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어제는 재속 프란치스코 어느 형제회 연 피정 지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형제회 올해 실천사항이 <‘평화를 빕니다.’하고 인사하기>여서
평화를 주제로 강의를 하였고,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님을 만나는 날이면서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교황청에서 봉헌하는 날이어서
오늘 루카 축일의 강론 주제도 평화를 전하는 복음 선포로 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제도 얘기하였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평화를 비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아주 필요하고 그래서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금 남북이 화해와 평화를 이루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와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과 북의 평화 이전에 우리 사회가
평화를 정말로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피정 때도 얘기했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분기탱천,
곧 사람들의 분노가 하늘까지 치솟아 있는 그런 시대여서
아주 작은 일로도 분노를 마구 터트리고 싸움이 됩니다.
게다가 제가 볼 때는 우리 사회가 안전한 사회인데
불신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불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실로 우리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안전하고,
옛날과 비교할 때 안전한데도 매우 불안해하지요.
그래서 우리 신앙인들의 역할이 필요하고 중요하며,
특히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들은 어제 그 형제회처럼
평화의 인사를 목표를 가지고 실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화를 빌어주는 사람,
더 나아가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려면
먼저 자신이 평화의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가 평화의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는 아주 짧고 분명하게 권고합니다.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겪더라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마음과 몸에 평화를 간직하는 사람들이 진정 평화의 사람들입니다.”
저는 간난아이를 생각합니다.
간난아이는 모든 면에서 어른보다 힘이 없지만
평화만은 어떤 어른보다 더 잘 이룰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집안에 어린이가 있으면 그 아이를 중심으로 온 가족이 평화롭고,
아이를 보는 사람은 누구나 무장해제가 되고 사랑을 품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평화는 힘으로써 이루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사랑을 갖게 함으로 이루는 것이며,
그러기에 오히려 힘을 빼고 사랑으로 채워야하는데,
어린이가 그런 존재인 것입니다.
어린이는 모두를 평화롭게 하지만
엄마가 없으면 어린이는 평화로울 수 없고
반대로 엄마만 있으면 평화롭습니다.
우리의 평화도 하느님만 있으면 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만 있으면 되는 그런 평화이며,
이런 평화를 우리가 살아갈 때 우리는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부활하신 다음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평화를 불어넣어주셨고
그래서 제자들은 그 평화를 받아 간직하고 전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매일 미사 때마다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라고
사제가 평화를 빌어줄 때 그 평화를 허투루 받지 않고 잘 받아
자신은 평화로 충만하고 세상에는 평화를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잘 간직하고 실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