제6주일 / 사랑이 뭐길래

    우리나라에는 이미 새터민(탈북자)들이 많이 있고 지금도 소리없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어느 새터민도 북한을 떠나올 때 오늘 예수님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사랑하는 노부모나 자식을 두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심정, 그 길이 나 혼자만 잘 ...
    Date2008.04.27 By마중물 Reply1 Views157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316 1317 1318 1319 1320 1321 1322 1323 1324 1325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