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떠나가시려는 모습에
제자들은 불안해 합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수난에 앞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것의 한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일치의 구심점이었고
이런 저런 어려움의 해결사였던 예수님께서
떠나가신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불안한 일입니다.
그러한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남겨준다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제자들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 평화가 어떤 것인지 깨닫지 못합니다.
스승님이 떠나신다는 것에 온 신경이 가 있어서
평화라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 평화는 결국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나면서 깨닫게 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렇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부활하신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주실 수 있습니다.
세상은 나를 위해서 평화를 유지하기도 하고
그 평화를 깨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만을 위한 평화는
다른 사람에게 폭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나의 만족일 뿐
평화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상황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이든 그 평화는 쉽게 무너지고
갈등 상황이 빚어지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말씀하시면서 용서를 함께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용서의 다른 말은
대화일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형제 자매로 만날 수 있을 때
서로 용서를 청하고 용서할 수 있습니다.
서로 각자 안에 있는 약함을 드러낼 수 있을 때,
그것을 서로 품어줄 수 있고,
그렇게 평화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평화를 말씀하시면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에 있는 상처를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우리의 상처, 우리의 나약함을 드러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평화를 깨닫고
대화를 통한 평화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