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하늘나라는 무엇과 같은가?
하늘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오늘 주님께서는 이에 대한 답을 주시는데
우선 하늘나라는 보물과 같고
밭에 숨겨져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어제는 원머리 성지를 떠나 솔뫼 성지 거쳐 이곳 양촌 공소까지 왔습니다.
솔뫼 성지에서 잠깐 쉴 때 저는 혼자 묵상을 하였는데 문득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이런 성지에 있는 것일까?’
‘왜 우리는 성지를 방문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지에 있다면 숨겨져 있다고 할 수 없고
하늘나라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늘나라는 어디에 숨겨져 있는 것입니까?
숨겨진 밭이란 어디입니까?
복음 다른 곳에서 하느님 나라가 여기 있다 저기 있다 말해도
쫓아가지 말라. 하느님나라는 너희들 가운데 있다고 하십니다.
그러니까 하느님 나라는 우리들 가운데 숨어 있는 것이고
그래서 발견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옛날부터 전해져오는 유명한 얘기를 가지고 제가 좀 각색을 했습니다.
한 수도원이 있는데 수도자들 간에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수도원을 아주 유명한 예언자가 머물었는데
떠날 때 여러분들 가운데 성인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어떤 이이 벌어졌겠습니까?
그날부터 수도자들은 어떤 사람이 성인일까 생각하게 되었고,
모두가 다 성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서로를 소중히 대했습니다.
그랬더니 매일 싸우기만 하던 수도원이 사랑과 평화 넘치는 곳이 되었고,
모두가 성인이 되었습니다.
성인들이 사는 곳이 하느님 나라이고
같이 사는 사람을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성인이라면
이처럼 같이 사는 사람을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는 곳이 하느님 나라지요.
그러므로 관건은 같이 사는 사람이 보물이라는 것을 발견함에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발견하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모든 것을 팔아
그 보물이 숨겨져 있는 밭을 산다는 취지로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보물을 발견한 사람에게 하느님 나라는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하느님 나라가 보물임을 발견한 사람에게 하느님 나라는 있고,
그러나 문제는 모든 것을 팔아 그것을 사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순교 성인들은 바로 이런 분들이지요.
어제 이곳 양촌 공소에 오니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는데
“당신네 종교는 참으로 훌륭하오. 하오나 죽음에 이르게 하네요.”였습니다.
이곳 주민이 한 말을 본당신부였던 퀴를리에 신부가 증언한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가슴에 와 닿는 말이었는데
이곳 주민들도 천주교의 가르침 안에 훌륭한 것, 보물이 있음을 알았지만
이들은 성인들처럼 이 보물을 자기 가정이나 자기 목숨보다
귀한 것으로 여기지는 않았고 그래서 모든 것을 팔아 살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들 가운데 있다.
그러나 서로를 보물로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우리들 가운데 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보물로 여기고 모든 것을 팔아 사는 사람들에게 있다.
수고하십시요 신부님 그리고 형제자매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