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포도나무시며 우리는 가지라고 말씀하십니다.
포도나무와 가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통해서
주님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선 밑에서부터 보자면,
포도나무는 뿌리를 가지고 있지만
가지는 뿌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포도나무는 뿌리에서 물과 영양분을 공급받지만,
가지는 줄기를 통해서 그것을 공급받습니다.
즉 가지는 줄기에 붙어있지 않으면
물과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님과 관계를 맺어야 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를 보자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지는 그 끝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즉 가지가 없다면 줄기는 열매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를 통해서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서 실현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주님과 우리의 관계는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서,
우리는 주님을 위해서 살아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균형 잡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교만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나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모든 것을 나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님께 의지하지 않는 교만을 살아갑니다.
반대로 내가 맺은 열매를 내 것으로 소유하고
나만을 위해서 사용하고 싶은 마음도,
그래서 공동체를 위해서 나누지 않는 마음도
결국 교만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우리는 삶의 어느 한 순간
주님과의 관계에서 벗어나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연약한 존재이고
그만큼 우리는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우리를 기꺼이 떠받쳐 주시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십니다.
그분의 그 사랑에 감사하며,
주시는 그것을 감사하게 받을 때,
우리 또한 우리가 맺은 열매를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