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620 추천 수 3 댓글 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우리말에 척하다또는 체하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죽은 척하다거나 죽은 체하다고 하면

실제로는 죽은 것이 아닌데 다른 사람에게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겁니다.

이것은 도둑질을 하고 하지 않은 체하는 것처럼

자기의 약점이나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 가장하는 것입니다.

 

또 모르면서도 아는 체나 아는 척하고 잘난 체나 잘난 척을 합니다.

이것은 무식이나 부족함을 모면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과장되게 자기를 좋게 포장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척이나 체는 진실하게 자기 자신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남에게 자신의 진실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러는 사이에 한 편으로는 자기기망自己欺罔에 빠져들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의 진실과 대면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축일로 지내는 토마스 사도는 절대로 척이나 체를 하지 않는 분입니다.

토마스가 없는 사이 다른 사도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토마스에게 뵈었다고 얘기해주지만 그 말을 토마스는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같으면 믿을 수 없어도 다른 제자들이 모두 뵈었다고 하니

그랬느냐고, 믿는 척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텐데

그는 믿을 수 없음을 굳이 표현합니다.

 

그런데 믿을 수 없음을 굳이 표현하는 토마스의 이 언표가

똥고집의 표현입니까, 솔직함의 표현입니까?

불신의 표시입니까, 의심의 표시입니까?

 

제 생각에 그의 말은 너네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난 안 믿어가 아니라

너네들이 그렇게 얘기하지만 나는 믿을 수 없어입니다.

불신의 의지가 아니라 나도 믿고 싶지만 의심이 가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만약 불신의 의지의 표시였다면 토마스는 여드레 뒤에

주님이 나타나실 때까지 공동체와 같이 있지 않고

즉시 공동체를 떠났을 텐데 여드레 후에 주님을 만나 뵙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토마스는 다른 제자들이 주님을 뵈올 때 같이 있지 않았었습니다.

어쩌면 그때도 제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탈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었어도 불신의 의지가 토마스에게 강했다면 그는

말도 안 되는 것을 믿고 있는 이 집단하고는 도저히 상종할 필요 없다고

즉시 공동체를 이탈할 수도 있었는데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자기도 다른 제자들처럼 믿고 싶고 뵙고 싶지만 의심이 가는 겁니다.

 

아무튼 여드레가 흘러가고 마침내 토마스에게도 주님께서 나타나시는데

왜 하필 여드레이고 꼭 여드레입니까? 여드레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큰 의심의 시간이고

불신에서 믿는 것으로 돌아서는 데 필요한 시간이며

그러나 은총을 주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정한 시간이고

겟세마니 동산의 예수님의 시간만큼이나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을 겁니다.

 

불교에서는 크게 의심을 해야 큰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는데

하느님을 완전히 믿기 위해서도 큰 의심이 필요하고,

그렇게 큰 의심, 오랜 의심의 고통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큰 의심이어야 합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용렬한 의심이 아니라

야곱처럼 하느님을 상대로 씨름을 하는 큰 의심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늘의 토마스 사도처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는 고백이 터져 나옵니다.

 

거짓으로 믿지 않았기에 진실로 믿게 된 토마스 사도를

부러워하며 우리도 본받겠다고 다짐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트 2018.07.03 07:15:36
    토마스 성인의 맑은 의심이 오늘, 비개인 아침 하늘처럼 깨끗합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트 2018.07.03 07:08:42
    주님, 주님께서는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 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나는 길이요 생명아니..최후만찬때의 대화를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이필수다리아 2018.07.03 01:52:28
    감사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6Jul

    연중 13주 금요일-하느님의 두 사랑

    “내가 이 땅에 굶주림을 보내리라.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이다.”   오늘 아모스서의 말씀은 매우 준엄하고 가혹한 징벌의 말씀으로 들리고, 이런 말씀을 하시는 하느님...
    Date2018.07.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695
    Read More
  2. No Image 05Jul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오늘 복음을 읽을 때마다  의문이 드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무엇이 답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습...
    Date2018.07.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635
    Read More
  3. No Image 05Jul

    성 김대건 사제 축일-현재도 행복하고 미래에 상도 받으려면

    영원한 복락을 위해 지금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한다면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미래 하느님 나라에서 행복하려면 현세에서 고통스럽고 불행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신앙이라면 우리는 굳이 이런 신앙생활을 해야만 하는 것인가?   우리가...
    Date2018.07.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45
    Read More
  4. No Image 04Jul

    연중 13주 수요일-나의 초대의 때는 언제?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때가 되기도 전에 저희를 괴롭히시려고 여기에 오셨습니까?”   오늘 주님께서는 가다라인들의 지방에 들어가십니다. 그곳에는 마귀 들린 사람 둘이 살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그 지방으로 발을...
    Date2018.07.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31
    Read More
  5. No Image 03Jul

    토마스 사도 축일-큰 의심, 큰 믿음

    우리말에 “척하다” 또는 “체하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죽은 척하다거나 죽은 체하다고 하면 실제로는 죽은 것이 아닌데 다른 사람에게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겁니다. 이것은 도둑질을 하고 하지 않은 체하는 것처럼 자기의 약점이나 위험을 모면하기...
    Date2018.07.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620
    Read More
  6. No Image 02Jul

    연중 13주간 월요일-내 사랑을 심사에 숙고하자.

    “스승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오늘은 주님을 따름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따름에 대해 묵상합니다.   우리는 어디를 가려고 하는데 길을 모를 경우 그 길을 아는 사람을 찾고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알려주...
    Date2018.07.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578
    Read More
  7. No Image 01Jul

    연중 제13주일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께 딸을 살려달라고 청합니다.  감사하게도 예수님께서는 그 즉시  그와 함께 출발하십니다.  하지만 많은 군중이 그들과 함께 있었기에  예수님께서는 서둘러서 길을 가실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중간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
    Date2018.07.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2 Views56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41 742 743 744 745 746 747 748 749 750 ... 1369 Next ›
/ 136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