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알려주시겠다는 주님의 말씀 때문에
오늘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봤고,
주님 말씀대로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더 두려워해야 할지 생각해봤습니다.
먼저 생각한 것이 두려운 대상과 같이 있는 것과
아예 아무 것도 없는 우주 가운데 혼자 있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두려울까 생각해봤는데 우주 가운데 혼자 있는 것이
나를 죽이려는 사람과 같이 있는 것보다 더 두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과 같이 있는 것과
나를 사랑하는 부모와 헤어지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두려울까
생각해봤는데 부모와 헤어지는 것이 더 두려울 것 같았습니다.
또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안전한 곳에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그 앞에 있기에 내가 두려운데
두려워하는 그 앞에 있지 않고 안전한 곳에 있으면 그만이지요.
두려워하는 그 앞에 있지 않고 하느님 앞에 있고
하느님 계신 곳에 내가 있으면 될 것입니다.
문제는 하느님이 내게 그런 분이고,
하느님 앞에 있느냐 그것이지요.
두려워하는 것이 있을 때 우리는 두려워하는 그것으로부터
일단 피하는데 피해서 어디로 갑니까?
피해서 자기 안으로 숨어들고 웅크려 들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은 자폐이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폐증自閉症지요.
그런데 왜 기껏 피해서 안전한 곳으로 숨지 않고 자기 안에 숨습니까?
자기를 믿어서입니까?
그까짓 것을 두려워하는 내가 어찌 믿을 수 있는 존재입니까?
그러니 자기 안에 숨는 것은 믿어서가 아니지요.
갈 데가 없었던 것이고 하느님도 갈 데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하느님은 두려움의 하느님이라는데 그래서일까요?
그런데 두려움의 하느님이어서 그런 거라면
제 생각에 그래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하느님을 두려워하라고도 하시고
두려워하지 말라고도 하시니 두려워하다가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그래서 이제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거라는 말씀입니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면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떨어지지 않는 한 두려워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것과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듯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도 주실 수 있는 분인데 실은 하느님께서 죽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너무도 사랑하시고 영원히 살게 하실
하느님으로부터 우리가 떨어지면 그것이 바로 죽음이고 지옥인 것이고,
그러기에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지만 않으면 됩니다.
아무튼 오늘 주님께서는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알려주겠다고 하시는데
두려워하는 것 앞에 있지 않고 하느님 앞에 있는 것이
참 지혜이고 영적인 지혜임을 배우는 오늘입니다.
두려워도 하느님 품을
떠나지 않겠습니다