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41 추천 수 2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몇 년 전부터 저는 화살기도를 많이 강조합니다.

그것은 종종 기도를 잘한다거나 많이 한다고 젠체하는 것에 대한

은근히 부정적인 시각이랄까 반감의 표시로 그러할 때도 있지만

진정 영적인 의미로 화살기도가 좋은 기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불교의 원효대사가 당시 출가자들이나 할 수 있는

어려운 수행방법을 통하지 않고 범부들도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나무관세음보살을 반복하게 한 것과 같은 것입니다.

 

저는 성당에 자리 잡고 앉아서 깊은 묵상을 하는 것보다

묵주를 늘 손에 들고 다니며 할 짓 다하면서도 기도하고,

분심하면서도 기도하는 것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도는 또한 순간의 모든 것을 기도로 바꾸는 겁니다.

화나는 순간에도 그 화를 기도로 바꾸는 것이요,

미움의 순간에도 그 미움을 기도로 바꾸는 것이며,

저주와 욕이 튀어나는 그 순간에도 그것들을 기도로 바꾸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는데 다른 차가 갑자기 끼어들어

큰 사고가 날뻔하여 욕이 튀어나올 때 저런 빌어먹을 놈하지 않고,

저 빌어먹을 놈 혼 좀 내주세요.’하면 그것은 기도가 되겠지요.

 

제가 이렇게 생각하지만 오늘 주님을 보면

따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일상의 기도도 중요하지만 일상을 떠나는 기도도 중요하다는 가르침입니다.

사실 일상을 떠나는 기도는 중요한 것 이전에 필요한 것입니다.

일상을 떠남이 없이 일상을 늘 기도하고 순간을 기도로 바꾸겠다는 것은

영적으로 이미 높은 경지에 올라 있지 않는 한 자주 실패하게 됩니다.

 

근심이 생기면 눈을 들어 하늘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근심이 너무 크면 눈을 하늘로 돌릴 수 없을 정도로

근심에 사로잡히는 것이 우리이고

미움이나 분노는 더더욱 우리를 집어삼켜

정말 아무 것도 뵈는 것이 없게 만들지요.

 

근심 중에 있는 나,

미움과 분노 중에 있는 나를 볼 수만 있어도 하늘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나를 볼 수 없을 정도로 근심과 분노에 사로잡히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화가 너무 날 때는 고집스럽게 그 사람을 앞에 두고 있지 말고

그 사람을 잠시 떠나 있다가 돌아오는 것이 필요하듯

일상을 떠나는 기도는 그래서 필요하고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 떠난다고 떠나는데도 자주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상을 떠나 조용한 곳에 갔는데 장소를 옮겨 근심한다거나

장소를 옮겨 그 생각을 이어가는 저를 봅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 하는 방법은 걷는 피정입니다.

걸으면서 이것저것을 보다보면

근심에서 풍경이나 사람들에게로 시선이 옮겨가고

일단 근심에서 시선이 다른 것으로 옮겨가고 나면

하늘도 보이고 하늘의 하느님도 보이며

하늘에서 근심하고 있는 나를 보고 나의 근심도 보게 됩니다.

 

이때 어디든 자리를 잡으면 이제 깊은 기도가 가능해지고

하느님과 장막 없이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것을 알지만 이곳 가리봉에 올 때 애초의 생각과 달리

역시 요즘 제가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바쁜 건데 이것이 실천적인 잘못이고 저를 망치는 것이기에

열일 제쳐 놓고 주님처럼 떠나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6Sep

    2018년 9월 16일 연중 24주일-터키 에페소 기도의 집

    2018년 9월 16일 연중 24주일 .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 자신의 정체성에 따른 행동과 결단을 요구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초대 은수자와 수도자들이 근본적으로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입니다.  참된 나의 정체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
    Date2018.09.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2 Views1082
    Read More
  2. No Image 15Sep

    고통의 성모 마리아-마음에 새기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가 서 계셨다.”   어제 성 십자가 현양 축일에 이어 바로 다음 날인 오늘 교회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축일을 지냅니다. 주님의 모든 축일에 짝을 이루는 성모님의 축일이 있는데 주님의 십자가 축일에 해당하는 성...
    Date2018.09.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946
    Read More
  3. No Image 14Sep

    성 십자가 현양 축일-모든 것을 선으로 만드는 최악

    “너는 불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게 될 것이다.”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십자가 하면 이미 거룩한 것으로 ...
    Date2018.09.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52
    Read More
  4. No Image 13Sep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우리가 자비로워야하는 이유는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했기 때문에, 혹은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시는 ...
    Date2018.09.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702
    Read More
  5. No Image 13Sep

    연중 23주 목요일-하느님께 바라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 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해 주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을 읽으면서 상상을 해봤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이 모든 말씀을 하셨을...
    Date2018.09.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39
    Read More
  6. No Image 12Sep

    연중 23주 수요일-완료형의 행복은 불행이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아시다시피 루카복음의 행복선언은 마태오복음의 것과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어떤 것이 주님의 행복선언에 더 가까운지 모르지만 우리는 지금 성서학 공부를 하자는 것이 아니니 루카복음...
    Date2018.09.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05
    Read More
  7. No Image 11Sep

    연중 23주 화요일-열일 제쳐놓고

    몇 년 전부터 저는 화살기도를 많이 강조합니다. 그것은 종종 기도를 잘한다거나 많이 한다고 젠체하는 것에 대한 은근히 부정적인 시각이랄까 반감의 표시로 그러할 때도 있지만 진정 영적인 의미로 화살기도가 좋은 기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Date2018.09.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4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24 725 726 727 728 729 730 731 732 733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